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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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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는 계급.계층적 문제를 고려한 통합시스템이어야…”

1998년 4월 29일 LA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폭동의 시발점은 백인경찰 4명이 1명의 흑인 ‘용의자’를 폭행하는 장면을 한 행인이 동영상으로 찍어 언론사에 보냈던 것. 이 후 경찰 4명은 무죄판결을 받고, 여유로운 미소를 입에 머금은 채 법정을 나왔다. 그 순간, 흑인사회를 묶어 둔 가느다란 실이 끊어지고, 폭동이 시작됐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인 가게가 즐비한 LA지역으로 돌아갔다. 이 사건을 주의 깊게 지켜보던 한인 유학생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인생은 전환기를 맞는다. LA폭동이 일어나던 당시 미국에서 유학중이던 박경태교수는 그 사건을 기점으로 그간 공부하던 것들을 ‘쿨’하게 접고, 인종문제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 한국의 다문화를 통해 나타난 다양한 인종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언제나 낙관적인 그는 모든 문제가 언젠가는 해결될 것이라 확신한다.


         제5회 참여연대 아시아강좌 강연자 박경태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한국의 다문화는 세계에서 가장 늦어……”

이제 누구나 다 다문화를 이야기 한다. 하지만 그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2006년 4월 노무현대통령이 담화문 안에 다문화에 대해 거론한 이후로 그 때부터 다문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2005년의 국제결혼 비율은 13%고, 지금은 11%다. 인류학자들은 앞으로 그 비율이 10%로 유지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우리의 다문화는 세계에서 가장 늦은 다문화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과 같은 나라들은 이미 다 다문화를 했다. 하지만 그리 긴 역사를 가진 것은 아니다. 캐나다는 1971년에 다문화를 국가의 공식이념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호주는 원래 백인만 이민하도록 하는 백호주의를 유지했는데  60년대 중반부터 다문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다문화를 채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문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60년대 중반 유럽의 전후 복구가 끝나고 잘 나가던 시절, 유럽인들은 더 이상 이민을 갈 필요가 없었다. 그 결과 미국에의 공장에는 노동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민 문호를 비 백인들에게 개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사회의 안정을 찾기 어려웠다.

식민지 아픔을 지난 피로 쓴 다문화

식민지를 경험한 유럽을 뺀 나머지 나라들 역시 다문화였다. 아프리카의 경우 거대한 땅덩어리에 사는 사람들이 식민지를 같이 경험했다는 것 빼고는 공통점이 없다. 식민통치자들은 통치의 파트너로 특정종족을 선택했다. 서구가 떠나간 이후 이 통치 파트너들이 그 지역을 통치하고 야만적으로 사람들을 억눌렀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는 아프리카를 보면 알 수 있다. 식민주의가 남긴 통치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

다문화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다문화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에는 기능주의와 갈등주가 있다. 기능주의 시각의 첫 번째는 ‘동화론’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모든 사람이 주류사회의 일원이 되어 살 수 있는 것이다. A+B+C=A에서 A를 다수민족이라 하고, B C를 소수라 할 경우 모든 인종이 다수인종처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미국에서 백인들은 영국->독일->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유대인 순으로 점점 다수의 영역으로 포섭됐다. 하지만 흑인들을 예외다. 누구에게는 해당이 되지만 누구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융합론’이다. 용광로, 도가니 이론이라고도 한다. 모든 이민자가 미국이란 깃발 아래 똑같이 녹아들어 같은 미국인으로 존재 할 것이란 주장이다. 미국에서 아시아인들은 끊임없이 자신이 백인이 아님을 확인받는다. 어렸을 때는 모두 함께 미국인이었지만 대학생 이후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새로운 정체성을 끊임없이 증명 받아야한다.

세 번째는 ‘다원론’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다문화주의가 바로 이것이다. A+B+C=ABC의 공식으로 A, B, C 모두 각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함께 존재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것 역시 2번과 같은 방식의 비판이 가능하다.

갈등주의에서 첫 번째는 ‘내부 식민지론’이다. A+B+C=A/B+C의 꼴로 표시할 수 있는데 B와 C가 A 밑에 깔려있다. 하지만 B와 C가 자신이 좋아서 밑에 깔린 것이 아니다. A에 의해 깔린 것이다. 백인이 흑인에게, 일본이 우리에게 한 것과 같은 논리다. 미국에 가 보면 흑인들이 처참한 삶을 산다. 그들이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백인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흑인들을 아메리카 대륙에 송출해 착취 결과 미국이 잘 살게 된 것이다.

