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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감시紙
  • 2002.05.07
  • 4019
현실과 논의의 배경

"검찰총장의 직분은 그 어는 직분보다도 정치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직분이므로 검찰총장은 각별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역대 검찰총장들이 이와 같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였으며, 그 정치적 중립성 훼손행위가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암적인 존재로 국민일반에게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우리의 역대 검찰총장들이 집권자와 집권층에 이른바 "여당편들기"에만 급급하여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였고, 1995.9.15.까지 역대 검찰총장 26명중 13명이 퇴직 후 2년 안에 법무부장관 등으로 임명되고......"(97헌마26 소수의견)

"검찰은 그 소속상 행정부의 일원으로서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명령체계에 포섭되어 있지만 업무의 성격이 준사법적인 것이고 신체의 자유라는 중대한 기본권을 다루고 있어 검찰권이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면 민주주의의 바른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 특히 검사동일체의 원칙을 고려할 때 검찰의 수장인 검찰총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그 직무를 공정하게 수행하며 균형잡인 검찰권을 행사하게 함으로써 형사사법의 공정과 국민의 기본적 인권보장이 가능하다 할 것이다."(1997. 7. 16 97헌마 26)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제청을 받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헌법 제89조16호, 검찰청법 제34조)

각국의 검찰총장 임명제도 고찰

미국은 연방법무부장관 겸 검찰총장과 연방검사는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때 대통령은 상원의 조언과 동의를 받아야한다. 상원은 이러한 인준절차의 하나로서 인사청문회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검찰총장을 비롯한 연방검사는 전통적으로 임기와 관계없이 대통령의 요구에 의하여 사임하고 대통령이 교체될 경우 함께 바뀌며 대부분 대통령과 정당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대통령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하는 정치적인 직책에 해당하며 전문관료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미국의 대부분 주와 카운티에서 주검찰총장과 카운티 검사장은 지역주민의 선거에 의해 선출되며, 임기도 주와 카운티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4년이다.

독일의 경우 연방검찰총장과 연방검사는 연방법무부장관의 제청과 연방상원의 동의를 거쳐 연방대통령에 의해 임명되고, 고등검사와 검사장 및 검찰총장은 주정부의 수상에 의해 임명된다.

한편 일본의 검사총장은 내각에 의하여 임명되고 천황이 이를 인정한다.

현행법률상 인사청문회의 대상

현행 인사청문회법은 그 임명에 국회의 동의를 요하는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감사원장 및 대법관과 국회에서 선출하는 헌법재판관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을 인사청문회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에서 선출하지 않는 헌법재판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이 배제되므로 형평성의 문제 및 인사청문회제도 취지가 반감되는 문제가 있다. 여기에는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국가정보원장, 공기업사장 등 정부산하단체의 주요직 불포함문제도 포함된다.

검찰총장임명에 인사청문회 도입여부 검토

대통령제 국가는 행정부와 사법부에 대한 견제 및 민주적 정당성 부여라는 측면에서 의회가 고위공직자의 임명에 동의여부를 표하거나 직접 선출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 현재 공직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제도를 시행하는 나라로는 미국과 필리핀을 들 수 있다. 미국의 경우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의해 특정 고위관료에 대하여는 상원의 인준을 받도록 하고 있으며, 상원에서는 그 인준절차의 하나로서 인사청문회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법무부장관직을 겸임하는 연방 검찰총장이 여기에 포함된다.

상원 의사규칙에 의하면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하고자 하는 인물에 대한 신원조사를 30일전에 연방범죄수사국(FBI)에 요청한다. 연방수사국은 임용대상자의 학력, 경력, 병력, 납세, 재산, 가정생활 등 개인에 관한 전반적 사항을 조사하고 신원조사보고서를 작성하여 대통령에게 제출한다. 대통령은 임용대상자를 지명한 후 그 보고서와 인준안을 상원에 제출한다. 상원에 제출한 인준안은 상원 본회의에 보고된 후 해당 상임위에 회부하여 상원에서 해당 상임위별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게 된다. 인사청문회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질문과 답변시간을 한정하여 진행하며 위원회에서 가결된 인준안은 상원 본회의에서 공개표결로 확정된다.

