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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면
  • 2013.04.23
  • 647

국회, 사면법 개정에 조속히 나서라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EC%9E%84%EC%A7%80%EB%B4%89_01.jpg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사면법 개정 법률안에 대한 입법청문회가 열렸다. 이명박정부 말인 지난 1월 29일에 측근들에 대한 이른바 '보은사면'이 있은 후, 대통령 사면권 제한에 대한 여론이 비등했고 사면법 개정에 대해 여야 법사위원들 간에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마련된 자리였다. 외람되지만 필자도 여기에 진술인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그 소회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어제 입법청문회에서는 사면권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므로 함부로 법률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일부 제기되었다. 그러나 헌법 제79조 제1항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하게 하고 있다. 즉, 국회가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에 관여하고 그 남용을 법률 제정을 통해 제한하라는 것이 헌법의 명령인 셈이다. 



 

따라서, 사면권은 대통령이 국회의 견제없이 자의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고유권한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국회가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를 통제하는 효율적 법조항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헌법적 명령을 방기한 직무유기이며, 지금에 와서야 사면권 남용을 제한하는 입법청문회가 열린 것이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사면법은 1948년 정부수립 직후 이승만 정권 하에서 두 번째 법률로 제정·공포된 법률이다. 그러나 그 후 65년간 제대로 된 법 개정이 거의없이, 원형의 모습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 허술한 사면법에 근거해 100여 차례의 사면이 단행되었다. 문민정부인 김영삼정부 이후에도 20년 동안 31회의 특별사면이 있었다. 사면이 줄곧 남발된 것이다. 특이한 점은 문민정부 이후, 사면 대상자의 범위가 오히려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특별사면 이전 법원 의사 반영돼야



대통령 친인척이나 정치적 측근에 대한 유권무죄식 보은사면, 재벌총수들에 대한 유전무죄식 봐주기 사면이 어느 정권이냐를 막론하고 내내 기승을 부렸다. 특히 친인척이나 측근들에 대한 사면은 사실상 대통령 자신에게 부여되는 자기사면의 성격을 강하게 띤다. 그 비리에 사면권자인 대통령이 이래저래 직·간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을 막기 위해 지금 법사위에는 10개의 사면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해서 이 사면법 개정안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입법화 되지 못할 법률안은 없다고 본다. 각각의 법률안들이 대체적으로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을 제어할 수 있는 내용과 형식을 갖추고 있다. 법안들에 나타난 사면권 남용 방지의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특별사면을 하기 전에 대법원장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의 절차적 제한이다. 특별사면이야말로 법원의 판결을 뒤집는 결과를 초래하고 사법부의 권위를 크게 훼손하는 반(反)권력분립적 제도다. 따라서 특별사면권 행사에 어떤 식으로든 법원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둘째, 특정범죄를 정해서 이 범죄들을 사면대상에서 배제하는 내용상의 제한이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 사면의 '은혜'를 베풀지 말아야 할 범죄를 사면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법안들에서는 아동상대 성폭력과 같은 반인륜적 범죄, 내란과 외환 등 헌정질서파괴 범죄, 권력을 이용한 뇌물범죄 등이 이러한 범죄들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도 사면법에서 반인륜범죄, 테러범죄, 부패범죄에 대해 사면을 금하고 있다.



 

권력형 뇌물수수 등 사면에서 배제해야

셋째, 사면시점을 일정시점 이후로 제한하는 시기상의 제한이다. 몇몇 법안에서 유기징역의 경우 형기의 반 이상 등 일정시점이 경과하기 전에는 사면을 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이런 제한은 판결문의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사면을 받는 사면특혜자들의 출현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일본이나 미국도 이런 규정을 두고 있다. 



 

사면권 남용 방지 입법 도입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여야의 위치는 항상 바뀔 수 있는 것이고,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 제한은 여야를 떠나 국회 전체가 지혜를 모아야 할 중대사이다. 국회에서 사면권 남용을 막을 수 있는 법 개정이 하루 속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회는 또 한번 '직무유기'의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 이 글은 2013년 4월 23일 < 내일신문 > 에 기고된 글입니다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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