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총장 후보 나선 헌법재판관, 헌재의 위상이 이것밖에 안 되었나?


더 이상 헌재의 위신을 실추시키지 말고 하루빨리 자진사퇴하길
한겨레 등의 보도에 따르면, 김희옥 헌법재판관이 동국대 총장 선출에 입후보했다고 한다. 김 재판관의 행태는 헌법과 국민의 인권을 수호하는 최고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위신을 실추시키는 부끄러운 처신이 아닐 수 없다. 참여연대는 김희옥 재판관이 국민이 부여한 헌법재판관으로서의 막중한 직책을 유지할 의지도, 자격도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 보고 하루빨리 헌법재판관 직을 정리할 것을 정중히 권한다.
임기를 1년 10개월여나 남겨둔 시점에 헌법재판관 직을 유지한 채 동국대 총장에 입후보했다는 것은 만약 총장으로 선출되지 않으면 계속 헌법재판관직을 맡겠다는 것인데, 공직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도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용납되기 어렵다. 나아가 헌법재판관이라는 직책이 대학총장보다 못한 하찮은 자리라고 생각했다면 더 이상 헌법재판관으로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인권을 지킨다는 사명과 명예심만으로 가득찬 이가 맡기에도 무거운 자리가 헌법재판관직이다. 하기야 헌법재판소보다 더 역사가 깊은 대법원의 대법관직조차 임기를 절반만 채우고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국무총리로 자리를 옮긴 김황식 전 대법관의 전례가 있으므로 덜 놀라운 일인지도 모른다.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직에 오를 만큼 법조경력 20~30년에 이르는 대한민국 법률가들의 처신이 이 정도라는 사실이 실망스러울 뿐이다.

국가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을 결정함에 있어 헌법재판소가 스스로의 헌법적 위상을 훼손했다고 비판받는 사례가 근래 들어 잦아졌다. 김 재판관의 처신으로 인해 헌법재판소의 위상과 체면은 더욱 추락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다. 스스로 헌법재판관직을 수행할 의지가 없다면, 동국대 총장으로 선출되는 것과 무관하게 내일이라도 당장 헌법재판관직을 사퇴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위신을 조금이라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김 재판관의 올바른 처신을 촉구한다.
차제에 새로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경우, 다시는 이같은 부끄러운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헌법재판관은 헌법재판소의 위상과 책무에 대한 철저한 소명의식을 갖춘 인물이 임명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9개의 헌법재판관직중 하나는 검찰출신 몫이라고 하는 정치적 관행을 답습하는 것을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 법무부차관을 지낸 김 재판관의 후임에 후보자의 소신이나 자질과 상관없이 검찰출신 인사를 선임하는 것은 더 이상 명분도 실익도 없다. 헌법재판소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하며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는 원칙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JWe2010120100.hwp– 논평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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