1993년 클린턴 행정부의 검찰총장 인준청문회 사례를 살펴보면 클린턴 대통령 당선자는 1992년 12월 24일 법무부장관 겸 검찰총장으로 Z.Baird를 지명하였다. 그러나 Baird가 불법체류자를 가정부로 불법 고용했던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비판을 받게 되었고, 1월 19일에 이어 1월21일에 개최된 상원 법사위의 인준청문회에서 이 문제가 중요하게 제기되었다. 결국 클린턴 대통령은 1월22일 Baird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였다. 이후 클린턴 대통령은 후속인사에 대한 상원의 원만한 인준을 위해 법사위위원장과 논의하는 등 스크린과정을 거쳐 2월 11일 Janet Reno를 지명하였다. 결국 상원 법사위의 청문회를 거쳐 3월 11일 상원본회의에서 인준안이 통과됐으며 그때까지는 부시 행정부의 Stuart M. Gersonol이 유임하였다.

필리핀 역시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를 임명할 때 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의회는 인사위원회에서 인사청문회를 개최한다. 그 대상은 필리핀 헌법 제 12조 제16항에서 장관, 대사, 영사, 대령이상 군고위직 및 헌법상 대통령에게 임명권이 부여된 공무원이며, 인사위원회는 상원의장을 위원장으로 하여 상원의원 12명과 정당비율에 따른 하원의원 12명 등 25명으로 구성된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 대한 필요성

인사청문회제도 자체의 순기능은 공직자의 부패방지에 기여하고 새로운 공직자상의 정립함으로써 신중한 고위공직자 선정이 가능해져 지위에 적합한 인물을 선정하고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헌법기관구성에 있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며 권력통제기능이 회복되며 국민참여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현재 한국 검찰에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성 확보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회의 청문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검찰총장의 중립성이나 공정성에 대한 성향이 일차적으로 검증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임명된 검찰총장에 비해 정치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준사법적 권한을 행사하는 검찰총장은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과 유사한 지위에 있는 만큼 그 자질과, 성향, 전력 등이 엄밀하게 검증되어야 하며, 이러한 절차를 거쳐 임명되는 검찰총장은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정당성을 스스로 획득함으로써 임명권자인 대통령으로부터 자율적인 직무집행이 가능할 것이며 검찰의 중립성 제고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도입에 대한 비판적 견해

반면 비판론의 논거는 헌법상 국회동의를 요하지 않는 대통령의 인사권에 입법부가 개입하는 것은 위헌소지가 있으며 정치적 중립성 제고효과도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당리당략적으로 검찰총장 임명과정에 개입할 우려와 정치권의 타협에 따라 정치적 인물이 임명될 개연성도 있다는 것이다.

청문회의 필요성 자체에 대한 의문도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의회의 견제기능이 강하고 국토가 협소하여 청문회를 실시할 실익이 적고 미국과 달리 현직 검사중에서 임명되므로 정치적 성격이 약하고 장기간 공직생활을 통한 충분한 검증이 이뤄졌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인사청문회제도 일반의 문제점으로 제기되는 것은 대륙법계 법제에서는 채택되지 않는 제도이고 건전한 토론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우리 사회의 현실적 여건상 대상자의 기본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는 것과 여론재판의 가능성 및 국민의 사법불신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각 정당간 이해관계에 따른 정치적 갈등으로 청문회가 파행을 거듭할 경우 검찰업무 및 국정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줄 우려를 제기한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10가지 장점을 갖추는 것 보다 1가지 결점이 없는 것이 낫다'는 청문회의 적극적 검증기능 부재에 대한 비판도 상당한 것이 현실이다.

결론

이같은 현상적 분석에 따르면 인사청문회 도입에 대한 논란은 결국 '이어령비어령'식의 논쟁에 그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헌법상 권력분립원칙과의 조화문제만이 남게 된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이루어져 있는 이상 장기적으로는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여 검찰총장 등의 임명에도 국회가 관여할 수 있도록 헌법개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현행 헌법 아래에서도 인사청문회를 대통령에 대한 임명권에 대한 제한 내지 침해의 문제만으로 보는 시각을 버리고 국민의 알권리 실현 차원에서의 접근한다면 이는 가능하다고 보인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를 보조하는 기능을 갖지만 그 외에 국민의 알권리 실현기능이 점차적으로 커지고 있가 때문이다.

즉 헌법상 국회동의 대상여부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2원적으로 운영하되 국회동의 대상이 아닌 검찰총장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에 대한 재량을 법적으로 구속하지 않으면서, 즉 국회동의의 한 절차가 아니라 그 자체 국민 알권리의 실현을 위한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은 헌법합치적 제도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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