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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감시紙
  • 1996.12.01
  • 976
초점

민주사법의 새 세기로

김중배 (참여연대 공동대표・본지 발행인)

법은 누구의 것이며, 누구의 편이어야 하는가. 그 새삼스럽고도 어리석은 물음이 전혀 새삼스럽거나 어리석지 않게 우리의 일상을 짓누른다. 떠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국민주권과 기본권을 못박은 이 땅의 헌법이, 남루의 ‘헌 법’으로 떨어져 버렸다는 반증일 터이다.

때문에 나는 엉뚱하다면 엉뚱하게도, 이 땅의 헌법을 명색 ‘엘리트의 성소’에 모셔두기보다는, 대중의 장바닥에 풀어내야 한다는 주장을 서슴지 않는다. 만화라도 좋다. 아니, 어쩌면 만화라야 할 지도 모른다. 아이들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이 땅의 헌법을 저절로 알아 익힐 수 있게 하는 대중의 헌법책을 만들어 보자는 소망이다.

법률가는 끝내 법의 ‘마술사’이며, 저주받아야 할 이웃이어야 하는가. 역시 그 새삼스럽고도 어리석은 물음 또한 우리의 일상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여전히 법은 멀고 권력의 주먹은 가깝다는 반증일 터이다.

때문에 나는 또 다시 어처구니없다면 어처구니없는 상상력에 사로잡히곤 한다. 아이들의 장난감에서부터, 어른들의 ‘고스톱’에까지 법률가의 법률가다운 구실을 놀이의 틀 속에 끼워 넣을 수 없을까 하는 꿈이다. 그야말로 꿈같은 소망이다.

필경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가 펼쳐 온 사법감시도, 나의 엉뚱하면서 어처구니없는 발상을, 보다 진지하게 가꾸어 가고자 하는 운동의 하나임을 믿는다. 아전인수라고 나무라지만은 말아 주기 바란다. 국민이 주인되는 사법의 바탕은 무엇인가. 법의 무지를 넘어서는 법의 앎이다. 주인이 스스로 주인임을 깨닫고 행동케하는 앎의 무장이다.

물론 사법감시운동은 그쯤의 계몽적 수준에서 자족할 수는 없다. 사법의 탈선과 휘청거림을, 부릅뜬 눈으로 드러내고 바로잡아 가는 길이다. 그렇다. 그 길이야말로 가장 실천적인 계몽의 방법이기도 하며, 가장 실질적인 구원의 방법일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자부에 이르기는 멀지만, 이제 창간 한 돌을 맞은 우리의 ⌈사법감시⌋는 그 부단한 노력의 ‘성적표’이다. 우리의 땀을 뿌린 대로 거둔 결과이다. 우리는 그 이상의 과장된 평가를 바라지 않는다. 애당초 우리의 운동은, 숨가쁜 단거리 경주일수 없다는 확신으로 출발점에 나서지 않았던가.

초입의 초입에 불과한 그 길목에서, 더러는 사법감시를 ‘감독’으로 오인하거나, 실명의 비판을 비판하는 반응들이, 우리의 발걸음을 무겁게 했던 적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일찍이 다짐했던 그대로, 오해와 편견으로 빚어지는 비판과 반론까지도,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한다.

우리의 운동이 어떤 행정의 틀을 연상케 하는 ‘감독’일 수 없으며, 주인의 주인다운 구실을 다하는 감시임을 우리의 운동으로 다져 나아가고자 한다. 실명의 비판이 실명의 당사자를 음해하고자 함이 아니며, 구체적 정의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정의의 추구임을 스스로 입증해 가고자 한다.

국민이 주인되는 사법정의의 길이 아무리 멀다고 할지라도, 가다가 말아야 할 길일 수는 없다. 끝내 가야 할 길이다. 그 길을 위해서는 구체적 정의를 위한 구체적 사안의 감시와, 대안의 제시는 더욱 무게를 더해 가지 않으면 안된다. 더러는 산만해 보이기도 하는 비판에 대한 응답으로, 감시와 대안의 ‘집중’과 ‘밀도’에도 뜨거운 땀을 뿌려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근대사법 1백년을 넘긴 사법의 새 세기를, 민주사법의 새 세기로 가꾸어 나아가는데 있음을 거듭 다짐해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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