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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헌재인사
  • 1996.09.02
  • 1844
  • 첨부 1

대법원의 불구속 수사원칙 확인을 환영한다


내년 1월 1일부터 개정된 형사소송법이 시행됨에 따라 영장실질심사제가 도입되고 법관이 구 속영장의 구속요건을 엄격히 심사하여 불구속 재판을 원칙으로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보도(조선일보 9월 2일자)를 접하고 우리는 이로 인해 다수의 형사피의자들의 인권이 존중되고 신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이러한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하는 바이다.

이전부터 우리의 형사소송법은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표방하여 왔고, 구속의 사유도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을 경우에 한한다고 이미 명문화되어 있다. 그러나 구속수사에 익숙해져 있는 수사기관은 수사의 편의를 이유로 대부분 구속수사로 진행해 왔었고 이로 인한 인권의 침해와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구속을 위주로 한 수사와 재판의 관행을 바꿔내고자 하는 대법원의 노력은 지금까지의 수사와 재판의 관행에 대한 반성으로 볼 수 있으며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형사절차에서의 인권신장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확립하는 것은 구속피의자의 무죄선고로 인한 형사보상이나 국가배상의 근원을 없앤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법원의 이러한 재판원칙의 수립과 동시에 수사기관에서도 인식구속에 보다 신중을 기하여야만 할 것이다. 개정 형사소송법으로 신설된 체포영장제도가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발부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고, 현행법에 의한 피의자 소환 불응의 경우 법관이 발부한 구인장에 의한 연행과 억류의 기간이 24시간에서 48시간으로 연장되는 등 인권침해가 가능한 규정들이 있다. 따라서 수사기관의 신중한 체포영장제도의 운영, 구인장발부청구가 이루어짐으로써 대법원의 방침이 온전한 뜻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거듭 대법원의 불구속 수사원칙에 대한 확인을 환영한다.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박 은 정
<별첨> 「사법감시」 3호 ‘동향’ 중 개정형사소송법에 관한 기사 중 일부 발췌

개정형사소송법의 피의자구속제도에 관한 검토
새로 도입된 체포제도, 인권보장과 오히려 멀어졌다

손동권 (건국대 법학과 교수)


개악이라 할 수 있는 체포(영장)제도의 도입
현행 형소법상 현행범 아닌 피의자에 대한 강제적 신명확보책은 긴급한 경우 법관이 발부하는 영장없이 행해지는 「긴급구속」과, 사전에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 행해지는 「구속」의 2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개정형소법은 체포(영장)제도라는 또 하나의 강제수사방법을 추가하였다. 개정형소법의 핵심내용은 다음과 같다.
검사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관할 지방법원에게 청구하여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관할 지방법원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제200조의 : 제1항). 영장발부의 청구를 받은 지방법원판사는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체포영장을 발부한다. 다만, 명백히 체포의 필요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제2항). 체포한 피의자를 구속하고자 할 때에는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여야 하고, 그 기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피의자를 즉시 석방하여야 한다.
개정형소법에 의하면, 체포의 대상은 ‘정당한 이유 없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피의자이고, 구속의 대상은 ‘도주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피의자이다. 따라서 개정형소법에 의하면 체포는 ‘도주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피의자라도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불응하거나 불응할 우려가 있을 때 사용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의 체포제도는 최근의 수사행태나 현행법에 비하여 개선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악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수설에 의하면, 현행형소법 제69조, 제71조 및 제209조를 근거로 하여 도주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는 없지만 소환에 불응하는 피의자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이 법관에게 구인장을 발부받아 강제연행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런데 피의자 구인의 요건에 대해서 현행법에 아무런 규정이 없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가능한 임의수사의 원칙을 지키기 위하여 대개 먼저 2~3회 정도의 출석요구를 하고 이에 불응하는 경우에 피의자를 강제구인하려는 것이 최근의 수사행태이었다. 따라서 개정형소법이 단 일회의 소환불응은 물론, 소환불응의 우려가 있는 경우까지도 구속사유 없는 피의자의 강제연행을 가능케 한 것은 현재 문민정부하에서 정착된 수사수준에도 못미치는 개악적 입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48 +α’, 수사편의적으로 확대된 체포기간
그리고 현행법(제71조 및 제209조)에 의하면 피의자의 소환불응의 경우에 법관이 발부한 구인장에 의한 연행과 억류의 기간은 24시간을 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이에 비하여 개정형소법상의 체포기간은 ‘48시간 플러스 알파'이다. 여기서 플러스 알파의 요소는 개정형소법이 다음단계인 구속영장의 ‘청구’에만 48시간의 시간을 허용하였기 때문에 발생한다. 즉 구속영장의 청구후 법관이 영장발부의 여부를 결정하고 그 결정이 수사기관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플러스 알파의 요소가 된다. 단순히 소환에 불응할 우려있는 피의자를 이렇게 오랫동안 감금하는 것은 우리 형소법의 대원칙인 임의수사의 원칙을 대폭 약화시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번의 입법자는 법관이 발부하는 사전영장에 의하여 피의자를 체포하기 때문에 인권침해의 우려가 없다는 반론을 제기할 지 모른다. 그러나 체포영장은 수사기관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범죄혐의에 관한 서류만을 법관이 심사하여 발부되기 때문에, 즉 체포영장 실질심사제가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체포영장의 발부에 법관이 들러리로 이용될 우려가 크다. 결론적으로, 개정형소법상의 체포(영장)제도는 현행 형소법 제69조, 제71조 및 제209조의 해석상 인정되는 피의자구인제도를 대체하는 것으로서, 그 방향은 지금까지 도주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없는 피의자에 대하여 우리 형소법이 고수하는 임의수사의 원칙을 편리한 강제수사의 원칙으로 바꾸는 것이고, 현행 24시간의 구인기간을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48시간 이상의 체포기간으로 확대하는 수사편의적 발상일 뿐이다. 피의자의 인권을 획기적으로 보장하겠다는 형소법의 개정취지와는 거리가 먼 내용이다.

