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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09.11.11
  • 1444


신 대법관 탄핵소추안을 비난한 성윤환, 손범규 두 의원에게

 

박근용(참여연대 사법감시팀장)


다른 사람은 몰라도 변호사가 그래서야 됩니까?

언론보도를 통해 성윤환 의원님(경북 상주)과 손범규 의원님(경기도 고양 덕양구 갑)이 신영철 대법관 탄핵소추안을 맹비난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초선은 두려움이 없다고 하는데 초선의원인 두 분은 신영철대법관 탄핵소추안에 대해 이건 좌파 판사들의 음모다, 법원흔들기다, 정당한 사법행정권의 행사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손범규 의원께서는 10일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그리 말씀하셨고, 성 의원께서는 11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마지막에 그 말씀을 덧붙이셨더군요.

물론 두 의원께서 속한 한나라당의 원내대표인 안상수 의원께서 이미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치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자동폐기되도록 할 것이라고 단언했기 때문에 두 의원님의 언행이 유별난 것은 아닙니다. 그저 한나라당의 의원들이니 다 똑같은 목소리 구나하고 넘어가고도 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꼭 두 분의 이름을 호명하는 이유는, 두 분은 그래도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국회의원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안상수 의원도 그러시지만 오늘은 두 분께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손 의원께서는 99년부터 낮은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였고, 2000년에는 한나라당 인권위원회의 부위원장이시더군요. 인권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지금은 서울 서초동에 있는 법무법인 세동의 대표변호사이구요. 세동의 홈페이지를 보면, 민사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임을 알 수 있네요.

그리고 성 의원께서는 검사생활을 오래하다가 2002년부터 개인법률사무소를 개업하시고요. 지금도 변호사사무실을 유지하고 계시겠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홈페이지를 보니,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사무실이 있는가 봅니다.

손 의원께서는 신 대법관의 재판간섭행위가 "당연한 사법행정권 행사"라고 옹호하고 "법원장이 사법행정권을 소신 있게 행사하는 것도 보장해줘야 할 사법부 독립의 핵심 내용"이라며 "국회가 이를 보장해 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성 의원께서는 "신 대법관 사건은 진보 성향의 일부 판사들이 우경화하는 법원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계획적으로 음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야당이 다시 쟁점화하는 것은 진실을 밝히려는 것이 아니라 사법 권위를 훼손하고 사법부를 뒤흔들려는 음모이며, 진실을 왜곡하고 국민 여론을 호도하려는 저급한 시도"라고 하셨습니다.


두 분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맡은 사건이었다 해도 지금처럼?

두 분이 이렇게 말했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떠올린 생각은, 두 분께 사건을 의뢰했던 시민들이 생각났습니다. 만약 두 분께 어떤 시민이 민사사건이든 형사사건이든 사건을 의뢰했다고 보죠.

그런데 그 사건의 중요한 법률적 쟁점과 같은 것을 다투고 있는 다른 재판부에서 위헌심판을 제청했다고 봅시다. 그런데 마침 그 법원의 법원장이 두 분이 맡은 사건을 다루는 판사에게 이메일을 여러 차례 보내면서, 그 위헌심판제청 된 것에 신경쓰지 말고 그냥 재판을 진행하세요라고 했다고 칩시다.

그런데 좀더 알고보니, 그 판사는 통상 진행되는 사건임의배당 방식으로 재판을 맡은게 아니라, 누군가의 의도에 따라 지정배당된 것임을 알게되었다고 칩시다.

이런 사실을 우연히 알게된 두 분께 사건을 맡긴 의뢰인, 즉 시민이 이거 문제있는거 아니냐고 변호사인 두 분께 어떻게 할지 문의전화를 했다고 칩시다.

이럴 경우에 의뢰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변호사로서, 아니 공정한 재판을 보장받을 권리가 중요하다고 배운 사법시험 합격자로서, 두 분께서는 어떤 태도를 취하실 것입니까?

지금처럼 그건 사법행정권에 해당하니까 변호사로서도 문제삼을 수 없다고 하고 전화를 끊으실 겁니까? 아니면 뭔가 문제제기해야 한다고 하는 그 의뢰인에게, 당신은 평소에 한겨레 신문을 읽고 오마이뉴스를 자주 보던데 사법부를 이념적으로 흔들려고 그러는 것이냐고 호통을 치실 것입니까?

법치주의가 무엇인지를 배우지 않은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법시험을 공부하면서 헌법을 배우고 사법부의 기능과 역할을 배웠을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할 순 없겠죠?

그런데 왜 그런 이야기를 하시나요? 그것이야말로 신영철 대법관 탄핵소추안의 정당성을 외면하고 야당이 주장하면 무조건 반대하는 비합리적인 행동의 절정아닌가요?


대한변협도 사퇴를 촉구한 일인데, 야당이 탄핵안 내면 법원 흔들기인가?

두 분은 대한변호사협회의 회원이십니다. 그런데 어쩌나요. 대한변호사협회에서도 지난 5월 13일 신 대법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변협의 공식입장으로 발표했었습니다. 그렇다면 ‘좌파 판사’에 이어 ‘대한변호사협회’도 법원 흔들기를 위한 음모를 꾸몄다고 말씀하셔야 하지 않나요?

보수우파를 자처하고 또 그렇게 평가받고 있는 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는, 신영철 대법관 사태는 법치주의의 문제인데 이것을 좌파의 책동으로 몰아친 탓에 보수가 위기에 처했다고 지난 8월 5일자 경향신문과의 대담에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신영철 문제는 좌우의 문제가 아닙니다. 진보적이냐 보수적이냐에 따라 입장이 갈린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참 딱하게도 두 분은 세상 모든 것은 좌우의 문제로만 보는 시각을 가진 듯합니다.


변호사 자격을 떼고 이야기하시는게 보기 좋겠습니다.

오늘 어느 시민이 제가 일하는 참여연대에 전화해서, 억울한 사건에 휘말렸는데, 신뢰할만한 변호사를 어떻게 찾을 수 있냐며 도움을 청해왔습니다.

두 분이 언제까지 국회의원을 하실지 모르겠지만, 변호사로 돌아가실 때, 두 분이 국회의원시절 했던 신영철 대법관의 행동을 사법행정권의 정당한 행사로 옹호하고, 신 대법관의 행동에 대한 질타를 법원흔들기라면서 무시한 두 분의 발언을 두 분을 찾고자 하는 의뢰인들에게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 분을 변호사로 찾는 국민이 두 분한테서 ‘법원 흔들기’ 하지 말아라는 호통을 듣는 황당함을 겪지 않도록 말입니다.

물론 그에 앞서, 두 분은 작년에 이른바 MB악법이라고 불린 여러 개 법안을 대표발의했거나 공동발의한 경력이 있었죠. 참여연대는 그 때 다른 사람들도 아니고 법률가 출신 의원들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률안을 낸 것은 더 문제라는 조사자료를 낸 적이 있었습니다. 성윤환 의원께서는 이른바 집회에서의 마스크 착용 금지법을 발의했고, 손범규 의원께서는 시위피해도 집단소송 대상으로 넣자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지요. 또 두 분께서는 정보기관의 감청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는 사실도 잘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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