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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 2020.04.21
  • 2236

포르투갈은 외국인에 임시시민권까지...취약층이 안전하면 모두가 안전

[아시아 생각] '코로나 시대' 이주민 배제와 차별 이제 그만

 
조영관 (변호사, 이주민센터 친구 센터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이후 지금까지 모든 사회적 역량을 집중하여 새로운 전염병과 사투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확진환자가 1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230명이나 된다. 이 순간에도 방호복을 입고 현장에서 환자를 지키는 의료진과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모든 공무원들의 헌신과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희생자를 마음 깊이 추모한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4월 중순 이후 잠시 주춤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현재진행중인 재난 상황에서 무엇을 평가하는 일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지난 3개월여 동안 우리 사회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드러낸 외국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한 목적만은 아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더 안전하고,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전염병과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최초 확진자가 발견되었고 그 증상이 폐렴과 유사해 초기에 ‘우한폐렴’으로 불렸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난 2015년 내놓은 ▷지리적 위치 ▷사람 이름 ▷동물·식품 종류 ▷문화 ▷주민·국민 ▷산업 ▷직업군이 포함된 병명을 사용하지 말라는 권고에 따라 중립적인 표현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불리다가, 2020년 2월 11일 세계보건기구가 공식명칭을 COVID-19로 발표하면서 정부도 공식명칭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국문 약칭 코로나19)라고 발표했다.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병명(病名)에 특정 지역이나 국가의 이름을 사용하면 그 지역과 국가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는 매우 합리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몇몇 정치인들은 부정적 · 혐오적 정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목적으로 ‘우한폐렴’, ‘중국폐렴’ 이란 표현을 의도적이고 공개적으로 사용했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정치인들이 언론에 공개되는 공적 영역에서 혐오적 표현을 반복하면서 우리 사회에 중국과 중국에서 온 이주/외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었다. 이는 이후 코로나19와 아무 관계없는 ‘국내 체류 중인 중국인에 대한 추방’ 이나 ‘외국인에 대한 국경봉쇄’와 같은 주장으로 이어졌다.

 

언론도 거들었다. 4.16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기자협회에서 만든 ‘재난보도준칙’에 따르면 급성 감염병이나 인수공통전염병 등 질병 재난을 보도하는 경우에도 ‘재난 관련 정보를 국민에게 최대한 정확’하게 보도하고, ‘확인되지 않거나 불확실한 정보의 보도는 자제(제13조)’하고, 선정적 보도(제15조)나 감정적 표현을 자제(제16조)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국내 확산 초기 헤럴드경제는 중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서울 대림동 지역의 모습을 보도하면서 다른 지역의 전통시장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위생 불량 심각’ 으로 표현하거나,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중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률이 낮았다’와 같은 추정적 표현으로 국내 머물고 있는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그대로 드러냈다.

 

문제는 전염병의 책임을 외국인 집단에게 전가하거나 낙인효과를 주는 혐오는 당장의 전염병에 대한 방역대응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좀 더 근본적으로는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대상 집단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심한 경우 직접적 증오선동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악영향이 크다. 방역 전문가들도 특정 인종집단에 대한 편견은 질병관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성이 높은 질병일수록 자신의 질병을 감추지 않고 누구나 감염여부를 검사하고 필요한 경우 사회적 안전망 속에서 격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감염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은 당사자로 하여금 질병을 감추고 음성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국내 확진자 발병 통계를 보더라도 코로나19가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집단과는 무관함은 분명하다. 국내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주요 원인은 외국인이란 인종적 집단이 아니라 오히려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았던 내국인의 집단적 종교행사, 거의 인신구속 수준으로 방치되어 왔던 요양시설, 전염성 질환에 무방비 상태로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받지 못한 콜센터와 같은 집단 근무시설의 노동환경에 있었다. 최근 해외 유입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 대부분 해외에 체류 중인 국민들이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국내로 귀국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해외유입 발병자 중 내국인 비율은 86%)이고, 국가별로 보더라도 아시아 지역이 아닌 유럽과 미국에서의 귀환자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혐오는 구체적인 피해를 발생시킨다. 외국인 지원기관에 접수된 상담사례를 보더라도 외국인에 대한 일상의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부터 국내에 머물면서 유학 중인 중국 국적 유학생A는 평소 자주가던 학교 카페에서 “중국인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지하철에서 한국어와 중국어를 섞어서 대화하던 재한 중국동포(조선족)는 다른 승객으로부터 ‘너 같은 중국사람 때문에 한국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생겼다’며 공개적으로 삿대질을 당해 지하철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 한국인과 결혼하여 10여년 넘게 살아온 중국국적 혼인이주 여성은 중학생 자녀들이 학교에서 선생님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중국 사람을 한국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말을 했고, 수업이 끝난 이후 친구들이 아이들에게 와서 ‘너는 중국사람 가족이니까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외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 코로나19 이후 일정기간 부득이하게 인원을 줄이면서 외국인 직원들에게만 무급 휴직을 강요한 사례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물리적 폭력을 당한 것 이상으로 공동체로부터의 박탈에 따른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그리고 개별 피해자 뿐 만 아니라 체류 외국인 집단 전체가 일상적 활동과 발언이 위축되고 무력감과 피해감을 함께 느끼고 있다고 조사되었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표현으로 나타나는 심각한 피해이다.

