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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보호
  • 2003.03.11
  • 1387

공대위, 보호감호폐지 위한 헌법소원 제출



이문구 씨(가명)는 강도죄로 징역 5년의 형을 마치고 청송감호소에서 5년을 지낸 후 올초 출소했다. 초등학교 졸업 학력이 전부였던 그는 10년 동안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감호소에 있는 동안에는 학사학위도 취득했다. 그에게 있는 자격증만 모두 3개, 자동차정비, 전기, 타일 공사에 대한 자격증을 갖고 사회로 나오면서 그는 열심히 살면 된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그런 그가 요즘 다시 감호소 생활을 그리워한다.

"10년 동안 그곳에 있으면서 가지고 나온 돈은 43만원이었다. 자격증이 세 개나 되지만 막상 사회에 나와보니 쓸 수 있는 기술이 아니었다. 감호소에서 취득한 자격증은 그야말로 자격증을 따기 위한 자격증에 지나지 않았다. 전기기술이 있지만 콘센트 하나 제대로 고치지 못한다. 재사회화를 위한 어떤 준비도 하지 못한 채 나왔다. 가족들은 모두 우리를 버렸고 수중에 돈은 없는 상태에서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감호소에 있을 때 감호자들끼리 나가면 크게 한 건 해야 한다는 말을 나누곤 했다. 요즘은 차라리 말이라도 통했던 감호소 생활이 그립다."

차라리 징역이 낫다

3월 11일 오전 11시 참여연대 2층 느티나무 카페에서는 천주교인권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22개의 민간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사회보호법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발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송감호소 피감호인 6명을 대리해 법무부장관과 청송감호소 소장을 대상으로 헌법재판소에 사회보호법상의 보호감호제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 박찬운 변호사와 최영도 대표가 제출한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헌법재판소 관계자가 접수하고 있는 모습


구체적인 청구 취지는 △ 청구인들을 초중구금시설인 청송교도소와 시설이 같은 청송 제1, 제2 감호소에 수용해 보호감호처분을 집행하는 것 △ 청구인들에 대해 보호감호처분을 집행함에 있어 근로보상금으로 1일 1400원 내지 5800원을 지급한 것 △ 청구인이 변호사에게 발송의뢰한 서신을 감호소 소장이 검열한 행위 등이 위헌이라는 것.

최영도 공대위 공동대표는 "사회보호법은 1980년 전두환정권이 만든 법으로 사회정화라는 미명아래 삼청교육대를 합법화하기 위한 도구로 제정된 법이다. 당시 사이버 입법기관인 국가보위입법위 회의에서 제정된 악법으로 태생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엄밀히 말해 제대로 된 법률도 아니다. 이에 인권사각지대에서 유보당하고 있는 법을 고치고 폐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사회보호법은 재범위험이 있는 자와 특수한 치료가 필요한 자를 보호해 사회에 안정적으로 복귀시키자는 취지에서 비롯됐으나 실제 감호소는 가장 오지에 해당하는 경북 청송에 있다. 사회로 들어올 수 있는 교육은커녕 학대를 받은 격이다. 사회복귀를 위한 교육이 아닌 이중처벌인 것이다. 피감호인들은 차라리 징역이 더 낫다고 증언할 정도로 인권탄압을 받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자문위원회 박찬운 변호사는 "그동안 변호사들이 사회보호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낼 때마다 헌법재판소는 사회보호법이 이중처벌이 아니라고 반복적으로 판결해 왔다. 이번 헌법소원의 차이점은 변호사가 아닌 피감호자들의 발의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 사회보호법 폐지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이번에는 청송보호감호소 폐지를 우선으로 삼으려 한다"며 헌법소원하는 이유를 밝혔다.

올초 청송감호소에서 출소한 김수한(가명) 씨는 "감호소는 감호소일 뿐이지만 우리는 교도소보다 더 열악한 시설에서 살아야했다. 감호소는 우리의 재사회화에 관심이 없었다. 사회보호법은 사회파괴법일 뿐이다. 사회는 우리를 인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대위는 2003년 현재 사회보호법에 의해 보호감호처분을 받고 수용중인 피감호자는 1600명에 달한다고 밝히며 앞으로 사회보호법 폐지를 위한 거리캠페인을 비롯해 피보호감호자 백서 발간, 출소자 증언대회 등을 펼칠 예정이다.

황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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