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판결/결정 2004-09-22   2175

기업인 비리에 이어 ‘정치인 비리 선처기관’ 확인된 사법부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죄 24명중 20명 집행유예, 벌금, 형량감형 등 선처

서울고법형사8부(김치중부장판사), 최돈웅, 안희정 항소심 1심에 비해

형량대폭줄어

오늘 최돈웅씨와 안희정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8부(김치중 부장판사)는 최돈웅씨에 대해 징역1년, 안희정씨에 대해 징역1년, 추징금 4억9천만원, 몰수 1억원을 각각 선고했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법원의 판결내용에 대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는 최돈웅씨의 경우 징역 1년으로, 1심에서 징역2년6월(추징몰수 13억1천만원)을 선고받은 안희정씨의 경우 징역 1년(추징 4억9천만원)으로 감형되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정치자금을 제공한 기업인과 마찬가지로 불법자금을 받은 정치인에 대해서까지 법원이 엄벌보다는 선처를 택했다는 점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법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정치인을 일관되게 선처했다는 점은 최돈웅, 안희정 두 사람의 재판결과뿐만 아니라 참여연대가 확인한 정치자금법 위반 정치인 24명의 재판결과에서 확인되었다.

2003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된 검찰의 불법정치자금 수사와 관련하여 정치자금법 위반 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 알선수재) 위반으로 기소되어 재판중인 정치인 29명의 재판현황에 대한 참여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정치자금법과 특가법 등으로 재판중인 29명의 정치인중 현재 1심재판이 진행중인 5명을 제외하고 24명이 1심 이상 재판결과가 나온 상태이다.

이들 24명중 정치자금법보다 더 무거운 죄질에 해당하는 뇌물, 알선수재 혐의가 추가된 8명을 제외하고, 정치자금법 위반 및 그에 따른 부수적인 법위반만으로 재판을 받은 정치인은 16명이다. 그런데 이중 13명은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낮은 처벌을 받았을 뿐이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3명도 수백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불법정치자금 규모를 기록한 서정우, 김영일, 최돈웅으로 차마 법원도 집행유예 등으로 선처할 수 없는 경우에 불과하고, 그나마 이들도 2심에서는 1심의 선고형량이 대폭 낮추어져 사실상 선처를 받았다. 즉 김영일씨의 경우 1심에서는 징역3년6월이었으나 2심에서는 징역 2년으로 감형되었고, 서정우씨의 경우 1심에서는 징역4년이었으나 2심에서는 징역2년으로, 그리고 최돈웅씨의 경우 1심에서 징역3년이었으나 2심에서는 징역1년으로 대폭 감형되었다.

정치자금법보다 더 무거운 죄질에 해당하는 뇌물, 알선 수재 등의 혐의가 추가된 8명의 경우에도 2명은 집행유예, 6명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8명중 2심재판까지 선고된 5명의 경우를 보면 1명(박주천)을 제외하면 모두 2심에서 1심의 형량이 줄었다. 오늘 2심 재판이 선고된 안희정씨의 경우 징역2년6월에서 징역1년으로, 박명환씨의 경우 징역3년에서 징역3년, 집행유예 4년으로 형량이 줄어들었다.

이는 정치자금법 위반뿐만 아니라 뇌물, 알선수재 등이 포함된 중범죄자에 대해서까지 법원은 무분별하게 형량을 감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참여연대가 지난 17일 발표했던 것처럼 정치자금법 위반 기업인에 대한 법원의 재판결과에서도 현재까지 1심이 선고되었거나 형이 확정된 17명의 기업인중 추가범죄혐의가 많은 손길승씨를 제외한 16명 전원이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낮은 형량을 선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정치부패와 관련된 정치인과 기업인에 대한 재판결과를 보았을 때, 사법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기업인 선처기관’에 이어 ‘비리정치인 선처기관’이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과연 사법부가 사회정의를 세우는 기관으로 불법비리행위를 근절하는데 기여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으면 정치인과 같은 사회지도층의 비리를 선처함으로써 이러한 사건이 재발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별첨자료▣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정치인 29명 재판현황
( 2003년 말~2004년 초 )

사법감시센터

2-.htmJWe2004092200.hwp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