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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감시紙
  • 1995.10.02
  • 1757
전 노동부장관 이형구에게 증뢰한 기업체 관련자들에 대하여

구약식한 검찰의 결정에 대해 항의한다.


수신 : 대검찰청 중수2과장 김성호 귀하

전 노동부장관 이형구 씨가 산업은행 총재로 재직할 당시 관련 기업체로부터 수억원의 뇌물을 수뢰하고 대출한 혐의로 구속되었을 때만 해도 현직 각료를 구속한 검찰의 조치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현직 각료가 아니라 총리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법위에 있는 존재일 수가 없는 것이지만 그동안 우리 검찰의 역사에서 현직 각료를 구속한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에게는 그같은 모습이 그래도 새로이 태어나려는 검찰의 작은 용기로 해석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형구 씨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10여개 기업체들의 대표들을 모두 가벼운 구약식에 처하고 말았다는 보도를 보면서 우리는 검찰에 다시 한번 배신감과 실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들의 증뢰액은 1천여만원에서 수천만원대에 이르고 있어 그 액수가 적지 않을 뿐만아니라 이 정도 액수라면 구속도 되는 일반적인 증뢰사건에 비추어 보아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훨씬 많은 대기업의 대표들을 가벼운 벌금형에 처하고 말았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뇌물을 받음으로써 국가의 적정한 정책과 결정을 훼손한다는 것이 나쁜 일이지만 동시에 뇌물을 줌으로써 해당 공무원이 자신에게 유리한 결정을 해 주고 공무의 정당한 집행을 방해한다는 것도 나쁜 일입니다.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는 수뢰자 보다 증뢰자가 뇌물범죄를 꼬드기고 사주한다는 점에서 더욱 비난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이브를 꼬인 사악한 뱀의 모습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이러한 증뢰자의 엄단 없이는 결코 우리 사회에서 뇌물의 관행이 사라질 수 없습니다. 이미 수많은 대규모 뇌물사건에서 증뢰자를 제대로 처단하지 않았던 검찰의 관행이 바로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음은 우리가 목격한 바입니다.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는 그동안 '인천 오림포스 호텔 카지노 비리사건'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받은 검찰, 경찰, 세무 공무원들도 빠짐없이 구속하고 엄벌에 처하라고 요구하는 등 그동안 부정부패에 대한 사정기관의 행태를 주시하면서 엄정하고 균형있는 법집행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증뢰자를 그대로 구약식하고 만다면 이것은 앞으로도 많은 기업체들이 마음대로 뇌물을 주고 공무원을 매수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으려는 마음을 조장하고 말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검찰은 구약식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들 증뢰자에게 형평의 원리에 맞는 법집행을 통해 이들에게 엄벌을 가함으로써 국민의 오해를 씻고 검찰의 명예를 회복하기 바랍니다.

1995년 6월 12일


위의 사안에 대하여 같은 날 담당재판부(서울지방법원 합의23부 이윤식 판사)에 통상회부할 것을 건의하는 서한을 발송하였다.

그 후 법원은 6월 19일 이형구 전장관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약식기소된 22개 기업체 임원 중 12명을 정식재판에 회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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