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 아시아 2011-05-06   306

[강좌후기] 중동 북아프리카 혁명과 한국사회

[강좌후기] 중동 북아프리카 혁명과 한국사회

중동 북아프리카 민주화 혁명의 오늘과 내일


이번 강의는 ‘중동 북아프리카 민주화 혁명의 오늘과 내일’의 네 번째 강좌입니다.  중동 민주화 혁명을 공부하는 마지막 시간으로 ‘중동 북아프리카 혁명과 한국사회’라는 소주제로 중동 혁명과 한국사회를 연관 지어 보는 시간입니다. 한국사회는 중동 민주화를 어떻게 보고 느끼고 있는지, 중동은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더불어 이 시간은 중동지역을 경제적 이익의 관점으로만 보는 우리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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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강의
중동에서 한국의 위상과 파병에 대해서: 구정은 기자



중동 교민과 교역 규모
먼저 중동의 한국교민과 교역규모를 살펴보겠다. 외교통상부 자료를 보면 전년 대비 인구수의 증감률이 0%라고 나와 있다. 2010, 2011년까지 인구변화가 없는 게 이상하지만 경향성만은 뚜렷이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교민들이 석유 나오는 국가에만 많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보면 사우디에 교민 수가 많아야 하는데 외국인의 출입을 제한하기 때문에 14%정도이고, 중동 지역 전체 교민 수가 합쳐서 1만 5천 명에 불과하다.


교역규모를 보면 2010년에 1000억 달러이다. 이것은 EU나 아세안보다 큰 것으로 우리의 석유의존도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가 석유를 수입하는 곳은 중동 밖에 없다. 박정희 시절부터 유화산업을 키워왔고, 중동산 석유를 가져와서 수출하는 구조를 가졌다. 그래서 석유를 많이 수입해서 많이 쓰고 다시 수출하는 구조이다. 우리의 중동 의존도는 높지만 중동에 대해 가르치는 것도 없고 접하려는 노력도 없다. 단지 건설업체가 들어가 있고 석유를 사는 것 외에 문화적 정치적 교류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중동에서 한국은 ‘돈 버는 데 중점을 둔 나라’
신문사설에서는 한국기업이 돈을 잘 벌기 위해서는 중동과의 관계를 정부가 만들어 가야한다는 내용이 많다. 이는 결국 중동과의 관계도 돈으로 귀결되는 논리이다. 이런 한국의 태도에 대해서 외국에서는 ‘한국 건설 시장의 이해관계 때문에 중동 현지 민중들의 민주화 시위에 한국이 입을 다물고 있다’고 비판한다. 한국은 대기업 건설회사가 돈을 더 많이 벌고 덜 버는 것에만 전전긍긍하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화 시위에는 관심이 없으면서 원전수주하면 그게 큰 이슈가 되는 것이 그 예이다. 그래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그들은 한국경제규모가 12위라는 것을 모른다. 왜냐하면 국제사회에서 하는 역할이 없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이 대접을 받기 위해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중동지역에서‘한국은 예전에는 민주화 과정을 겪었지만 이제는 돈만 버는 나라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아프간 파병에서 한국군의 역할은 미미
이상현 박사가 쓴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 파병의 당위성과 과제’라는 글을 살펴보겠다. 한국군의 아프간에 대한 기여는 미미하다. 첫째, 아프간에서 한국군은 미군부대 옆에 있는 정체모를 부대였다. 파병부터 등 떠밀린 모양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보수파들은 아프간 파병의 목적이 미국과 더 친해지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진정 원했던 것은 전투병 파병이었다. 미국은 동맹국이라면 전투에서 함께 싸워주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미국의 입장에서 인도적 지원은 동맹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프간에서 한국군은 ‘의료지원부대’라는 정체가 모호한 부대였다. 


둘째, 지원금액도 너무 적었다. 특히 김선일씨 피랍사태 때, 한국이 아프간에서의 사건을 빨리 파악을 못한 이유가 돈 때문이었다. 한국 사람이 가서 현지 사람들을 도와 주면서 사람을 사귀었다면 그런 사태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부대가 이라크 아르빌에 가서도 한 일은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현장 상황이 위험해서 막사 밖을 나가지 못 한 날이 이어졌다.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학생들이 차출돼서 아프간에 갔는데 실제로 이라크의 아르빌은 쿠르드지역이어서 아랍어를 쓰지 않는다. 이것이 파병의 현실이다. 그 나라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전혀 없다.

