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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개혁
  • 2019.07.14
  • 254

"답은 공수처밖에 없다" 

권력이 있는 자에게는 관대하고, 없는 이들에게 가혹한 한국 검찰. 검찰이 막강한 권한을 정권에 따라, 입맛에 따라 휘두를 때마다 시민들은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수사기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요구해왔습니다. 현직 검사의 성추행 폭로와 수사 외압 의혹까지 제기된 지금, 검찰의 '셀프 수사', '셀프 개혁'은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로 공수처 설치를 막고 검찰개혁을 온 몸으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공수처 반대 입장을 바꾸고 20년 간 묵혀왔던 사회적 과제인 공수처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경실련, 민변, 참여연대, 한국투명성기구, 한국YMCA전국연맹, 흥사단)>은 공수처 법안을 논의해야 할 국회 사법개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모니터링하고 국회를 압박하는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 기고글은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공수처수첩 연재글 보러가기]

 

반쪽짜리 공수처의 불안한 시작, 실망스럽다

[공수처수첩㉑] 공수처 신속처리안건에 대한 건설적 비판위한 토론회 후기

 

연미현 참여연대 자원활동가

 

7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설치 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주관,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과 국회의원 박지원∙박주민∙여영국 3인의 공동주최로 있었다. 한상훈 교수(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발제를 중심으로 4명의 지정토론자가 공수처 설치법안 관련 활발한 토론을 하였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신속처리대상안건(일명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안과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안 2가지를 중심으로, 2017년 제출된 참여연대의 법안과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안 총 4가지 안을 비교하며 바람직한 공수처 설치 방향에 대하여 고민할 수 있었다.

 

발제자 한상훈 교수는 검찰 권력의 분산과 견제를 공수처의 중요한 목적으로 보고, 기소독점주의에서 기소 다원주의로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안하였다. 현재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기소권을 공수처에도 부여함으로써 기존의 권위적이고 독점적인 사정 방식을 민주적∙분산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것으로 본 것이다. 권한의 분립과 상호견제의 원리를 채택하여 검찰 권력을 분산하고, 부패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적으로 개선하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백혜련 의원안과 권은희 의원안은 공수처의 설치와 운영에 있어 결정적인 하자는 없으나, 그 공정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몇 가지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음을 지적하였다.

 

현실 반영 못한 공수처장·공수처검사의 임기

 

첫 번째는 공수처장의 임기 관련 문제이다. 백혜련 의원안은 공수처장의 임기를 3년으로 제한하고 중임을 금지하고 있으며, 권은희 의원안은 2년의 임기에 중임 1회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간은 실제 공수처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너무 짧아 공수처의 중립성에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공수처장을 지낸 후 개인의 직업 선택도 크게 제한이 되는 상황에서 단기간의 임기로만 운영하여, 적임자가 나타나더라도 그 직을 수행하기 꺼릴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발제자는 임기를 4년 정도로 하되, 총선에 맞추어 신임투표를 하도록 하여 공정성에 대한 재신임을 묻는 방식을 제안하였다. 일명 '미주리 방식(Missouri Plan)'이라는 재신임 투표 방식의 제안은 신선하였으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할 수 있는 사건에 대한 무리한 수사 및 기소가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들었다.

 

두 번째는 공수처 검사의 임기 문제이다. 백혜련 의원안은 3년으로 하고 연임을 3회로 제한하여 최장 12년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일반 검사와 비교했을 때 너무 불리한 조건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권은희 의원안과 같이 연임 횟수를 제한을 삭제하거나, 일반검사와 마찬가지로 정년을 보장하되 적격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안정적인 직위 보장을 통하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가장 논란이 많았던 부분은 역시 '기소권'에 관한 것이었다. 백혜련 의원안은 검찰, 경찰, 법관에 대해서만 공수처가 수사와 기소를 하도록 하고, 나머지 고위공직자에 대해서는 수사만 한 뒤에 검찰에 사건을 이첩하도록 하여 최종적인 기소 여부는 검찰이 결정하도록 하였다. 불기소에 대하여 재정신청이라는 보완 장치를 두기는 하였으나, 정치적 타협의 불가피성을 고려하더라도 기소권을 온전히 갖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또한 불완전한 기소권을 가진 공수처 검사의 영장청구권에 대하여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기소 대상은 백혜련 의원안과 동일하지만 권은희 의원안은 일반인으로 구성된 기소심의위원회를 두어 기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어 그 실효성과 효율성 측면에서는 의문이 든다. 

