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코리아에이드 관련 정보 비공개로 불신 자초하는 코이카

코리아에이드 관련 정보 비공개로 불신 자초하는 코이카

ODA 실행을 위한 기초문서인 현지수요조사 결과가 공개되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친다?

참여연대가 지난 2월 14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을 상대로 코리아에이드(Korea Aid) 사업 관련 △현지수요조사보고서, △코리아에이드 센터 운영계획, △2017년 사업계획 등 정보공개 청구한 것에 대해 코이카는 어제(2/27) 공개 거부방침을 통지했다.

코이카가 밝힌 비공개 사유는 설득력이 없을뿐더러 궁색하다. 현지수요조사보고서는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 제9조제1항제2호에 의거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시행 전에 필수적으로 시행하는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된 현지조사보고서는 관련 사업계획 수립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문서라 할 수 있다. 이 문서 공개가 국가안전보장 등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이다. 오히려 최순실이 ODA를 통해 이권을 취하려 했다는 것이 확인된 지금, 코이카의 이러한 비공개 태도는 ODA 정책에 대한 불신은 물론 비리 은폐를 시도하는 것으로 의혹을 받을 수 있는 처사이다.

코이카는 이미 2017년 예산까지 편성된 코리아에이드 센터운영계획, 2017년 사업계획 자료에 대해서도 ‘감사 중에 있는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며 비공개 처분했다. 미르재단, K스포츠 재단 등 비선실세가 관여한 코리아에이드에 대해 사업 수행 주체 기관인 코이카는 관련 의혹을 명백히 밝힐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궁색한 변명으로 사업운용계획조차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 떳떳치 못한 사업이라면 폐기해야 마땅하다.

코이카의 이런 행태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또한, 권력을 등에 업은 사적인 재단에 엉터리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하도록 코이카가 세금을 퍼주었다는 비난을 더욱 거세게 만들 것이다. 이제라도 코이카가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를 원한다면 일체의 자료를 공개하여 국민의 불신과 의혹을 해소하고 예산 집행과 관리, 모니터링 등 ODA 체계 전반에 대한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추락한 한국 ODA에 대한 외교적·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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