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기타(jw) 2004-12-01   2271

제정 56년되는 국보법 폐지 촉구하며 56인 삭발

국보법폐지안 법사위 상정소식에 “이번에야말로” 환호

“오늘이 국가보안법 탄생일이다. 인륜과 인권을 말살하는 법이 56년전 바로 오늘 만들어진 것이다. 그동안 고문으로 죽고, 사형장에서 이슬로 사라지고, 암매장 당하는 등 국가보안법으로 죽어간 이들이 1백만 명이 넘는다. 우리는 그 하얀 뼛골 위에 서 있다. 올무에 걸린 야생동물을 보았나. 얼마나 비참하게 죽어가던가. 국가보안법은 바로 우리 민족의 올무이다. 악의 싹을 잘라내고 우리의 힘으로 자주, 평화, 자유로 역사의 산맥을 옮겨가자.”

국가보안법 제정 56년이 되는 2004년 12월 1일, 이 법을 생사를 쥐고 있는 국회는 “국가보안법 폐지촉구” 절규에 뒤흔들렸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는 오후 2시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로 이어 오후 3시 30분에는 ‘국가보안법 완전폐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어 56인의 삭발식을 거행하는 등 17대 국회의 국가보안법 폐지 연내처리를 강력히 촉구했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는 지난 56년을 “치욕의 56년”이라고 명명하며, “이번에야말로 끝장내자”는 각오로 56인의 삭발식을 했다. 이후 10인이 추가되 최종 66인의 삭발자들은 오종렬(전국연합 상임의장), 박석운(민중연대 집행위원장), 한상렬(통일연대 상임대표), 지금종(문화연대 사무총장), 유선희(민주노동당 최고의원) 등 범진보진영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는 삭발을 마친 뒤 “56년이나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이 악법이 존재한다니,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다. 이번에야말로 폐지시켜야 한다”며 국회가 이번 회기에 처리할 수 있도록 이 자리에 모인 이들부터 힘을 모으자고 독려했다.

양심수의 1평 감옥을 만들어 놓고 30일째 단식농성을 해온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 및 한국청년단체연합 소속 청년들은 “치욕의 56년에 비해 단식일정은 너무 짧았다”는 소감으로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표현하며 폐지를 촉구했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는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는 분단과 냉전, 치떨리는 파쇼의 시간과의 영원한 별리를 선언하는 과거청산의 깃발이자 56년간 첩첩이 쌓인 수많은 죽음과 수많은 이별에 대한 역사적 위로의 깃발, 그리고 민주와 인권, 평화통일로 가는 역사진보의 깃발”이라며 함께 깃발을 휘날리자는 말로 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특히 “치욕의 국가보안법의 역사를 끝내는 힘도, 바로 민중의 광장에서 터져나와아 한다”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국민총궐기의 날인 12월 5일 행사에 집결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결의대회 중간에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이용해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을 제출하고 이은영 열린우리당 의원이 재청해 사실상 자동상정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집회 참석자들은 환호하며 “이번에말로 꼭 폐지시키자”며 결의를 다졌다.

다음은 56번째 국가보안법 제정일에 보내는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의 대국민 호소문 전문이다.

12월 1일, 국가보안법 제정일에 보내는 대국민 호소문

국민여러분!

지금 우리는 분단과 냉전의 반세기, 민주와 인권이 말살되어온 치욕의 반세기를 넘어 새로운 미래를 향한 거대한 역사적 물줄기에 몸을 싣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물줄기의 한 복판에서 치욕과 분노의 이름, 국가보안법폐지의 깃발을 곧추 세우고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국가보안법폐지의 깃발은 분단과 냉전, 치떨리는 파쇼의 시간과의 영원한 별리를 선언하는 과거청산의 깃발입니다. 국가보안법폐지의 깃발은 56년간 첩첩이 쌓인 수많은 죽음과 수많은 이별에 대한 역사적 위로의 깃발입니다. 국가보안법폐지의 깃발은 곧 민주와 인권, 평화통일로 가는 역사 진보의 깃발입니다.

“이 깃발이 승리의 깃발로 휘날릴 수 있을 것인가.”

국가보안법의 운명을 결정짓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국민여러분!

지금 국회에서는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상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논의가 한창입니다. 국민의 무서움을 모르는 수구냉전당, 한나라당의 오만방자한 모습과,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정부여당의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며 국가보안법 폐지의 주역은 역시 우리 민중밖에 없음을 확인합니다.

역사는 결코 그냥 전진해오지 않았습니다. 역사의 분수령을 넘어가는 매 고비고비마다에는 언제나 민중이 있었고 ‘부정의’에 분노하는 거대한 함성이 들끓는 광장이 펼쳐졌습니다. 치욕의 국가보안법의 역사를 끝내는 힘도, 바로 민중의 광장에서 터쳐나와야 합니다.

민주개혁과 진보를 지향하는 국민여러분!

국가보안법폐지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합시다.

국가보안법폐지를 위해서 민주의 광장, 민중의 광장, 역사의 광장으로 집결합시다.

국가보안법제정 56년을 맞는 오늘을 시작으로 국가보안법이 끝장나는 그날까지 국회앞을 민중의 광장으로 선포하고 손에손에 투쟁의 촛불을 활활 불태웁시다.

12월 5일은 국가보안법 완전폐지를 위한 56년만의 국민총궐기의 날입니다.

전국방방곡곡에서, 민주개혁과 진보를 지향하는 국민들은 한사람도 빠짐없이, 이 역사적 행사에 동참할 것을 호소합니다.

민중의 힘을 보여줍시다.

만에 하나, 한나라당을 비롯한 수구세력들의 발악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무위로 만든다면, 또한 정부여당이 민중의 힘을 믿지 않고 수구세력과의 타협을 선택한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12월 5일, 국회앞을 민중의 촛불바다로 만들어냄으로써 뚜렷이 보여줍시다.

국민여러분!

치욕의 56년을 끝내고, 민주와 인권, 통일로 향한 위용차게 미래를 열어낼 이 역사적 투쟁의 주인으로 떨쳐나섭시다. 그리하여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는 그날, 남녀노소 누구할 것 없이, 손에손을 맞잡고 승리와 희망의 춤을 덩실덩실 추며 민주국민잔치판을 벌입시다.

2004년 12월 1일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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