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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헌재인사
  • 2011.05.26
  • 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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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후 변호사 활동, 공수처 반대” 답변 부적절해
‘남성ㆍ서울대ㆍ현직법관’, ‘위장전입’이 대법관 필수요건인가?

어제(25일) 박병대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답변과 청문회 중 답변에서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사실상 거부했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하는 등 대법관 후보자로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더구나 박 후보자 스스로 시인한 바와 같이 ‘위장전입으로 인한 주민등록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었고, 다운계약서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하태훈, 고려대 교수)는 박 후보자가 사법부 최고위직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인식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대법관직에 적임자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9일 참여연대는 박 후보자에게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을 해줄 수 있느냐”는 공개 질의 내용과 관련해 김부겸 위원장(민주당, 경기 군포시)의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았던 것을 어떻게 보답하고 환원할 것인지, 공익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 숙고하여 적성과 능력에 맞는 활동을 하겠다” 라며 즉답을 피해갔다.

또한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이하 ‘사개특위’)에서도 논의된 바도 있는 ‘대법관ㆍ헌법재판관ㆍ검찰총장 등 장관급 법조인에 대한 변호사 개업 제한 권고규정 신설’과 관련한 견해를 묻는 질의에서도 박 후보자는 “고위직 법조인의 변호사 활동이 단지 경제적 이득만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고, (중략) 공익적 활동이나 시민에 대한 법률서비스 제공에 기여하는 방법으로 활용될 공간은 얼마든지 있다”고 답했다. 또 권고규정이 아닌 강제규정으로 입법해야 한다는 참여연대의 주장에 대해서 “과잉금지 위반 등으로 논란이 발생할 우려도 있으므로, 법률로 규정하는 것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참여연대는 대법관 등 최고위직 법조인들이 스스로 ‘전관예우’의 수혜를 당당히 거부하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보여 달라는 취지로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 후보자의 답변을 보면, 이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판단된다. 후보자 답변대로 퇴임 후 “경제적 이득 목적”이 아닌 “공익적 활동”을 할 생각이라면 오히려 대형로펌 취업과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으면서도 공익적 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또한 공수처 설치에 대한 견해를 묻는 서면질의에 대해서도 박 후보자는 “판사와 검사의 비리만을 조사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수사기관을 설치할 정도로 판사와 검사의 행태에 심각한 문제가 현존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전제하며, “외국에 대하여 우리 사법시스템이 매우 부패하고 문제가 많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며, 법관들의 자부심에도 불필요한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반대한다”고 답변했다.

그간 학계와 시민사회는 권력형 비리 수사에 있어 권력의 입김에 흔들리던 검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고위공직자 수사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 한겨레신문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81%가 특별수사청 설치에 찬성하고 있다. 이는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반영된 결과라 할 것이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내며 사법행정과 정책에 정통했다는 평가를 받는 후보자가 공수처 설치 논의와 관련한 그간의 맥락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국회 사개특위에서 그간의 공수처 논의에서 훨씬 후퇴한 ‘특별수사청 설치’ 방안조차 검찰과 법무부 등 개혁대상기관들과 검찰 출신 여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특위 활동시한인 6월 내 입법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박 후보자가 공수처를 단순히 판ㆍ검사의 법조비리 수사기구 정도로 인식하며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실망스럽다.

이 정부 들어 임명된 대법관의 구성을 보면, 양창수 대법관을 제외하고는 신영철ㆍ민일영ㆍ이인복ㆍ이상훈 대법관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남성ㆍ서울대ㆍ현직 법관’ 일색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박 후보자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에 더해 박 후보자는 최근 임명된 대법관들과 같이 위장전입에 따른 주민등록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번 정부 들어 임명된 대법관들은 ‘남성ㆍ서울대ㆍ현직 법관’과 ‘위장전입’ 전력이 필수요건처럼 되버렸다.

‘남성ㆍ서울대ㆍ현직 법관’ 출신의 엘리트 법조인들만으로 구성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사회적 약자들의 입장을 충실히 담아낼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위장전입 등 실정법 위반이 확인된 대법관들로 채워지는 사법부, 그런 사법부가 내리는 판결에 국민들이 신뢰를 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오랜 불신을 해소하는 데 있어 대법관ㆍ헌법재판관 구성의 다양화와 함께 이들에 대한 높은 도덕성이 절실한 이유이며, 이후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의 인선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물론 박 후보자가 사형제를 폐지하고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게 적절하다고 답하거나, 국가보안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오남용 여지가 있어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해서 대체복무제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사법행정ㆍ정책분야에 있어 법원 내에서도 누구보다 경험이 많은 박 후보자가 퇴임 후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고 답변하거나 국민적 요구사항인 공수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사법부 최고위직인 대법관으로서 부적절하다. 이 현안들 모두 사법부 뿐 아니라,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오랫동안 사회적 논의를 이어온 문제들이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오늘 있을 대법관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에 앞서 박 후보자가 적절한 인물인지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해야 할 것이다.

JWe2011052600_박병대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논평.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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