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 미분류 2010-10-13   618

[G20 톺아보기-5] G20와 한국사회


강좌후기

G20와 한국사회 (강사: 정태인 경제평론가)


매주 한 강씩, 5회에 걸쳐 진행된 G20 톺아보기 강연의 마지막이 10월 11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있었다. 경제평론가인 정태인 선생님의 G20과 한국사회라는 주제의 강연이었다.


G20 서울회의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정태인 선생님은 세계가 처한 현실을 3중의 위기라고 표현하며 우리는 좀처럼 체험하기 힘든 역사의 고비에 서있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3중의 위기 중 금융위기가 그 첫 번째로 일단 세계는 2008년 하반기와 2009년 상반기에 걸친 패닉 상태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8,250억 달러짜리 경기부양책에도 여전히 미국의 실업률은 9%이고 더블딥의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이미 경상수지적자와 재정적자가 모두 GDP의 6%에 이른 파산상태의 미국경제가 또 대규모 지출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금융위기가 시스템 위기라는 점이다. 이미 여러 번의 금융스캔들이 드러낸 잘못된 유인구조와 부적절한 규제체계를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함에도 오바마의 금년 금융개혁법안은 한계를 드러냈다. 근본적으로 월스트리트는 위기의 진원지인 동시에, 세계의 자본을 불러들여 부채를 보전하고 또한 기업 이익의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오바마가 개혁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 큰 위기는 현재의 글로벌 불균형과 국제통화체제이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이대로라면 아시아 국가들이 대외지불준비금을 달러로 보유할 유인은 점점 약해질 것이다. 따라서 영국의 고든브라운 총리나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은 달러 패권을 지양하는 포스트 브래튼우즈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으로 1980년대 중반의 플라자협정, 그리고 미일반도체협정을 떠올리며 만만한 나라에 비용을 치르게 하는 단기 해법을 들고 나올 것이라 많은 사람들이 예상한다. 미국 쪽에서의 글로벌 협조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본이 아닌 껄끄러운 중국을 상대해야하는 미국에게 보다 수월한 한국이 먼저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로 이론부재의 위기이다. 2009년 미국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통화주의와 케인주주의의 두 위기 처방책을 모두 시행했다. 유동성의 무한한 공급과 막대한 재정지출이 그것이다. 그러나 2010년 현재 이들 정책은 패닉을 막는 데는 성공적이었지만 경제를 회복시키지는 못했다. 전 세계적 재정정책에도 불구하고 투자승수는 작동하지 않았고 금융완화 정책은 환율정책을 심화시키고 있다.


나아가서 구체적인 정책수단을 강구하기 위한 이론도 뚜렷하지 않다. 금융불안정성이 불황으로 발전할 조건에 대해서나 일본식 장기복합불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도 뚜렷한 답이 없는 상태이다.


그렇다면 G20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번 금융위기의 주역이 금융기관이었다면 그 수단은 자산유동화증권과 이에 기초한 파생상품이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 거시건전성 규제가 도입되었을 뿐 대형은행이나 헤지펀드 등 행위의 주체, 그리고 장외파생상품이나 증권화상품 등 수단에 대한 규제는 유야무야될 전망이다.


게다가 글로벌불균형과 국제통화체제의 위기에 대해서는 G20에서 아무런 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단지 금융위기 이전에 이미 논의되고 있던 IMF와 세계은행의 지분 조정만 추구되고 있다. IMF 개혁이라면 세계 모든 나라가 금융의 역할과 국제금융기구의 정책을 공동으로 결정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G20에서는 오직 미국만 가지고 있는 비토권(15%)을 전혀 손대지 않은 채 단지 5%의 선진국 지분을 중국 등에 이전하는 방안을 놓고 누구의 지분을 줄일 것인가 대립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는 무슨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공개하지 않아 알 도리가 없지만 의장국으로서 새로 제출한 금융안전망 의제에서 뭔가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몇몇 나라가 외환을 준비했다가 일시적 외환부족 사태를 맞는 경우 서로 빌려줘서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이 아마 그 모델일 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포스트 브레튼우즈체제가 된다. 그것은 새로운 기축통화를 의미한다.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이렇게 오바마를 설득할 수 있을까? 

또한 금융거래세 도입도 필요하다. 금융자본의 과잉권력을 제압하지 않고서는 이번 위기에서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여기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G20을 앞두고 정부는 이번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서 선진국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한다. 서울올림픽보다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당황스럽지만 이러한 호언장담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어렵겠지만 모두의 예상을 벗어난 깜짝 이벤트로 전 세계인을 활짝 웃게 만드는 이명박 대통령이 되길 바라며.


정리: 자원활동가 임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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