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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보호
  • 2004.06.08
  •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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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과정에서의 변호인 참여권 확대' 토론회



검찰과 법무부 측이 그동안 변호인 참여를 사실상 유명무실화했던 제한 규정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음으로써 향후 수사과정에서 변호인 참여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변호인 '참여 방식'을 놓고 법무부와 검찰 측이 학계와 시민단체측 요구를 전면 수용할 태세는 아니어서 이 문제가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에서 중심 논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변호인 참여 제한 규정의 철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는 송두율 교수 구속사건으로 쟁점이 됐고, 최근 사법개혁위원회의 논의 주제이기도 한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변호인 참여의 확대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8일 개최했다.

이 자리에 토론자로 참석한 대검찰청 이석수 연구관은 "구속 사건 피의자에 한정했던 변호인 참여를 불구속 사건의 경우에도 인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면서 "불구속 피의자에 대한 수사기관의 변호인 참여 거부 처분에 대한 불복(준항고) 역시 허용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관은 또한 48시간 이내 변호인 참여 제한에 대해서도 "외국 입법례가 있고 초동수사의 중요성 때문에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피의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시간 제한을 없애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혀, 이 규정 역시 폐지하는 방향으로 검찰 논의가 모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검찰의 이같은 입장은 사법개혁위원회 논의 과정에 참여하는 법무부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개위 전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상훈 연세대 법학 교수는 "과거 법무부안은 피의자의 체포, 구속 이후 일정 시간(48시간) 동안 변호인의 신문참여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으나 최근 사개위에 제출된 법무부 개정안에는 이 시간적 제한이 삭제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법무부 개정안은 변호인 참여권을 구속 피의자로 제한하는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검찰과 법무부의 이같은 방침은 향후 형소법 개정에 있어 변호인 참여를 봉쇄해온 대표적인 제한 규정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의미로, 수사과정에서 변호인 참여권 확대의 중대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변호인 참여 방식엔 이견

그러나 검찰측은 변호인 참여의 구체적인 방식에 있어, '신문 과정'에서 피의자와 변호인의 자유로운 상호 대화는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변호인 참여권을 실질화하는 데는 여전히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사개위에 제출된 법무부 개정안 역시 변호인 참여권 제한 규정을 모호하게 만들어 수사기관의 자의적인 참여권 제한 가능성을 없애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석수 연구관은 "검찰은 원칙적으로 검사 신문 후 변호인의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고, 신문 중에는 필요에 따라 의견을 진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구체적 질문에 대해 진술거부권 행사 외에 특정한 답변을 유도하는 것은 신문의 본질에 반한다는 내부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선진 외국의 경우 대부분 신문 과정에서 피의자와 변호인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검사 신문 후 의견진술 기회 부여'는 변호인 참여권에 대한 심각한 제한으로 작용한다는 평이다. 이에 대해 박경신 (미국) 변호사는 "변호인의 참여 방법을 신문 종류 후 의견서를 내는 방식으로 제한하는 것은 사례를 찾기 어려운 방식"이라며 검찰 입장을 비판했다.

학계 및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의 비판에 대해 이석수 연구관은 "신문 중에도 필요에 따라 이의제기를 전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만의 경우 변호인이 소송 절차와 관련한 조언을 신문 중 자유롭게 하지만, 사건의 실체적 진술에 관한 조언은 못하게 하고 있는데, 우리도 참조할 만하다"고 밝혔다. 변호인 참여 방식에서 시민단체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셈이다. 이 연구관은 또한 "검찰이 1년 6개월 정도 변호인 참여를 시행해왔지만 실제 변호인 참여가 이뤄진 경우는 미미하다"면서 변호인 참여를 확대해도 이 제도가 큰 실효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에 대해 송호창 변호사는 "참여가 저조한 것은 변호인이 참여해도 효력이 없기 때문"이라며 "뒤에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 무슨 참여냐"고 검찰측 논리를 반박했다. 송 변호사는 "밀실수사와 고문은 전근대적인 수사 기법으로, 지금에 와서 변호인 참여 확대 문제를 밀실수사 탈피의 관점에서 제기하는 것은 시대변화에 맞지 않다"면서 "피의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수사의 과학화를 이루는 2가지 관점에서 이 문제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개정안이 변호인 참여를 제한하는 사유가 모호해, 수사기관의 자의적인 변호인 참여 제한으로 흐를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상훈 교수는 "법무부가 변호인 참여의 제한 사유로 규정한 '상당한 이유'는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면서 "신문 방해나 수사기밀 누설 등 특별한 경우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때'에 제한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인 참여 허용으로 증거 인멸, 도주, 피해자 가해 등의 결과가 발생할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한해 제한을 두자는 주장이다.

변협 역할도 강화해야

수사과정에서의 변호인 참여 확대가 일부 재력있는 피의자에게만 의미가 있는 상황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조국(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서울대 교수는 "변호인 참여가 실질적으로 피의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영국이나 미국처럼 공설변호인제도를 도입해야 하지만 예산문제가 있어 당장은 어렵다"면서 "변호사협회에서 당직변호사제도를 도입할 때는 굉장히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는데 지금은 활동이 미미한 것 같다"면서 변협 차원의 노력도 촉구했다.

한상훈 교수 역시 "국선변호인 제도를 실질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변호사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 아니냐"면서 법조인 확대에 대한 변협의 입장을 요구했다.

이 밖에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변호인 참여 제한의 구체적인 방식, 검찰수사가 아닌 경찰수사 단계에서의 변호인 참여권 문제 등도 향후 논의 및 입법과정에서 쟁점으로 제시됐다.

이날 토론회는 김진욱(민변 사법위원회 위원장) 변호사의 사회로, 조국 서울대 교수와 송호창 변호사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한상훈 연세대 교수, 김유진(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판사, 박경신 미국 변호사, 이석수(대검찰청 연구관) 검사가 참여했다.

<관련보도자료> 민변·참여연대, 수사과정에서의 변호인 참여권 확대 토론회 개최


장흥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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