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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대위원회    국경을 넘어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합니다

  • 글로벌
  • 2010.10.01
  • 798

한미 FTA 재협상은 독소조항을 전면 폐기하는
실질적 재협상이 되어야 한다

양국의 의원공동성명 노력과 양국 노동조합의 공동성명을 환영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안을 양국 행정부가 서명한지 삼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따라 협정안을 수정하기 위한 장관급 재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한미 FTA가 단순히 상품교역을 늘리기 위한 협정이 아니라, 일부 거대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한국 사회 전체를 뜯어고치고, 한 나라의 공공정책을 크게 훼손하는 매우 잘못된 협정임을 오래전부터 지적해왔다. 그런데 한미 양국 행정부는 이러한 잘못을 대대적으로 수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동차나 쇠고기 따위의 미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한 의제에 국한하여 이번 재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한국 정부는 한미 FTA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점은 외면한 채 서둘러 국회비준 절차를 밟으려는 조급증을 내지 말고 이번 기회를 역이용하여 불공정 독소조항의 전면적인 손질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특히 한국 농업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공중보건, 환경, 노동, 식탁안전을 위협하는 조항들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 또한 소수 대기업의 이익보다 사회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국가의 정책 기능과 수단을 크게 훼손하는 한미 FTA 협정안을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 얼마 전 전 세계를 강타했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분명하게 확인되었듯이, 금융자본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하면 사회 전체가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모든 국민들, 특히 일반 서민들이 더 큰 고통을 겪게 된다.

이런 점에서 최근에 한국의 많은 야당 의원들과 미국의 진보 성향 의원들이 한미 FTA의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준비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또한 2010년 9월 22일 미국에서 550개 이상의 시민사회단체가 부시 행정부 때 협상한 한미 FTA를 반대하는 성명을 내면서, 한미 FTA가 일자리를 줄이고 공동체를 파괴하기 때문에 전면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적극 동조한다. 이들이 지적한 독소조항 즉, 금융 서비스 조항, 노동 관련 조항, 투자자-정부 분쟁 제도는 한미 FTA 협상을 시작할 때부터 우리가 지적했던 바로 그 조항들이다. 또한 2010년 9월 28일 한미 노동계가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하면서, “필수공공서비스 민영화 또는 탈규제 요구 금지, 외국인 투자 및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 허용,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 적용배제, 투자, 투자자에 대한 엄밀한 개념 정의 등”을 한미 FTA 전면 재검토·재협상의 최소한의 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한미 양국 협상팀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항임을 다시 확인한다. 우리는 또한 한미 FTA의 역진방지조항이나 의약품 특허강화조항 등 국민들의 생활에 악영향을 미칠 내용 전체를 폐기하는 협상이 되어야만 이번 재협상이 의미가 있음을 분명히 한다.

이러한 사회 각층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하고 양국 행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이번 재협상은 당장 중단해야 하며, 지금이라도 한미 FTA 협정안을 전면 재검토하여 이러한 형태의 FTA가 진정 누구를 위해 필요한 것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제1 야당인 민주당의 당 대표경선에 출마한 일부 의원들이 한미 FTA 전면 재협상 요구를 선정적 주장이라고 깎아내리는 데에는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더 나아가 한미 FTA가 발효되기만 하면 마치 무슨 마법이라도 부리듯 우리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허황된 꿈에 들뜬 여당 의원들에게는 제발 협정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이라도 읽어보기나 해 보기를 권한다. 이제 여야 국회의원들은 한미 FTA에 대한 거수기 역할을 자처해왔던 과거의 맹목에서 벗어나, 정부의 통상협상에 대한 민주적 통제력과 국민에 대한 책임성을 회복하여야 한다. 지금이라도 한미 FTA 협정안을 전면 재검토하여 협정문 곳곳에 도사린 독소조항들을 찾아내고 이를 재검토하는 실질적이고 책임있는 노력에 착수해야 한다.

2010년 10월 1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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