이에 반해 동티모르는 성공적인 파병이라고 평가받고 있어 우리의 위상이 올라갔다. 동티모르 파병은 경제적 이득이 아니라 가장 가난한 나라가 독립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국군이 가서 재건을 도와준 사례이다. 그 후에 동티모르 대통령이 방한하고 고마워했다.



앞으로의 파병은
앞으로 한국군의 파병은 이라크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이라크 전쟁이 났을 때 국제사회가 크게 반대해서 여론이 다 그 쪽으로 쏠려있었는데 한국에서는 386세대가 국익을 위해 파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아랍권의 CNN에서는 전쟁에 찬성한 부시, 고이즈미, 노무현이 연속적으로 방송됐다. 미국과 영국은 전쟁을 일으킨 나라였고 가장 처음 파병하겠다고 나선 나라가 일본과 한국이었던 셈이다. 그 때 나와 일본 기자는 창피해서 사람들한테 고개를 못 들었다. 이런 경우 국적이 도덕성과 연결된다. 그 나라 사람들은 ‘한국은 미국의 속국이니까’또는 ‘한국은 석유가 필요한가보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 우리는 파병이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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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국제시사 프로그램 ‘세계는 지금’을 만들면서 느꼈던 소회: 안주식 PD


오늘은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느꼈던 소회 위주로 강의를 하겠다. 2002년에 ‘세계는 지금’ 프로그램을 맡았고 그전에도 국제사회에 관심이 많았다. 입사 7년차라 프로그램 제작에 몸을 불사를 시절이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을 겪고 국제시사를 못 하겠다고 생각했다. 김선일 씨가 죽고 나서 정신적 충격도 많이 받았고 전쟁을 취재하는 것이 인성을 피폐하게 한다고 생각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사회에 대한 실망이 컸다.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의견이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줘도 한국 사회는 쉽게 변화하지 않았다. 국제시사프로그램을 못하겠다는 생각은 무엇보다도 김선일씨 사건 때문이었다.



김선일씨 사건은 국가살인
김선일씨 사건은 명백한 국가살인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 팔루자 현장에 있었는데 국가가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절절하게 들었다. 한국 언론의 여론주도층이 김선일씨를 바라보는 태도가  도저히 근대국가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다. 김선일씨는 자기가 국가의 희생자라는 것을 안다. 납치범들이 명백히 잘못했지만 그 납치의 원인이 파병이라면, 상식적으로 봤을 때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제1원칙이다. 우리가 공화국인 이유는 시민으로서 국가에게 우리의 권한을 위탁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는 다음 날 바로 파병을 확정했다. 며칠을 못 참고 바로 파병 결정하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또 국가가 협상을 해서 국민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없어서 더 힘들었다.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여론에 실망
두 번째로 한국사회에 실망한 이유는 당시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여론이 저급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사실 석유를 위한 전쟁이었다고 하더라도 대의명분으로는 이라크 독재국가를 없애고 민주주의를 확산한다는 것을 내세운다. 우리도 대의명분이나 큰 고상한 가치에 대해 논쟁을 해야 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암묵적으로 ‘살고 봐야한다’나 ‘미국 없이는 못 산다’ 그리고 ‘중동의 석유자원 없이는 안 된다’등의 논쟁으로 이어졌다. 국제시사는 국경을 넘어선 보편적 가치, 인권, 자유, 민주, 이런 것을 논해야 한다. 국제적인 사건 앞에서 가장 정직한 목격자로 보도해야한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이런 것을 말하는 공간도 없고 시민사회도 없다.



국제시사 프로그램의 시청률
국제시사 프로그램의 평균 시청률은 3-4%이다. 이라크 전쟁 후에는 5%-6% 정도가 된다. 거의 시청률이 꼴찌에 가깝다. 이에 반해 제작비는 엄청 든다. 왜냐하면 다 해외 출장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인원을 줄여서 피디랑 카메라맨만 가더라도 10분짜리 만드는 데 1500만원이 든다. 비용대비 효과를 볼 때 방송사가 좋아할 리가 없다. 그리고 목숨을 걸고 취재해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 시청자들은 이미 외신보도를 통해 많이 접하기 때문이다.


월드 뉴스는 BBC월드가 가장 잘 된다. 영국은 오래된 제국주의 국가니까 국제시사와 얽힌 군사, 경제문제가 시민들과 직접 관련이 깊다. 거기에 반해 우리는 국제사회와의 고리가 약하다. 이라크 전쟁 반전 시위 때 수만 명이 나온 데는 영국 시민들의 각성도도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국제시민의식에 대한 각성이 높은 만큼의 시청률을 가지고 있다.



