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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헌재인사
  • 2006.06.29
  • 1857
  • 첨부 2

역대 대법관 청문회에 비해 이번 청문회는 준비기간, 진행시간 대폭 줄어



- 이번 대법관 인사청문회 평가 및 역대 대법관 인사청문회 진행시간 등 조사

- 이홍훈ㆍ전수안 후보자 자질확인, 박일환 후보자는 의문


1. 지난 월요일부터 시작한 5명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하지만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한상희, 건국대 교수)가 이번 인사청문회를 모니터하고 역대 대법관 인사청문회와 비교해본 결과, 이번 대법관 인사청문회는 대법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더욱 충실하게 후보자를 검증해야 하는 국회의 책임을 충실히 다한 것이라 평가하기 어렵다.

이는 무엇보다도 대법관 인사청문회 진행시간과 준비기간이 지극히 부족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대법관 인사청문회의 일정과 질의답변시간 배정 등 인사청문회 계획은 국회의 인사청문위원들이 회의를 통해 정하게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22일 첫 회의에서 인사청문위원들은 이번 대법관 인사청문 대상자가 5명임에도 인사청문회를 사흘 반나절동안 진행하는 것으로 정했다.

그 결과 하루에 두 명씩 인사청문회를 진행함으로써, 참고인 신문까지 포함하여 후보자 1인당 평균 3시간 59분이 소요되었으며, 청문위원별 후보자에 대한 질의시간(답변시간 포함)이 겨우 12분밖에 배정되지 않았다(이하 별첨 표 참조).

이는 지난 해 11월 3명의 대법관 후보자(김황식, 박시환, 김지형)를 상대로 실시된 인사청문회가 후보자 1인당 평균 8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것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고, 청문위원별 질의시간도 지난 해 11월의 21분에 비해 9분이나 줄어든 것이다.

대법관 인사청문회의 진행시간이 턱없이 짧아진 것은 역대 대법관 인사청문회 전체와 비교해보았을 때에도 확인된다.

대법관 인사청문회 제도가 시행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있었던 19명의 대법관 인사청문회의 청문회 진행시간은 평균 5시간 15분이었으며, 2000년 7월의 첫 청문회 이후 청문회 진행시간은 꾸준히 증가해 오고 있다. 첫 번째 청문회이자 이규홍 등 6명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한꺼번에 청문을 벌였던 2000년 7월의 청문회에서는 3시간 내외에 불과했던 청문회 시간이, 2003년과 2005년 2월 사이에 있었던 4차례의 청문회에서는 6~7시간 정도로 늘어났으며, 작년 9월과 11월에 있었던 인사청문회에서는 8~10시간이 되는 등 청문회 진행시간은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왔다.

따라서 이번 인사청문회 진행시간이 3시간 59분에 불과했다는 점은 점점 충실한 인사검증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오던 변화에서 벗어난 것이다.

2. 청문회 진행시간뿐만 아니라 청문회 준비기간도 턱없이 부족하게 정해졌다. 인사청문회 준비기간을 대법관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시점부터 실제 청문회가 시작하는 시점까지로 계산한다면 이는 대법관 인사청문회의 준비기간은 평균 7.8일에 불과했다.

인사청문회법에서는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지 15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만큼 인사청문회 준비기간은 보름정도이다. 그렇다면 이번 인사청문회는 이 같은 기간을 절반밖에 이용하지 않은 것이다. 법적으로 충실한 인사청문회를 위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있었음에도 6일 정도 서둘러 청문회를 진행한 셈이다.

지난 2000년 7월부터 2005년 11월까지의 인사청문회 준비기간이 평균 12.1일이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3.3일이나 줄어들었고, 지난 해 11월 3명의 후보자(김황식, 박시환, 김지형)에 대한 인사청문회 준비기간이 평균 13일이었던 점과 비교해보아도 4.2일이나 줄어든 셈이다.

후보자 자질 검증 차원에서 후보자들이 별로 검증할 것이 없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라면 이런 현상을 일부 수긍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에서도 후보자들이 답변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고 서둘러 답변을 마무리짓게 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있었던 바, 청문위원들 스스로 청문회 진행시간을 애초부터 짧게 잡아 충실한 질의와 답변을 불가능하게 만든 책임이 있다.

