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사법개혁 2018-11-13   1287

[논평] 법원개혁 좌초 시도하는 법원, 묵과할 수 없는 일

법원개혁 좌초 시도하는 법원, 묵과할 수 없는 일

대법원, 사법행정회의 무력화 문건 즉각 공개하고 해명해야

비법관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 구성안에 법관 의견수렴 나선 대법원장 조치도 부적절

국회, 법원개혁 저항 움직임 방치말고 사법행정 입법 나서야

 

법원이 중차대한 법원개혁을 좌초시키려 하고 있다. 사법농단의 근원지였던 법원행정처의 권력 집중과 법관 관료화를 이름과 구조만 바꿔 유지시키고, 비법관 참여를 통한 사법행정의 개혁이라는 요구에 귀를 닫은 채 다시  ‘셀프개혁’으로 회귀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법관들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움직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임지봉 서강대 교수)는 법원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법원 개혁을 사실상 좌초시키려는 행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참여연대는 이 같은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아울러 국회도 법원개혁에 더이상 방관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어제(11월 12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사법행정회의가 구성된 후 현 법원행정처의 집중된 행정 권한을 사법정책연구원이나 사법연수원 등으로 분산 이관시키고, 그 이후에도 현직법관들과 법원행정처 처·차장 등이 관여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의한 업무이관 문건을 작성했다고 한다. 기존의 법원행정처 기능 중 정책 관련 업무 대부분을 사법정책연구원에 이관하면서 다시 법원행정처장의 정책 결정 및 집행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려고 했다. 업무부담만 나누면서 실질적 영향력은 유지하겠다는 조삼모사식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사법농단을 가능하게 했던 법관 관료화 문제와 법관 일색의 폐쇄적 사법 행정을 여전히 유지하겠다는 의도이자, 비법관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총괄기구로서 사법행정회의를 무력화하는 것이다. 법원행정처의 비(非) 법관화라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약속과도 배치된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즉각 해당 문건을 공개하고 이런 문건을 만든 진의에 대해서 책임있는 해명을 내놔야 할 것이다. 또한 이 문건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도 보고되었는지 밝혀야 한다. 

 

같은 날(12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한 조치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법발전위원회의 사법행정회의 구성안에 대해 외부의견을 수렴하기는 커녕 법원 내부 의견수렴을 다시 하겠다고 법원 내부망을 통해 밝힌 것이다. 사법행정회의 구성안 초안을 만든 후속추진단이나 사법발전위원회가 지나치게 법관사회의 영향력을 많이 받도록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에도, 김명수 대법원장은 후속추진단에게 불과 3주 남짓한 기간에 사법행정회의 구성안을 제출하도록 하여 참여연대는 그 과정의 성급함과 폐쇄성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최근 후속추진단은 법관과 비법관이 참여하는 총괄기구로서 사법행정회의 구성안을 다수안으로 제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김명수 대법원장은 되려 법원 내부 의견수렴을 더 하겠다고 한 것이다.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9월 13일 법원의 날 기념사에서 사법행정 구조의 개편 등에 대해 국민적 요구와 눈높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국회, 행정부를 비롯한 외부 기관이나 단체가 함께 참여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불과 두달도 지나지 않아 이를 뒤집는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주지하듯 법원 개혁은 집중된 법원행정처의 권한을 그저 법관 중심의 몇몇 내부기구로  분산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사법 정책의 결정 과정 전반에 법원 외부의 참여와 통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법원행정처의 권한을 사실상 유지하려는 법원 내부 문건이나 내부 법관 의견만 수렴하겠다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조치는 여전히 법원이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파악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를 포함한 현재의 법원체제를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를 거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더 이상 법원개혁에 저항하는 일부 법관들의 시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국회, 법조계, 학계와 시민사회 등 외부 의견을 실질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국회도 더 이상 사법 독립 침해라는 궤변에 눌려 상황을 방관해서는 안된다. 사법농단에 대한 반성도 없을 뿐더러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법원 개혁을 저지하려는 일련의 시도를 묵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사법행정을 입법으로 개혁하는 것은 엄연한 국회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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