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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개혁
  • 2020.05.29
  • 1176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지는 것. 검찰에게만 유리한 조서 증거는 제한되어야 합니다.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피의자를 상대로 범죄와 관련된 사실을 조사하고, 진술 등을 기록하는 '피의자신문조서'. 유죄판결을 받아내야 하는 검찰이 작성하는 만큼 검찰의 주관을 토대로 작성됩니다. 기본적으로 검찰에게 유리한 자료인 셈이고, 검사가 작성하는 만큼 조사받은 당사자가 이야기한 뉘앙스와 다르게 기록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서는 막상 법정에서 조사 받은 당사자가 "저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닙니다" 하고 부정하더라도, 법원의 판단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재판에서 검찰측에게 기본적으로 유리한 구조로 작용하기에, 실체적 진실은 검찰청이 아닌 법정에서 가려져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대원칙을 무력화해왔습니다. 

 

최근의 한 보도에 따르면 법원이 검사 작성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경찰이 작성한 조서와 동일하게 조정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유예기간 없이 시행돼도 재판에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지난 1월 국회에서 개정된 형사소송법 제312조 1항은 검사가 작성한 조서에 대해 법정에서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내용을 인정할 때에만 증거로 채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통상적인 법 개정 시행 유예기간에 비해 터무니없이 긴 4년까지 시행을 늦출 수 있도록 부칙을 두었습니다. 수십년만의 법 개정인데 4년이나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 때문에 참여연대는 유예기간 축소와 조기 시행을 촉구했었습니다(함께 보기). 법원도 즉시 시행에 동의한 만큼, 검사 작성 피의자 심문조서의 증거능력 제한은 공판중심주의의 실현을 위해 하루빨리 시행되어야 합니다. 

 

조서재판 관행의 근절, 인권침해 수사관행 근절,공판중심주의 실질화의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청와대 '국민을 위한 수사권개혁 후속 추진단'은 오는 8월부터 개정된 내용을 시행하는 방침을 굳혔다고 합니다. 그런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검찰청 모 관계자는 ‘아무런 제도 보완 없이 증거능력 개정 규정을 시행하면 형사사법 제도 붕괴 우려가 있다’고 우려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러나 검찰에게 부여된 과도한 권한이 줄어든다는 것 말고는 형사사법 제도의 붕괴를 우려할 근거는 없습니다. 공판중심주의는 우리 사법의 대원칙 중 하나입니다. 검찰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 능력 제한은 그간 형해화되어왔던 공판중심주의를 회복하고 형사사법제도를 바로세우는 ‘제도 보완’입니다.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과도한 증거능력은 형사재판의 양 당사자인 검사와 피고인 간의 대등한 재판을 어렵게하고, 사전 심증형성이라는 ‘조서재판’의 폐해를 반복 재생산해왔습니다. 또한 검찰이 공소사실 입증에 유리한 조서를 만들기 위해 참고인 혹은 피의자에게 강압적 수사를 한다는 인권침해 수사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오랫동안 검사작성 조서 증거능력 제한을 주장해왔고, 국회에서도 2005년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2010년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조서능력 제한이 논의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매번 검찰이나 검찰 출신 국회의원 등의 반대에 부딪혀 개정되지 못하다가, 올해 1월에야 개정될 수 있었습니다. 검찰의 준비기간을 고려해도, 4년의 시행 유예기간은 터무니없이 긴 시간입니다. 공판중심주의 실질화와 인권친화적 검찰 수사 관행 확립을 위해 지체없이 시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논평 [원문보기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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