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 미분류 2011-12-14   6418

[현장스케치] 위안부 문제 해결 위한 1000번째 수요집회를 맞아

1000번의 절규에도 외면하는 일본 정부, 뒷짐지는 한국 정부

 

12월 14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000번째 수요집회가 열렸습니다. 1992년 시작된 수요집회는 올해로 20년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참 오랜 시간, 위안부 피해자 분들이 이곳에서 ‘진상조사,공식사죄’를 외치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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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 유린과 명예 회복을 외치는 1000번째 외침에 많은 시민들이 보라색 피켓을 들고 참석했습니다. 외국인 방문자 뿐만 아니라 많은 중고등학생들도 빨간장미로 수놓은 피켓을 만들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황을 함께 아파하고 존경하는 모습은 매우 고무적이었습니다. 또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이어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발언이 이어지자, 많은 시민들은 야유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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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분들은 20년간 일본에 위안부 문제해결을 요구해 왔지만 사과한마디 하지 않고 있는 일본정부의 태도와 뒷짐만 지고 있는 한국정부에 애끓는 마음을 전하였습니다. 이후 위안부 소녀를 형상화한 ‘평화비 제막식’도 진행됐습니다.

 

하루 빨리 일본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에게 공식사죄하고 법적인 배상을 통해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이 회복되어 수요집회가 더 이상 열리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한 노정에  참여연대도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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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차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1992년 1월 8일 그 날부터, 20년째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는 한파를 가르며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첫 번째 외침을 천 번의 투쟁으로 이어온 우리는 일본군’위안부’ 범죄를 전 세계에 고발하며 피해자들의 인권회복과 정의실현을 요구해왔다.

 

  일천 번의 수요일은, 전쟁범죄를 고발하며 당당히 선 피해자들의 용기와 연대해 온 세계평화 애호민들의 희망의 역사다. 일천 번의 수요일은, 어떤 고난에도 멈추지 않았던 불굴의 끈기가 녹여낸 인고의 눈물이다. 그러나 저 굳게 닫힌 일본대사관과 전쟁폭력의 세계 속에 여전히 고통 받는 수많은 여성들이 존재하는 현실은 우리의 외침이 천 번을 넘어 다시 새롭게 힘차게 나아가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여성의 몸을 한낱 전쟁의 도구로 유린했던 반인륜적인 전쟁범죄가 책임자 처벌과 법적 문제 해결에 이르지 않고 있는 오늘의 현실은 인류 역사에 부끄러움을 남기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류 역사의 가장 부끄러운 기록을, 가장 오랜 시간 남기고 있는 전범국 일본이야말로 전쟁과 폭력의 세기를 멈추지 않는 가장 큰 범죄국가라는 것을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십대 어린이에 대한 잔인한 폭력이며, 여성의 몸과 마음을 유린한 반인도적 전쟁범죄이고, 인간의 삶을 철저히 짓밟은 가장 악랄한 인권유린임을 오늘 1000차 수요시위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확인한다. 나아가 식민지 민중을 상대로 한 극악한 민족 차별이자 잔인무도한 폭압이었음을 다시금 밝힌다. 

 

  진실한 사죄와 배상은커녕 그 진실조차 부인하는 망언과 계속되는 발뺌을 일삼는 일본정부의 작태는 피해자들에 대한 제2의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며, 이중의 고통을 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쟁터로 끌려갔던 소녀들이 백발의 할머니가 된 지금까지 명예와 인권의 회복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고 있는 부당한 현실, 피해자들을 천 번이나 거리로 내 몬 그 책임을 전범국 일본에 엄중히 묻는다.

 

  일본정부는 20년을 외쳐온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동안 명확한 국제법적 판단 하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UN과 ILO의 권고, 각국 국회와 지방의회의 결의 및 세계 평화애호민의 요구를 즉시 받아들여야 한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 등 문제해결을 위한 행정적, 입법적 해결 조치를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은 올바른 과거청산을 통한 한일 외교의 평화적이고 발전적인 밑거름이 될 것이며, 나아가 일본정부가 동아시아와 세계 평화 실현에 있어 제 역할을 하는 길임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역사적이고 법적인 책임을 더 이상 모른 척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일본정부 스스로가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전범국임을 또다시 인정하는 처사다. 

 

  불볕과 혹한을 가르며 수요일마다 전쟁범죄 피해를 몸소 고발해야 했던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한국정부에게도 엄중한 책임을 묻는다.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주체로서 또한 촉매제로서 그 역할을 다했어야 함에도 한국정부는 철저히 외면하고 방치해왔다. 한국 정부 역시 올바른 과거청산을 늦추는 또 하나의 걸림돌이었으며,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또 한 번의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한국정부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수립하고,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더 이상 길거리에 방치되지 않도록 나서야 한다.

 

  일천 번의 수요시위에 담긴 끈질긴 평화의 정신을 담아 오늘 이 자리에 세운 평화비와 함께, 그 동안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게 정의 회복!>을 함께 외쳐 온 세계 평화애호민들이 모두 한자리에 섰다. 여기 선 우리 모두는 전범국 일본정부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는 그날까지 연대의 끈을 놓지 않고 1001회, 1002회를 넘어 수요시위를 계속해 나갈 것임을 선언한다. 일본정부는 수요시위가 횟수를 거듭할수록 더 무거운 책임과 역사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음을 똑똑히 직시해야 할 것이다.

 

  오늘 역사적인 일천 번째의 수요시위를 맞으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 일본정부는 일본군’위안부’ 범죄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라! 

▶ 일본정부는 국제법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법적 배상하고, 다시는 이 같은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명확한 조치를 이행하라!

▶ 일본정부는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교과서에 명확하게 기술하여, 현재와 미래세대가 올바른 역사를 배울 권리를 보장하고 나아가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실현시키는 데 앞장서라!

▶ 피해자들이 천회의 거리투쟁을 이어오게 만든 한국정부의 무책임과 방관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한국정부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보다 겸허하게 받아들여 양자협의 성사, 나아가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하라!

▶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의 정의실현을 외면해 온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에도 책임을 묻는다. 전범자 처벌과 전쟁범죄에 대한 방조는 일본군’위안부’와 같은 끔찍한 범죄의 재발을 유발하는 것이며, 이에 국제사회는 전쟁과 여성폭력 중단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라!

 

2011년 12월 14일
제 1000차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와 세계평화애호민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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