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미분류 2010-04-21   2359

부패 타락 검사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어제(20일) MBC PD수첩이 보도한 ‘법의 날 특집, 검사와 스폰서’ 편을 통해 박기준 부산지검장, 한승철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포함한 전‧현직 검사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지역 건설업자로부터 지속적으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 받아 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함께 21일 오후 2시 대검찰청 앞에서 부패비리 검사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 부패비리 검사 처벌 촉구 긴급 기자회견문 >
이러고도 누가 누구를 수사한단 말인가

부패 타락 검사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1997년 의정부 법조비리, 1999년 대전 법조비리, 2005년 법조브로커 윤상림 사건, 2006년 김홍수 사건 뿐 아니라, 2005년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떡값 검사 명단 폭로 등에 이어 일부 검사들의 금품 및 향응 수수 의혹이 또 다시 불거졌다.
20일 ‘MBC PD수첩’을 통해서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대검찰청 감찰부장 등 적어도 57명 이상의 전‧현직 검사들이 부산경남지역 건설업자로부터 수년 동안 금품은 물론 성 접대를 포함한 향응 접대까지 받았다는 의혹이 보도되었다. 단순한 의혹을 넘어 화면 속에 나오는 검사들의 행태는 이 땅의 검사들이 수십년간 말 그대로 부패하고 타락한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으며 바로 이 시간에도 버젓이 진행되고 있음을 웅변해주고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온갖 비리가 터질 때마다 검찰이 말해 온 ‘자성’과 ‘성찰’이라는 말이 얼마나 헛된 것이며 국민들을 기만해 온 것인지가 드러났다. 검찰은 금품 수수나 향응 접대 의혹에 대해서 늘 ‘사실 무근’ 또는 ‘과장된 것’이라고 답해 왔으나, 국민들이 그 같은 주장을 믿지 않는 데는 그 근거가 충분함이 확인되었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MBC PD수첩’의 보도를 통해 금품과 향응 제공에 대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더더욱 국민들을 경악케 한다. 이번 사건 초기, 검찰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사건 이해당사자의 일방적 주장’이라거나, 제보자를 ‘정신이상자’로 몰면서 이 사건을 덮으려 하다가 언론보도 이후 태도를 바꾸어 민간인을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산하에 고검장을 단장으로 한 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는 검찰의 이러한 대응이 아무리 민간인을 참여시킨다 하더라도 이 사건을 또 다시 ‘조사’와 ‘감찰’ 수준의 문제로 깎아내리고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징계 정도로 적당히 넘어가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국민들이 보고 느낀 이 사건을 두고 과연 검사들이 주장하듯 ‘떡값’이고 ‘인지상정’이라 할 수 있는가? 과연 몇몇 일탈한 검사들의 잘못된 관행으로 치부하고 적당히 징계 받고 옷 벗으면 끝날 수 있는 문제로 보이는가? 우리는 단호하게 주장한다. 이 사건은 포괄적 대가를 바라는 이해당사자로부터 장기적 반복적으로 자행된 뇌물죄이다. 분명 범죄행위이며 이는 응당 수사와 사법처리 대상이다.
우리가 이번 사건을 ‘뇌물’ 사건으로 규정하는 이유는 과거의 법조비리사건들과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법조비리사건의 경우 또한 법조인들과 지역토호 또는 법조브로커들이 특정사건과 관련한 구체적 청탁에 국한하지 않고, 일상적으로 금품과 향응이 오가는 관계로 얽혀 있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일상적이며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금품 수수와 향응 접대에 대해 검찰은 일종의 관행이자 친분교류라는 이유로 ‘인지상정’ 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공소시효 또는 징계시효가 지났다며 덮어버리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같은 연결고리가 더더욱 고질적이며 구조적인 부패행위라 할 것이다. 평상시에 일상적으로 금품과 향응이 오가는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두었다면 구체적 사건에 봉착했을 때 굳이 따로 로비를 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이를 이번 사건 제보자조차도 이른바 ‘보험’이라 부르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이번 사건 또한 금품 수수와 향응 접대를 ‘포괄적 뇌물수수’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스폰서 검사’ 사건도 단순히 검사들의 직무윤리 문제를 넘어서 ‘뇌물 수수’라는 범죄행위 차원에서 철저한 수사와 사법처리 등의 책임 추궁이 이어져야 한다. 이 사건에 대해서 검찰이 관련자와 책임자들을 수사해 처벌할 수 있겠냐는 국민적 불신은 과거 검찰 스스로가 보여주었던 행태에 비추어보면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검찰과 같은 준사법기관의 관련자들이 연루된 범죄행위에 대해 기존의 검찰로부터 독립된 별도의 수사기구, 즉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그러나 이 같은 수사기구의 국회 입법을 기다라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보기 때문에 1차적으로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서 진상 규명과 관련자 및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만일 검찰이 과거 각종 비리사건들에서 보였던 것과 같이 유야무야하는 행태를 보인다면, 특별검사 또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통한 재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며, 이는 결국 검찰의 또 다른 오명으로 남게 될 것이다.
우리는 검찰에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대검찰청 감찰부장 등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전․현직 검사 57명에 대해 고발장을 접수할 것이다. 아울러 공직자로서의 직무윤리 및 관리 감독상의 문제와 관련하여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하기 위해 청구인단 모집에 착수할 것이며, 공직자 행동강령 위반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 절차에 들어가는 등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
가뜩이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검찰은 지난 2년간 무리한 검찰권 행사로 국민적 불신을 자초해 왔다. 만일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이 과거와 같이 유야무야 덮으려 한다면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최소한의 신뢰조차 붕괴하게 될 것이며, 이는 결국 검찰 조직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될 것임을 경고한다. 이런 점에서 검찰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기 위해 철저히 수사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에 착수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10. 4. 21
참 여 연 대
JWe201004210a.hwp– 기자회견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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