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요약] 한국ODA의 현 수준 진단과 평가 (이태주)

참여연대는 9월 8일부터 5회에 걸쳐 ‘한국 ODA의 길을 묻는다’ 시민강좌를 진행합니다. 첫번째 강연 ‘국제사회가 말하는 ODA의 허와 실’ 중 이태주( ODA 위치 대표)의 강연을 간단하게 소개하게 합니다.

 

한국 ODA의 현 수준 진단과 평가

 

한국의 ODA는 도대체 어떤 수준인가. ODA라는 용어가 우리 사회에서 유행하는 모습은 한 때 NGO열풍이 분 것과 비슷해 보인다. 상식적으로 출발하도록 하자. TV를 틀면 공익광고가 많다. 정부가 우리의 ODA를 자랑하려고 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얘기하는 레퍼토리는 똑같다. 우리는 50년 전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지만 효율적인 정부, 유능한 관료 그리고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선진국이 되었다고 사방에 선포하는 것. 정말 그렇게 세계에 자랑할 만큼 한국의 ODA는 진정성과 효과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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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ODA의 근본문제 ”DONOR CENTRISM”
공여국 중심주의는 매우 위험하다. 실제 현장에 가보면 뼈저리게 느낀다. 우리나라는 우리 입장에서 줄 뿐 받는 사람이 뭐가 필요한지 대화하지 않는다. 친해져야 하고 신뢰관계가 중요한데 그런 최소한의 접근을 아직도 못하고 있다. 모든 정책과 의사결정방식이 공여국중심이다.

 

얼마 전에 한국의 국제개발선진화계획이 만들어 졌다. 계획을 보니 실제로는 한국화 계획이었다. 한국형으로 포장되어 있고 한국형컨텐츠를 파는데 주목한다. 개발사업이 컨텐츠사업으로 변하는 상황이 상당히 걱정된다. 현지수준에 맞고 그들의 필요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그 사회가 지속적으로 나아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어떻게 끼워 넣을까를 고민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면,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직업훈련센터는 전쟁 중에 만들어진 사업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엄청나게 많은 돈을 들여 센터가 만들어 졌고 1년에 120명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을 훈련시킨다. 하지만 매 달 훈련을 중단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전쟁 중이니 1년 넘게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직업훈련사업은 한국이 여러 나라에서 하고 있는 사업이지만 정작 현지인에게 효과가 별로 없다.

마사이 마을에 한국수자원공사가 워터 탱크를 만들어 준 사업도 있다. 그러나 이 탱크에 물이 채워진 적은 아직까지 없다. 한국에서 원조 사업을 한다고 마시이족들이 부지와 노동을 제공했는데 주민들에게 돌아간 혜택은 없으니 이들이 한국원조를 반길 리가 없다. . 

 

한국원조엔 오너쉽(Ownership)이 없다
다자기구들은 수원국의 오너쉽을 존중하지 않고 지나치게 정책에 간섭해서 실패했던 원조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실패를 줄이기 위해 지켜야 할 핵심 원칙들을 뽑고자 했던 것이 파리선언이다. 그 중 제일 중요한 원칙은 오너쉽이다.

 
원조는 받는 사람들에게 결정권을 주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이런 원칙들이 지켜지지 않는다. 12월말 HLF-4때 파리선언에 대한 한국 평가서가 공개될 것이다. 일본은 지금껏 경제관계만 고려해서 원조를 했기 때문에 원조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었는데 한국이 그 전철을 밟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한국원조엔 개발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기본이 없다
 개발사업에서는 지원 전략과 계획이 중요한데 한국은 20년 넘게 마스터플랜이 전혀 없다. 작년부터 국별 지원 전략을 만들고 있지만 국내의 지역연구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또한 방법론적인 고민없이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현지에서는 식수가 부족한데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IT사업을 지원한다. 또한 한국은 사업선정시 단기간에 가시적 효과를 거두는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한국 개발NGO들도 반성해야 한다. 개발NGO들의 개발사업을 평가해 보면 정부사업보다 훨씬 더 문제가 많은 경우가 있다. 고위관료들만 살찌우고 영향력 없는 사업을 지속하면 안된다.

 

선의는 선행을 낳지 않는다
OECD DAC에서도 파트너쉽을 강조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오너쉽을 강조하고 공동의 개발목표와 전략, 책임, 역할 분담원칙과 협력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적인 발전 즉, 주민이 주인이 되고 주민이 주도하는 개발이 필요하다. 농촌마을의 평범한 일꾼들이 세계 석학들보다 그 지역에 대해 훨씬 많은 정보와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염두 해 두어야 한다.

 

국제 사회에서 ODA담론을 다룰 때 우선적으로 다뤄야 하는 개념은 ‘사람들의 자립’ 이다. 재원마련을 위해 민간기업들의 참여를 이야기 하지만 사전에 원조에 대한 규범을 공유해야 한다. 사전준비 없이 민간기업들이 ODA사업을 주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또한 아직까지 개발사업을 수행하는 기관들, NGO간의 연대의식이 부족한 부분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정리: 송유림 강좌 청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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