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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개혁
  • 2012.02.15
  • 3613
  • 첨부 2

법원장 재량평가로 법관의 ‘정상적 직무수행’ 여부 판단할 수 없어
고등법원 부장판사와 법원장, 5년 미만 법관은 근무평정 안 해


최근 대법원의 서기호 판사 연임탈락 결정을 놓고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법관의 인사를 당사자조차 납득시키지 못하는 불투명한 절차로 만들어놓은 법원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 특히 법원이 이번 연임탈락 결정의 근거로 들고 있는 근무성적평정은 법관의 연임에 대한 참고적 기준은 될 수 있을지언정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음에도, 이를 “믿어달라”고 강변하고 있는 법원의 태도는 더 큰 불신과 혼란만을 자초하고 있다.

 

대법원2.jpg

대법원 전경 

 

법관에 대한 근무평정은 대법원규칙 제2244호 ‘판사 근무성적평정규칙’에 따라 평가하도록 되어 있다. 이 규칙에 따르면 판사에 대한 근무평정은 소속 법원장 또는 지원장이 하며, 평정방법은 “구체적인 직무실적, 추상적・잠재적 직무능력 및 자질을 종합하여 평정자가 재량으로 평가”한다고 되어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상자가 합의부 소속 배석판사인 경우 소속 재판장으로부터 의견서를 제출받아 참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방적 하향식 평가 과정 중에서 대상자가 평가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거나 석명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전혀 주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행정부 소속 각 행정기관의 관련 예규, 또는 헌법재판소규칙과 비교해 봐도 그 차이가 명백히 드러난다. ‘헌법연구관 등의 근무성적평적규칙’을 보면 “평정대상자는 평정과 관련하여 평정자와의 면담을 요청하거나, 의견서를 평정자에게 제출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당사자의 방어권을 일정 정도 보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일방적이고 불투명한 절차를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 법관의 연임을 결정하게 된다면 그것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법관의 독립과 신분의 보장에 크게 벗어나는 것임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법원 역시 근무평정이 판사의 독립성을 해칠 위험이 있다는 판단을 이미 했었다는 점이다. 현행 규정은 2009년 개정된 것으로 그 개정이유를 “근무평정으로 인한 부담감을 불필요하게 가중시키거나 법관의 독립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이라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력 5년 미만의 판사는 근무평정 대상자에서 제외하였으며, 그 이유를 “임관 초기부터 근무평정을 의식하여 법관의 독립이 위축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법원 스스로가 법원장의 재량에 의한 근무평정이 법관의 독립을 해칠 수 있다고 보았다. 뿐만 아니라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하여 구체적 통계자료를 의무적으로 첨부하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고 평정대상자로부터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도 생략하였다. 이는 사실상 근무평정규정이 법관의 인사의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런데 이번 연임탈락 결정이 법원 말대로 근무평정에 의한 것이라면, 법원은 과거에 스스로 취한 조치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이 규정에 의하면 근무성적평정자인 법원장을 포함하여 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상에 대해서는 근무성적평정이 불가능하다. 그들 역시 법관이고 10년 임기를 채우면 연임 심사를 받아야 한다. 즉 ‘자의적이고 불투명한 근무평정’을 가지고 연임심사를 받는 것은 법관 전체가 아니라 일부의 판사들일 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러한 근무성적 평정을 법관 연임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무리다. 차한성 법원행정처장은 근무성적평정에 대해 “법원장의 전인격적 판단”이라고 말했지만, 좋게 봐도 이는 법관의 연임에 관한 참고자료 정도로도 활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보다 객관적이고 적정한 평가 방법에 의해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하여 판사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때에 한해 예외적으로 연임탈락을 결정해야지, 상당히 주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하위 5% 정도를 탈락시키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된다. 연임 탈락자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불투명하고 자의적인 기준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이번에도 법원이 이러한 사회적 우려에 귀를 닫는다면 법원을 둘러싼 벽은 더욱 높아질 뿐이다. 사법불신에 대한 책임은 법원이 져야할 것이다.

 

논평 원문

JW20120215_논평_판사근무평정연임기준될수없어.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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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사 근무평정 문제점 정리 1. 법원장 재량에 맡겨 자의적 2. 대상자의 소명기회 없는 불투명한 절차 3. 고등법원 부장 이상은 대상자가 아님. 이런 자료를 판사 연임의 근거로 사용해선 안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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