 

관련하여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 일반에 대한 인종차별과 혐오폭력의 사례를 우리사회는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 유튜브나 해외뉴스에 따르면 일부 나라에서 동양인 일반을 ‘코로나’로 부르거나, 손 소독제나 살충제를 뿌리며 쫓아다니기도 했다. 동양인 영유아에게 물건을 던져 상해를 입히거나, SNS의 일부 극우집단에서는 동양인에 대한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폭력행사를 선동하기도 했다. 한국인들도 차별과 폭력의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가 되거나, 동양인을 배제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귀국을 강요받았다. 인종차별과 특정 인종집단에 대한 폭력은 전염병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상호 협력과 화합을 방해한다. 바이러스가 국경과 인종을 가리지 않는 만큼, 이에 맞서는 우리도 혐오와 차별을 넘어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폭넓은 연대가 필요하다. 우리 스스로 인종과 국적에 근거한 차별 또는 혐오를 인식하고 개선하는 것이 그 출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를 지켜주지 못하는 차별적인 사회안전망

 

외국인에게 차별적인 사회안전망의 문제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하루에도 여러 번 휴대전화를 울려대는 긴급재난문자는 한국어로만 제공된다. 거주 지역 내 코로나19 발생 소식과 확진자 동선 등 개인방역을 위해서 꼭 알아야 하는 필수 정보이지만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는 외국인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와 행정안전부가 외국인들에게 긴급재난문자를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해서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지만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못했다. 긴급재난문자 뿐만 아니라 정부와 질병관리본부 등에서 알리는 ‘손 씻기 요령’ , ‘사회적 거리두기 행동지침’ , ‘공적 마스크 구입안내’ 등 개인위생과 질병관리에 필요한 공적인 정보 역시 체류 외국인에게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주거환경이나 노동환경이 전염병에 취약한 조건인 경우가 많은 외국인 집단에게 정보제공의 결핍은 이들을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

 

정부에서 공급한 ‘공적마스크’도 외국인들에게는 차별적이었다. 정부는 외국인이 약국 등에서 공적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신분증만 있으면 되는 내국인과 달리 건강보험증을 필수적으로 지참하도록 했다. 이는 두 가지 지점에서 차별적이었다.

 

먼저, 실제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외국인 중에서 분실 등 이유로 부득이 건강보험증을 지참하지 못한 외국인의 경우 공적 마스크를 구입이 부당하게 제한되었다. 외국인 보험가입자 건강보험확인증 발급 민원이 폭증하고 시민단체의 문제제기 이후에 약국에서는 건강보험증이 없더라도 건강보험 가입여부가 조회되면 구입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약국이 아닌 공적 판매처(농협 하나로 마트, 우체국)에서는 여전히 구입할 수 없다.

 

다른 측면에서, 건강보험가입이 제도적으로 배제된 외국인들의 경우에는 공적마스크를 구입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정부는 지난 2019년 7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보험을 ‘의무가입’ 제도로 변경하면서, 그 가입대상을 6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으로 한정하고, 유학생의 경우 2021년까지 적용을 제외했다. 따라서 장기체류 비자를 가지고 있더라도 입국 시점으로 6개월이 경과하지 않은 외국인이나,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에는 건강보험 가입 자체가 제도적으로 불가능해서 공적 마스크를 구입할 수 없다. 박해를 피해 난민지위를 신청한 난민 신청자, 체류자격이 없는 외국인(미등록 외국인), 농/어업 사업장에서 일하지만 사업주의 사정으로 직장가입자로 가입하지 못한 이주노동자, 일시적으로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해 체납된 외국인의 경우도 내국인 건보 체납자와 달리 건강보험 급여가 제한되어 공적 마스크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다.

 