다음으론 ‘계급론’이다. A+B+C=X+Y 꼴로 나타낼 수 있다. 계급론의 핵심은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다. 예를 들어 미국 노동조합은 백인남성 중심이다. 그래서 노동조합 파업을 한 다는 것은 백인남성이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 파업노동자 대신 흑인 노동자를 대체고용 한다. 그러면 파업노동자들이 출근하는 흑인노동자들을 총으로 죽인다. 같은 노동자를 총으로 쏴 죽이는 것이다. 흑인과 백인 사이의 구분은 고도로 계획된 것이다. 흑인노동자는 자본가가 쓸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이고 이건 과거부터 그래왔다. 농장주들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농장노동은 주로 유럽의 부랑자, 고아들이 주로 이용됐다. 노동력이 부족해 인디언들 이용하려고 했으나 그것이 잘 안 돼 그 다음에 잡아온 것이 흑인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억압적 조건 하에 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민중의 봉기였다. 농장주와 감독감은 몇 명 안 됐기 때문에 두려웠다. 그래서 백인노동자들이 노예들을 감시할 수 있는 앞잡이가 된 것이다. 같은 노동자끼리의 연대 라인이 백인끼리의 연대라인으로 바뀌었다. 이는 분명 의도적인 것이다.

어느 시각이 더 옳으냐의 답은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갈등주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계급론에 관심이 있다. 계급문제를 빼놓고 문화, 인종을 얘기하는 것은 곁가지만 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빼고 소수자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곤란하다.


누구를 위한 다문화인가?

지금 다문화는 관주도형 다문화다. 하지만 관주도로 가면 당사자가 원하는 것보다 공무원들이 원하는 사업을 할 가능성이 많다. 관 주도형 사업의 경우 공무원들의 실적을 올리기 위한 축제, 이벤트성 사업이 많다. 특히 한글교육과 한글문화체험에 가장 많은 돈이 쓰인다.

또한 대상 집단을 차별하는 다문화다. 지금 우리의 다문화는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다문화 중심이다. 왜 오직 결혼이주여성만 하는가? 한국의 남성중심주의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백기를 투항해 오는 여성들은 받아들인다는 생각이다. 아이를 낳아주는 여성들은 어쨌든 우리편이 될 것이니까 괜찮다는 것이다. 국제결혼의 4분의 1은 한국여성과 외국 남성 사이의 결혼이다. 그러면 결혼이주남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해야되는데 들어본 적 없다.

또한 문화만 있는 다문화주의도 문제다. 사람이 어떻게 문화만 뜯어먹고 사냐. 결혼이주여성의 경우 대부분은 가난한 집 사람들이 많이 온다. 또한 이주여성의 66%는 취업을 해있다. 또 나머지 중 96%는 취업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취업상황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의 피해나 노동자로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구제책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다문화는 오직 문화만 뜯어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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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다문화 대상집단을 차별화 하고 이주여성들에게만 집중되고 있다고 했는데 이것 역시 이주여성들과 그들의 자식들을 차별하는 결과를 가지고 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다문화가정 아이들만을 모아 특별수업하는 것 자체가 그들을 분리하고, 다문화 아이들에 대한 타자의 시선을 갖게한다.

(박경태 (이하 박)) 그것이 바로 계급의 다양한 변수 중 인종 변수만 빼고서 이야기를 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Q2.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다문화 사람들의 정치세력화가 아닐까. 또 미리 이주민을 받았던 나라들 중 우리가 모델로 삼을 수 있는 나라가 있을까. 

(박) 물론 궁극적 지향점은 당사자가 서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먼저 움직인 단체들은 이미 그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을 만들어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잘 되고 있진 않다.

(롤 모델의 경우)이민국가들은 안된다. 조건인 측면에서 다르기 때문이다. 캐나다 같은 경우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60%다.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지만 프랑스모델과 독일모델 등이 각각의 모델들은 다르지만 내용상으론 같다. 프랑스는 다문화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화국 깃발 앞에서 모든 사람이 동일한 시민이다. 이런 모델도 괜찮을 것 같다.

Q3. 다문화 사람들이 스스로 정치화 되는 것이 궁극적으로 가장 좋다고 했지만 나는 그 사람들이 정치세력화 하는 것 자체가 우리와 그들을 분리한다는 느낌이다. 그들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그들의 삶 뿐 아니란 그들에 의해 우리들의 삶 역시 변화해야한다. 우리랑 같이 가는 정치세력화가 되야지 그 사람들에게 한정해서 정치세력화 되서는 안 된다고 본다.

(박) 과도기적으로 집단별로 묶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겠다.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함께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용 정리: 김지나 수강자)



* 박경태 선생님 저서
『인권과 소수자 이야기: 우리가 되지 못한 사람들』 책세상
『소수자와 한국사회: 이주노동자, 화교, 혼혈인』
『인종주의』 책세상 

아시아강좌 6강 
공정여행·공정무역, 희망의 끈이 되다(강사: 임영신 평화여행가, 엄은희 iCOOP생 협연구소 연구원) 을 모시고 7월 1일(목), 7시 참여연대에서 있습니다. 개별 수강자도 참석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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