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사법개혁 1995-04-12   2723

개탄을 금할 수 없는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수준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발언에 대한 논평 발표

사법개혁을 의제로 두 차례의 법사위 간담회가 개최되었다. 두 번 모두 율사 출신 국회의원들의 직업 이기주의를 드러낸 것으로 이미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4월 10일의 법사위에서의 토론은 합리적 토론을 넘어선, 저열한 인신공격과 비논리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대법원이나 법무부의 소극적 자세를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대법원이나 법무부가 자기 밥은 자기가 챙겨 먹어야 한다. 는 주장은 무엇인가.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이 각 부처, 집단 간의 밥그릇 챙겨먹기로 변질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이때, 노골적으로 밥그릇 챙겨먹기라고 하는 발언은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의 입에서 나올 소리가 아니다.

현재의 개혁 논의에 대해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비판은 국민의 대표다운 품위와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지난번 강신옥 의원(민자당)에 이어 이번에는 장기욱 의원(민주당)이 “법대에서 고시 공부하다 안 돼 미국에 가 박사 학위를 딴 사람과 언론계에 간 법대 출신들이 콤플렉스 때문에 사법개혁을 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한번 우등생은 영원한 우등생이라는 ‘우등생 콤플렉스’에 젖은 사고방식은 차치하더라도, 나라 정책의 타당성을 콤플렉스로 진단하려는 주장에 대해 납득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더구나 장기욱 의원이 로스쿨 도입을 반대하면서 ‘미국에서 공부하고 온 대학생은 아버지를 패 죽이고, 미국 박사는 아버지를 찔러 죽인다.” 는 논거를 내세운 데 대해서는 경악할 뿐이다. 패륜적인 존속 살해범이 이 땅의 문제이지ㅈ, 남의 탓할 것이 아님은 스스로도 잘 알 것이다. 장기욱 의원이 그토록 수준이하의 논리적 지식을 자기고 있다고 해서 민주당 의원 모두, 혹은 정치인 모두를 싸잡아 비난한다면 다른 모든 의원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 아닌가. 또한 한 나라의 입법을 좌우하는 국회 법사위에서 이정도의 주장으로 우국충정 한다고 생각한다면 착각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비판에 앞서 탄식을 금할 수 없는 것은 이정도 수준의 국회의원을 계속 뽑는 우리 국민의 수준이다. 앞으로 엄정한 의정감시를 통해 논리적 기초도 갖고 있지 못한 자칭 善良들을 철저히 심판해 가야 함을 절감한다. 아울러 사법개혁과 같은 중대 과제를 밥그릇 챙기기와 상식 이하의 논리학으로 무장한 국회 법사위 같은 데 맡길 수 없다는 확신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와 사법감시센터는 국회의원의 발언과 활동 내용을 엄밀히 분석하여, 유권자와 국민들에게 의정활동의 실상을 정확히 알림으로써 차기 선거에 훌륭한 의원은 다시 뽑고 불량의원은 반드시 도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1995년 4월 12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 박호성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박은정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

jwc1995041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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