청문회 시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후보자에 대한 간접적 검증을 하기 위해 부르는 참고인을 확정하는 것도 참고인 신문 당일날 이루어지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국회의 청문회가 준비가 얼마나 무성의했는지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대법관 인사청문회는 충실한 인사검증을 해야 할 국민적 의무가 있는 국회의원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청문회 준비기한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았고 질의 및 답변시간도 대폭 줄이는 등 충실한 검증 의지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청문회였다.

실질적인 정책법원으로 그 역할을 강화하고자 하는 대법원의 시도를 감안한다면, 대법관의 정책관이나 가치관은 우리 사회에서의 법치이념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할 것이다. 이 점에서 대법관 후보자들의 자질과 가치관, 정책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더없이 중요한 국회의 사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인사청문회는 이런 시대적 요청에 진정으로 충실한 국회의 모습을 보이기에는 너무도 모자랐다는 아쉬움을 떨칠 수가 없다.

3. 이같은 외형적 측면뿐만 아니라 일부 청문위원들의 질의내용에서도 과연 청문위원들이 대법관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할 의사가 있는지 의심케 하였다. 물론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일부 청문위원들이 진지하고 내실있는 질문을 통해 나름대로 청문위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한 점이 없지 않았다.

일부 청문위원들의 경우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할 뿐만 아니라 이를 공개하는 것에 대한 후보자들의 견해를 질의함으로써 여론으로부터의 사법권 독립에 대한 소신을 묻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의 경우는 사법권 독립에 대한 소신을 묻는 차원의 질의가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을 비판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을 가진 질의에 불과하였다.

또 일부 청문위원들은 참여정부의 종합부동산세 신설을 비롯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하여 질문했다. 하지만 이같은 질문이 사회현상이나 정책방향에 대한 질의와 답변을 통해 후보자의 철학과 성향을 파악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정책이 실패했다는 것, 또는 정당했다는 것을 주장하려고 하는 의도에서 나온 것도 있었다.

과거에도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소신과 성향을 파악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당리당략적 태도를 보인 질문들이 빈발했는데, 이번 청문회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완전히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4. 한편 참여연대는 이번 청문회를 통해 이홍훈, 전수안 두 후보자의 경우 대법관으로서의 자질이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한다.

두 후보자의 경우 여성 문제를 비롯하여 사형제, 국가보안법 등 사회적 약자문제 및 인권문제와 관련하여 일관되게 진보적이거나 개혁적인 소신을 드러낸 바, 이 두 후보자가 대법관이 된다면 대법원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인권을 수호하는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박일환 후보자의 경우 과연 대법관으로서 노동사건 등에 있어 사회적 약자와 사안의 특수성을 충분히 감안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게 하였다. 노동법원에 대한 질문을 받은 박 후보자는 노동법원을 설립해서 노동자를 보호하면 경영자들이 반대할 것이며 법원은 중립을 지켜야 하므로 노동법원 설립에 반대한다고 답변하였다. 하지만 노동법원의 문제는 행정법원이나 특허법원처럼 노동권과 노동사건의 특수성을 감안한 전문법원이 필요한가가 주요 쟁점인데, 경영자들이 반대할 것이라는 이유로 노동법원 설립을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이 아닐 수 없다.

또 박 후보자는 ‘일반적으로 사형제가 범죄예방효과가 있다’며 이를 근거로 사형제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냈는데, 국민의 기본적 생명을 다루는데 깊이 고민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갖게 하였다. 이런 점에서 과연 박 후보자가 대법관으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추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안대희 후보자와 김능환 후보자의 경우 특별히 평가할 지점이 없었다.

5. 참여연대는 인사청문회를 통한 확인된 후보자 개개인의 자질에 대한 이같은 평가를 반영하여 임명동의안이 처리되어야 할 것이라고 보며, 아울러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충실한 인사검증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게 청문회를 운용하는 일이 앞으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끝.

▣ 별첨

역대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준비기간 및 진행시간

사법감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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