내국인과 다르지 않은(경우에 따라서는 훨씬 취약한) 생활환경에 놓인 외국인이 마스크를 구할 수 없어서 감염 위험에 더 노출되고, 결과적으로 방역의 공백으로 남게 된다는 것은 보편적 사회 방역체계를 만들기 위한 공적 마스크 제도의 도입 취지에 정면으로 위반된다. 미등록외국인의 배제가 제도적으로 공고해지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 전체적인 방역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외국인의 경우 건강보험 가입여부나 체류자격 여부로 공적 마스크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지 않고 보편적으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리하거나 이기적인 주장이 아니다. 외국인들로부터 거둬들인 건강보험료 재원을 쓰면 된다. 건강보험공단의 ‘2013 ~ 2017년 건강보험료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의 재정수지는 5년 동안 총 1조 1천억원 흑자로 조사되었다. 외국인 직장가입자의 경우 내국인과 동일한 보험료를 내고 있고, 지역가입자의 경우 전년도 내국인의 평균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지만, 실제 외국인 가입자들은 납부한 보험료의 절반 정도 수준의 보험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의 연령대가 대부분 젊어서 의료수요가 많은 60세 이상의 고령자의 비율이 낮고, 다치더라도 외국인들의 경우 언어적 장벽과 아프더라도 병원을 찾아가기 어려운 노동환경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외국인들로부터 많이 거둬들인 보험료 재원으로 사회 전체적인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외국인에게 제공하는 방역제도를 시행하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체류자격이 없는 미등록 외국인들도 방역 공백으로 남겨두지 않고 임시적으로라도 지위를 부여하거나, 공공방역체계에 접근을 가로막는 제한을 최소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포르투갈 정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6월말까지 이주자와 난민에게 임시로 시민권의 지위를 일괄적으로 부여한 사례 등을 참고해볼 수 있다. 그 사회에 가장 취약한 사람이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에서 전염병을 극복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재난에 대한 지원은 합리적이거나 평등하게 이루어지는 것만큼이나 가장 취약한 집단에 가장 집중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가장 취약한 사람이 안전한 사회가 모두에게 가장 안전한 사회라는 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노동력은 필요하지만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없는 반쪽 존재

 

끝으로, 최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하고 있는 ‘긴급재난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외국인을 제외한 것도 차별적이다.

 

정부는 긴급재난 지원금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지속’ 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소득기준 하위 70% 가구에 대해 현금성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지급대상으로 “외국인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지만 결혼이주민 등 내국인과 연관성이 큰 외국인과 영주권자는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 기준대로면 최대 200만 명에 가까운 거주 외국인이 지원대상에서 배제된다. ‘내국인과 연관성’ 이라는 특정한 혈연집단 기준으로 혜택을 제한하는 정책을 국제사회에서는 인종차별정책 이라고 부른다. 영주권이라는 체류자격은 한국에 거주하는 여러 체류 유형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라서 차별의 합리적 근거가 될 수 없다.

 

지방자치단체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서울시의 재난기본소득은 ‘기본’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한국국적자의 가족만 지원대상에 포함했다. 경기도는 외국인을 아예 지원대상에서 제외했다가, 비난 여론이 커지자 결혼이민자와 영주권자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유학생이나 이주노동자, 국내거주 외국국적 동포는 여전히 배제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외국인이라고 비켜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심각한 피해를 준다. 영주권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외국인은 우리사회에서 필요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 전체적인 노동시장이 정지되면서 노동이민자에 대한 직접적 피해가 심각하다. 거주 외국인들이 내국인과 달리 납세의 의무를 면제받지도 않는다. 고용보험 등 4대보험, 주민세, 소득세 등 직접세 납부는 내국인과 똑같다.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 외국인에게 면세가격으로 판매하지 않는다. 세금 마련에 차등 없이 기여하고 있는데 지원 대상에서만 배제하는 합리적인 이유를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2020년 2월 기준 체류외국인의 숫자는 227만 여명이다. 이 중 한국사회가 필요에 따라 요건을 심사하여 장기 체류를 허가한 등록 외국인의 숫자가 127만 여명이고, 외국국적 동포가 46만명 수준이다. 관광 등 목적의 단기체류자 50만 명 정도를 제외하면 170만 명 이상의 거주 외국인들이 사실상 한국에서의 생활기반을 가지고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경제에 필수적인 노동력이다. 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내국인이 기피하는 열악한 일자리를 이주노동자들이 메우고 있다. 농촌에서는 외국인 노동력이 없다면 농사를 지을 수 없고, 영세 제조업도 마찬가지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외국 노동력이 국내에서 이탈하지 않고 계속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적극적 조치는 현장 사업자들의 직접적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결국 우리 사회가 오래도록 외국인은 사람이 아닌 하나의 ‘노동력’으로만, 반쪽짜리 사람으로 취급해 왔음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바이러스를 이겨낸 신체가 면역력을 가지는 것처럼, 재난은 공동체를 파괴하지만, 재난을 바람직하게 극복한 공동체는 그 전에 비해 더욱 단단하고 안전해질 수 있다.미국의 언론인 리베카 솔릿은 그녀의 책 <이 폐허를 응시하라(2012)>에서 재난은 공동체 구성원으로 하여금 서로를 보살피고, 이타적으로 행동하도록 만드는데 이것이 본래 사람의 보편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공동체의 연대와 유대감이 공동체 내에서 더욱 확장되고 상호 고양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혐오와 차별, 배제와 선별은 구성원들의 연대와 공감을 방해한다. 온 세계가 맞닥뜨린 지금의 펜데믹(pandemic)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세계 어느 나라 정부보다 현명하게 극복해가고 있다. 재난을 극복한 이후 한국 사회가 과거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라도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드러난 우리사회의 차별적인 인식과 제도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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