중동 민주화 문제는 석유, 국익, 미국과 연관돼 있어
중동 민주화도 석유, 국익, 돈, 미국, ‘이 논리를 우리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가 핵심이다. 우리는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는 관심이 있지만 중동지역의 민주화 자체에는 관심이 없다. 이집트에서는 한국사회가 광주 민주화 운동과 4.19도 겪은 걸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반해 우리는 이집트 민주화 시위 때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 광주 경험을 바탕으로 이집트 민주화 시위에 대해 지지시위를 하고 영어로 블로그를 만들었으면 알자지라에서 취재했을 것이다. 아무도 그 생각을 못 한 게 안타깝다. 결국 우리 안에는 폭력, 속물주의, 사대주의가 들어 있는 것 같다.



마땅히 해야 할 파병은 적극적으로
파병에 대해서 말해보겠다. 해야 할 파병은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아프리카, 중동지역에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다. 전 세계가 분쟁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도 평화안전지대구축을 위해서 기여해야 한다. 때로는 파병하더라도 일이 제한적이고 지역주민에게서 환영을 못 받기도 하지만,없으면 심각한 내전이 생기는 지역이 많다. 예를 들어 수단의 경우, 북부는 이슬람, 남부는 가톨릭 흑인지역이다. 계속 내전이 이어져서 아비규환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평화유지군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한국정부의 파병은 원칙이 없어
우리사회에서는 마땅히 필요한 파병에 대해서는 기초적인 자료 조사도 없다. 우리는 원전을 수주할 때나 미국이 필요로 할 때만 파병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파병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담론이 없다. 386세대가 갖고 있는 속물적이고 이중적인 스탠다드가 있다. 한국사회의 386세대는 미국을 미워하면서도 미국을 의식한다. 그들이 미국을 극복하려면 미국을 의식하지 않아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시민단체의 역할이 커져야
외국에 있으면 한국인은 시민단체에 속한 사람보다 선교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더 많이 만나게 된다. 이에 반해 일본은 외교력에 비해서 시민사회의 활동이 활발하다. 일본은 국가적으로는 비웃음을 사는 약한 외교력을 지녔지만 시민사회는 활성화되어 있어 자원봉사자가 많다. 특히 인권과 관련된 부분에서 많은 활동을 한다. 우리사회 10,20대들이 세계화 척도지수가 높다고 하는데 젊은 사람들이 국제적으로 시민단체 활동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시민사회와 언론의 역할이 일본만큼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앞으로 정부는 글로벌한 외교력을 가지되, 시민사회단체가 좀 더 조직적으로 국가기구와 상호협조 속에서 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좋은 예로, 핀란드, 노르웨이의 시민단체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들은 지난 몇 십 년 동안 인권과 보편적 가치를 추구해 왔다는 점에서 국제적 위상이 높다. 이 국가들은 우리가 열심히 본받아야 하는 모델이 될 것이다. 




Q&A


Q. 한국 사람들이 국익과 경제적 논리 속에 점점 속물적으로 변해하는 것에 대해 어찌 생각하시는지?


A. 구정은 : 결국 중동지역에 대해서는 우리가 가해자이다. 우리는 에너지 소비도 세계 10위로 에너지 부문에서의 석유의존도가 높다. 개인이 아무리 아낀다고 해도, 산업구조 자체가 에너지를 많이 쓰는 구조이다.

우리가 국익과 돈에 집착하면서 속물적으로 변한 것은 왜일까. 한국인은 미국의 힘과 돈의 논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역사가 꼬였기 때문이다. 해방되고 나서 미국이 한국에 영향을 많이 끼치면서 미국이 하면 옳은 것이라 배우고 체화가 됐다. 신자유주의논리, 경쟁논리가 팽배하다. 얼마 전 미군에서 지원병을 모집하는데 한국인 지원자가 가장 많았다. 이유는 영어를 배울 수 있고 연봉이 높으며 미국시민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전쟁으로 누구를 죽이는 무리에 속하는 것에 대해 어떤 도덕적 판단도 없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과연 완성되어 있나. 가치판단은 성숙한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A. 안주식 : 한국 속물주의의 뿌리는 군사주의에 있다. 남자가 군대에 가야 한다는 사실은 폭력을 기반으로 속물로 변하기 쉽다는 것이다. 신병훈련소에 가서 총알을 쏘고 군사훈련을 받으면 ‘이것은 사람을 죽이기 위한 훈련이구나’를 느낀다. 이것은 한국 남자에게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준다. 그 트라우마는 속물주의, 정글의 법칙, ‘죽여야 내가 산다’는 식의 제로섬 게임법칙을 몸소 익히는 계기가 된다.