 

발제자는 백혜련 의원안에 대한 수정 방향으로 기타 공직자에 대해서도 기소권을 인정하되, 남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피고인이 기소적부심사를 고등법원에 신청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다만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이른바 '시간 끌기'를 통해 부정적인 여론이 가라앉기를 기다려 실질적 기소가 이뤄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 점은 정책설계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의 설치, 시스템 변화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

 

공수처가 온전한 기소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수 토론자가 동의하였다. 현재 검찰의 기소독점이 무리한 고소로 인한 문제도 있으나, 기소해야 하는 사건을 기소하지 않아서 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김학의 사건은 2013년과 2014년에 수사 선상에 올랐으나 경찰이 신청한 영장이나 통신사실 조회 신청이 다수 기각되고, 동영상 확보 과정 역시 여러 차례에 걸쳐 영장 신청이 반려되는 등 소극적 수사로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그런 점에서 '기소 다원주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안은 중요한 의의가 있다. 가장 이상적인 권력의 분할은 정보∙수사∙기소를 분리해 각각의 역할을 독립시키고 서로 견제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공수처를 신설하여 검찰의 기능 중 일부를 기능적으로 분립을 시켜 서로 견제토록 해야 한다.

 

또 두 의원의 안은 '부패방지'라는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백혜련 의원안은 홍콩의 염정공서, 싱가포르 탐오조사국을 모델로 하여 공직자 비위 근절을 제안했다.

국가적 반부패 풍토 조성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며,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정부패를 독립된 위치에서 엄정 수사하고 이를 척결하여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부패는 개인이 독단적으로 부패한 행위를 한 결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위를 제대로 제재하지 못하는 체제∙사회적 시스템의 총체적 문제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는 관점이 제기되고 있다. 전자가 개인의 범죄라면 후자는 부패를 용인하고 내재화한 시스템의 문제다. 결국 공수처의 설치는 단순히 일탈적인 행위를 단속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부패할 가능성이 높은 시스템의 구조를 고쳐 부패한 행위가 어렵게, 혹은 즉시 적발되도록 하는 총체적 시스템의 변화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공수처의 '온전한 기소권'은, 공수처를 독자적인 목적을 가진 수사기구로 현재 형사 소송 체계에 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가장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수사에만 멈춰서는 안 되고 그 이후 기소와 기소유지까지 온전한 기능을 할 때 권력의 구조적 분할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두 개 법안은 그 부분에 있어서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해당 법안은 여러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이뤄낸 타협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또한 불완전한 시작이라도 우선 도입하여 시행되는 과정으로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전과 다른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단계라 본다면 두 법안 역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후에 제도의 개선을 통하여 더 나은 시스템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수처 법안 처리, 변화의 종착점 아닌 시작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사법농단, 그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어느 때보다 사법부의 개혁에 대한 갈망이 높아진 때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정치권의 응답은 지나치게 더뎠다. 그 결과 공수처안은 국회에서의 물리적 충돌까지 거치며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것 치고는 반쪽짜리 기소권만을 지닌 불완전한 것이라는 점에서 실망스럽다. 다만 변화의 과정을 앞두고 처음부터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한다면 지금 검찰의 기소 독점에 대하여 균열을 일으키는 것에서 현재 공수처 법안들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공수처 법안은 빨리 처리되어야 할 것이나, 결국 그것은 변화의 종착점이 아닌 시작점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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