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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양승태 대법원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법관 인선에서 다양성과 능력 중 무엇을 중시하느냐는 질문에 “대법원은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이 법령의 통일된 해석을 논의하는 게 본래 기능에 맞다. 외형적으로 다양한 모양새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특정학교, 특정지역 일색이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대법원에 연간 3만 6000여 건이 접수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고도의 법률적 소양과 경험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원칙론과 현실론 중 후자에 방점을 둔 발언이다. 상고사건이 폭주하는 현실에서는 사건처리가 우선이므로 당장은 현실론이 맞다. 그러나 눈앞의 현실만 바라볼 것은 아니다. 

대법관의 임기는 6년이다. 제15대 대법원장 임기 중 거의 대부분 대법관이 바뀐다. 대법원 기능에 대한 대법원장의 소신이 상고허가제 도입으로 실현된다면 대법원 사건 수는 크게 줄어든다. 그러면 대법원은 하급의 잘잘못을 따지는 기능보다는 정책법원으로서 기능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양 대법원장이 적절히 지적한 것처럼 다양한 시각을 가진 대법관으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도의 법적 소양과 경험으로 무장된 엘리트법관으로 대법관을 충원하기보다는 다양한 시각을 가진 대법관으로 구성하는 것이 맞다. 지금부터 그래야 한다. 

전임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이후에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라는 사회적 요청이 받아들여져 이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판결에 영향이 있었고 변화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전임 대법원장 재임기간의 전원합의체 판결을 분석해 보면 의견이 일치된 판결보다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을 나뉜 판결이 많고 다수의견이나 반대의견 내에서도 다양한 소수의견이나 별개의견이 개진된 판결이 많았다.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로 전원합의체가 활성화되고 각 부의 토론도 충실해진 것이다. 특히 국가보안법이나 노동 관련 사건 등 이념성향이 드러나는 사건의 판결에서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임 대법원장 재임 후반기에는 대법관 임명에서 종래의 기수 및 서열, 현직 고위법관, 그리고 남성 중심의 경직된 인선기준으로 후퇴했다. 보수적인 현 정부 들어 대법원 인적 구성의 단일화와 보수화가 두드러졌다. 

신임 대법원장의 대법원도 그럴 것인지 취임 후 첫 대법관 제청에 관심이 쏠려 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은 국민이 선출하지 않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래서 사법부의 민주적 정당성이 다른 권력기관에 비해 약하다. 그 부족한 정당성을 충전하기 위해서는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에서 국민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사와 이익이 반영되도록 직업적 배경, 성별, 정치적 성향 등에 있어 다양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대법원장은 취임사에서 “헌법이 사법부를 선거에 의하지 않고 구성하도록 한 것은 사법부에게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라는 특별한 사명을 맡기고자 한 헌법적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가 필수적이다. 그래야 신임 대법원장의 소망대로 국민과 진정으로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칼럼은 2011년 10월 20일 < 법률신문 >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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