긴급구속의 폐지와 긴급체포에로의 대체
현행 형소법에 규정된 긴급구 속의 특징은 형소법상의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수사기관은 영장없이 피의자를 ‘강제연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48시가 또는 72시간 동안 영장없이 ‘구금조사’할 수 있으며 또한 사후영장의 청구는 피의자를 법관에게 인치함이 없이 단순히 서면청구를 하도록 (사법경찰의 경우에는 검사를 통하여) 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선진외국의 입법례는 수사기관은 피의자를 영장없이 강제연행만 할 수 있을 뿐이고, 구금조사는 법관의 명령 또는 사후영장에 의해서만 가능하고, 사후영장의 청구시기는 대개 체포후 즉시이며 따라서 체포를 전담하는 경찰도 영장청구를 할 수 있다- 영장청구시에 피의자를 법관에게 인치하게 되어 있다. 그럼으로써 선진외국에서는 소위 영장실질심사제도가 피의자의 신체가 제한되는 초기단계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양자를 비교하면 선진외국의 입법이 피의자의 인권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개정형소법은 이러한 요구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상 수사기관이 법관의 통제없이 피의자를 유치하여 48시간동안 수사할 수 있는 폐해는 그대로 유지되었고 법관이 체포후 즉시 피의자를 신문하는 제도도 도입하지 않았다. 물론 선진외국의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긴급체포하는 단위수사기관(보통은 경찰)에 인접하여 영장을 발부해주는 법관(소위 區法官의 제도)이 상주하여야 하고, 체포경찰이 직접 법관에게 피의자를 인치하여 영장을 발부받을 수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전자는 법관인력의 대폭확대에 따른 예산 등의 문제 때문에, 후자는 영장청구권을 검사에 한하여 부여하는 헌법 제12조 3항의 규정 때문에 이를 실현하기에는 현실적인 장애사유가 있다. 그러나 개정형소법의 시행일이 내년(1997년)임을 감안한다면 그 사이에 이를 보완하여 이상적인 방향으로 개정하여도 무방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이상적인 개정이 어렵다면 적어도 그 차선책으로 법관의 통제 없이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체포하여 48시간 또는 72시간 동안 구금조사할 수 있는 긴급구속기간을 단축할 것이 요청된다. 현행 및 개정된 형소법에 의하면 수사기관이 범죄혐의자를 긴급체포하여 조사한 후 범죄혐의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체포후 48시간 이내에 석방해 버리면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즉, 범죄혐의를 받고 있는 일반 국민은 항상 수사기관에 의하여 긴급체포되어 48시간 동안 법관의 통제 없이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감금·수사당할 수 있고 사후에 그 부당함이 밝혀지더라도 어떠한 국가기관에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재의 48시간 강제수사의 폐해는 적어도 그 기간을 단축함으로써 제거되어야 한다. 그 기간은 체포후 24시간 이내에 법관의 통제를 받게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믿는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긴급체포한 수사기관이 24시간 이내에 법관에 의하여 체포영장을 발부받도록 통제하는 것이다. 즉, 긴급체포의 기간을 24시간이 넘지 않도록 통제하는 제도로서 새로이 신설된 체포영장제도가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상술한 바와 같이 개정형소법은 체포(영장)의 대상을 ‘소환에 불응하거나 불응할 우려가 있는자’로 함으로써 체포(영장)제도가 이러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봉쇄해 버렸다.

구속영장실질심사제, 필요적인 것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개정형소법은 구속영장 발부시에 판사가 피의자를 대면하여 심문할 수 있는 피의자심문제도(소위 구속영장실질심사제도)를 신설하였고 구속적부심을 청구한 피의자에게도 보석제도를 확대하였다. 이러한 내용의 개정은 획기적인 것으로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 하다. 그러나 좀더 진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개정형소법은 법관에 의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임의적인 것으로 규정하였다. 그러나 체포와는 달리 장기간의 감금수사가 허용되는 구속에서는 법관에 의한 심문은 필요적인 것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이에 대하여 이번 입법자는 경찰과 같은 수사기관이 심문을 위해 피의자를 일일이 먼 곳에 있는 법관 앞으로 출석시켜야 하는 현실 여건상의 어려움을 들어 반론을 제기할 지 모른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전화와 같은 통신을 이용한 심문제도를 신설함으로써 해결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한 개정형소법은 현행법상 30일까지 가능한 장기의 구속기간을 단축하여야 한다는 학계의 요구에 대해서는 아무런 개정도 하지 않고 현행의 것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더 나아가 개정형소법이 체포제도를 새로이 도입하면서 범죄혐의에 관한 요건에 있어서 구속과 체포 사이에 차등을 두지 않은 것도 문제되는 부분이다. 수사 초동단계에서의 단기적 체포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만으로 가능하다면 수사 성숙단계에서의 장기적 구속은 ‘죄를 범하였다고 판단할 만한 상당한 이유’로 제한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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