국제연대위원회 아시아 2009-06-02   1158

[아시아포럼- 6/11]탈북여성의 제3국 체류현황 및 과제

아시아 포럼 4강좌
탈북여성의 제3국 체류현황 및 과제

아시아 포럼은 2008년부터 아시아인의 생존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초국가적 문제를 한국시민사회에 소개해왔습니다. 이웃 아시아의 문제에 한국시민사회도 자유롭지 못한 만큼 아시아의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구촌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실천의 방향등을 모색해보는 자리입니다.


주제: 탈북여성의 제3국 체류현황 및 과제
발제: 이금순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

일시 2009년 6월 11일(목) 오후 4시 장소 서울 경희대학교 본관 2층 대회의실
문의 :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차은하 간사 02-723-5051, silverway@pspd.org


<발제 내용 소개>
탈북여성의 제3국 체류현황과 과제


1990년대 중반이후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으로 촉발된 탈북현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전환되어 왔다. 중국 등 제3국내 탈북자들의 인권상황이 매우 열악하다는 점에서 이들의 강제송환금지 및 난민지위 인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특히 여성탈북자들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되어 왔다.

여성들의 탈북배경 이미 많은 조사보고서에서 지적된 것처럼 제3국에 체류하는 전체 탈북자 중에 여성의 비율은 매우 높으며, 이는 성별 국내 입국자 비율(2008년, 78%)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남성에 비해 더 많은 여성이 탈북을 감행하고 있는 것인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사회주의 남녀평등을 표방해 온 북한사회의 실제 모습을 살펴보면 우리는 쉽게 북한사회가 매우 가부장적이며 여성들도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식량난으로 중앙배급제가 붕괴되면서 여성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자, 친척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 혹은 무작정 중국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국경을 건너는 여성들이 급증하게 되었다.

중국이 산업화되면서 여성들의 도시 및 한국 등 해외이주가 증가하면서 빈곤층의 남성들은 결혼상대자를 찾기 어렵게 되었다. 이와 같이 중국 내 여성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로 인해 북한여성들이 중국남성의 동거자로 거래되게 되었다. 국경을 넘은 탈북여성들은 비교적 안전한 체류방식으로 중국남성과의 동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북한여성은 외모에서도 차이를 보이며 현지어를 못하기 때문에 단속위험이 있는 식당이나 공적인 장소에서 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일부여성들은 본인들이 중국남성에게 팔린다는 사실을 인지하기도 하나, 상당수는 본인들이 누구에게 팔려 가는지 알지 못하면서 중국남성에게 인계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혼인 경우뿐만 아니라 북한에 남편과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들도 어쩔 수없이 중국 남성과 사실혼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단속의 위험을 피하고자 하였다. 이와 같이 여성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중국남성과 동거하게 되는 경우 비인간적인 강제결혼 생활과 빈곤을 견디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도망쳐 나오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생활하면서 아이를 출산하게 되었다. 

탈북여성들은 정기적인 중국공안의 단속, 주위의 밀고 등으로 북한으로 강제송환되어 왔으며, 보위부 취조를 받는 과정에서 중국남성과 동거한 사실을 빌미로 ‘여성 비하적인’언어 및 신체적 폭력을 당하게 된다. 특히 임신상태로 강제송환되는 경우, “조선을 더럽혔다”는 미명 하에 강제낙태 혹은 강제노동에 의한 유산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강제송환 되어 심각한 처벌을 거치고 난 후, 상당수는 재탈북을 감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탈북여성의 중국 내 체류기간이 장기화되면서, 현지어 습득 등을 통한 적응능력이 향상되고 강제결혼의 비율도 감소하게 된다. 중국 내에서 적응능력을 높이게 되면서, 도시지역으로 나와 일자리를 구하는 경우도 늘어나게 되었다. 낮은 비율이기는 하지만, 중국 내 한국인 기업이나 가정에서 일자리를 얻어 기거하는 경우도 생겨나게 되었다. 대부분의 경우 중국남성의 동거 상대자로 거래되었으나, 노래방 및 유흥업소 등에 거래되는 사례들도 보고되고 있다.

민간단체 혹은 중개인들의 도움을 받아 동남아 및 몽골 등을 경유하여 국내로 입국하는 규모가 증가하면서,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탈북여성들이 한국입국을 새로운 선택으로서 고민하게 되었다. 일부 탈북여성들은 중국 남성의 도움으로 불법적으로 호구를 구입하기도 하나, 단속될 경우 강제송환의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으로의 입국하는 경우 안정적인 신분과 정착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행을 감행하게 된다. 사실혼관계의 중국남성의 경제적 도움을 받아 국내로 입국하고, 이후에 국제결혼방식으로 상대남성의 한국입국을 추진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탈북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등 제3국 내 탈북여성들의 체류방식과 재이주도 매우 복잡한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우리의 과제 탈북여성들의 인권침해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난민여성으로 접근하는 것에 상당한 한계가 있다. 중국 등 제3국에서 장기간 사실혼관계를 유지하면서 자녀를 출산한 경우들이 상당하며, 이에 대한 현재의 해결방안은 탈북여성의 한국 입국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인신매매의 피해자임을 근거로 미국 등 일부 수용국에 보호신청을 하는 경우들도 알려지고 있다. 이제까지 해외체류 탈북여성의 문제는 인신매매 등 인권피해 사안으로만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히 피해자에 대한 지원 차원의 접근에 그치지 말고, 탈북여성들의 탈북과정을 보다 객관적으로 재조명함으로써 이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들의 희망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여성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전혀 갖지 못하던 이들이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나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금순(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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