Q. 중동 지역에 다른 나라가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A. 구정은 : 민주주의, 인권은 모두가 바라는 일이지만 그것을 이루는 방식은 다르다. 중동은 6차선 도로에 탱크가 다니는데 옆에서는 낙타가 다닌다. 우리나라나 미국이 초고속으로 발전한 경험을 중동지역에 강권하는 것은 폭력이 될 수 있다. 한 국가가 자기의 경험을 다른 나라에 억지로 이식할 수 없다. 문화적으로 역사와 전통이 깊은 나라에 부자연스럽게 이식한다는 것 자체가 억지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어느 나라에 얼마만큼 인도적 개입을 할 것인지는 깊은 고민을 해봐야 한다.



Q. 남의 힘을 빌려서 민주화가 되었을 때 당당할 수 있을까?

A. 구정은: 중동지역에서 남의 손을 빌려서 민주화를 이루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이집트는 그 다음에 곡절은 많겠지만 최소한 우리나라의 노태우정부 정도로는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A. 안주식 :  중동은 한국과 비슷하게 갈 것이다. 자기 손으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렸으니 세세한 과정에서 반동은 있겠지만 민주의 물꼬는 돌리기 힘들 것이다.


파병은 꼭 전쟁을 수행해서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 분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라크 파병은 최악이었다.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파병을 했기 때문이다. 분쟁을 막기 위한 파병과 정권타도의 파병의 차이는 크다. 이런 것을 유엔이 적절하게 선을 정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하지 못 하고 있다. 시리아 군사개입도 리비아 사태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군사 개입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경제제재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제문제도 한국 사람임을 떠나 보편적인 사람으로서 관점을 가져야 된다. 이것은 이상적이고 도덕적인 시각이이지만 국제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그래야 한다. 특히 KBS는 존재근거가 시민사회니까 이런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인은 한국의 시민이기도 하지만 세계의 시민이기도 한다.


Q. 한국사람 대부분이 중동 민주화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이유는?


A. 안주식 : 한국이 중동 민주화에 관심이 없는 이유는 한국정치 때문이다. 남북분단의 정치구조를 바꿔야 한다. 그래야 끊임없는 고민을 바탕으로 외교무대에서 결정을 하고 유엔의 규칙을 지키는 쪽으로 갈 수 있다. 리비아 사태에서 한국이 군사개입을 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리비아 사태에 대해 논쟁을 해야 옳다. 실망스러운 것은 리비아 사태에 관해 정당한 성명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의 정치구조에서는 제대로 된 논평이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중동의 석유에만 관심이 있을 뿐 민주화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이런 구조를 깨려면 정치구조에서의 변화가 있어야 하고 시민사회가 해야 할 역할이 크다. 정부주도형, 반쪽이데올로기, 재벌과 결탁한 정치집단이 아직 깨어지지 않고 있다.
 
 

강의를 들으며

이번 강의는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한국사회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한국이 중동 지역과 관련해서는 원전수주와 석유 외에 어떤 문화적, 정치적 관심도 없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 했습니다. 우리도 불과 얼마 전까지 가슴 아픈 민주화 과정을 겪었음에도, 우리 사회는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는 지역의 민주화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 그만큼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보다 물질과 경제적 이득에 중심이 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경제성장으로 세계화를 발맞추고 선진사회로 진입하려고만 했지 문화적 가치성장이나 민주주의 성숙에 열을 올린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아이러니 한 것은 정부가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선진국가가 되겠다고 하지만 정작 세계 보편적인 가치인 민주주의, 인권, 기아방지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입니다. 오직 1인당 국민소득을 높이는 일, 국가의 경제적 이익에만 치중하다보니 오히려 국제사회에서는 인정받지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외교에서 독립적인 국가로 우뚝 서지 못 하고 미국 ‘사대주의’ 사고방식이 강하게 주입되어 ‘미국에 잘 보여야 살 수 있다’는 논리가 만연한 게 안타깝습니다. 어쩌면 미국에서 공부한 교수님들의 강의를 듣고 미국 교재로 공부를 해 온 우리가 미국에 맞춰 사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미국을 벗어나 사고하는 것이 체제적으로 막혀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미국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던 역사와 교육, 분단체제가 우리의 현실을 이렇게 만든 것입니다. 미국을 벗어나서 한국사회에서 시민들을 깨우고 세계보편적인 가치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퍼뜨리기 위해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이 마음에 무척 와 닿았습니다. 머지않아 국제시사 프로그램을 보는 우리가 ‘나와는 상관없는 먼 일’이 아니라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이웃의 일’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강좌 기록 및 후기: 국제연대위원회 인턴 장유진


*4강 강의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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