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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개혁
  • 2001.10.16
  • 903
  • 첨부 1

'법관 공동회의'의 법원개혁과 사법개혁 목소리가 공개적인 토론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1. 법관 인사의 문제점과 전관예우의 폐해 등을 지적하며 사법개혁을 위한 법원내의 토론을 제안한 법관 33명의 목소리는 분명 용기 있는 행동이다. 이들의 행동이 이제 막 첫걸음임을 디뎠음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충격과 함께 국민적 반향을 얻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국민들이 사법부와 그 구성원들의 개혁 목소리에 목말라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소신 있는 주장이 법원의 반발과 편견 등을 이유로 성과 없이 사그라져서는 결코 안될 것이며 지속적인 사법개혁의 목소리로 이어져야 한다.

2. 최근 이용호 사건으로 말미암아 사법의 양대 축의 하나인 검찰에 대한 개혁 요구가 높아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 내부로부터 터져 나오는 자성과 개혁의 목소리는 사법개혁의 긴박함과 절실함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이용호 사건이 시대에 부응하지 못한 권위주의적 검찰문화와 그 구성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원인이 된 사건이라면 판사들의 이번 행동은 법원의 후진적 인사관행과 퇴행적 전통에 대한 준엄한 자기성찰로 보여진다. 이들은 오늘의 "사법위기가 온 데에는 사법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법관들이 책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도 있다"며 "판사들은 등뒤에서 몇마디만 하고 체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내적으로는 기득권에 안주하며 자신들의 문제에 할말을 하지 못하고 '침묵을 금도인 양'하는 법관들의 안이한 자세를 질책하고 있다. 또한 외부적으로는 판결문 뒤에 숨어 국민뿐만 아니라 소송당사자조차 설득시키지 못하는시대착오적인 판결을 양산하고 있는 법관들의 현주소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3. 특히 이들이 지적한 것처럼 법관 인사는 제도적으로 승진의 유혹을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승진제도 아래에서 법관들이 인사권자의 입장을 헤아리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인지상정이다. 승진제도가 오히려 법관 사직제도로 기능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급제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10년 주기의 법관재임명 제도도 폐지해야 한다. 이는 사실상 대법원장에 의한 법관 파면제도라는 지적이 있을 정도이다. 판사들이 대법원의 판례비판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 자유로운 법발견 보다는 판에 박힌 판례의 반복으로 일관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아울러 법조일원화나 법관인사위원회의 의결기관화 등 법관인사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4. 눈길을 끄는 것은 고위직 법관의 변호사 개업이 지니는 폐해에 대한 지적이다. 승진에서 탈락한 법관뿐만 아니라 심지어 대법관, 대법원장 출신까지도 변호사를 개업하는 관행이 소신 있는 재판을 가로막고 전관예우 등의 법조비리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은 매우 일리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해서 일정시점에 변호사 개업을 포기하는 서약을 하게 하는 것도 타당한 방안 중의 하나일 것이다. 참여연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90년 이후 퇴임한 대법원장과 대법관 25명 중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배석 전대법관(사망)을 제외한 전원이 변호사 개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최종영 대법원장, 윤영철 헌재소장은 변호사 활동 중에 임). 이는 전관예우의 문제뿐만 아니라 직업윤리차원에서 이해관계의 충돌, 후배법관들의 심리적 중압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결국 사법부의 위상과 권위를 실추시킬 수 있다. 이같은 부작용떄문에 외국은 직간접적으로 고위직 법관의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고 있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5. "형사재판의 양형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할 정도로 온정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고 이는 부정부패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은 정치인과 사회고위층에 대한 솜방망이 판결이 가져오는 사회적 악영향을 꼬집고 있다. 이는 그동안 판결에 있어 형평성과 엄정함을 상실함으로써 국민적 비난의 대상이 되어 온 사법부의 부정할 수 없는 자화상이다. 그리고 "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판사회의가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한고 상의하달의 일방통로가 돼 버렸다"는 대목은 법원내의 기존 논의틀이 형식적인 민주성에 머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판사들의 행동이 단순한 불만이나 집단행동이 아닌 현 사법행정에 대한 근본적이고도 본질적인 문제제기에 접근하고 있으며 사법부내에 부는 민주화의 바람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게 한다.

6. 사법부에 대한 소장판사들의 글은 사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법원 내부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 이들의 공개적인 문제제기와 토론이 사법부의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신뢰와 지지를 보내고 있다. 따라서 내부개혁을 촉구하는 이가 인사상 불리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될 것이다. 법원개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지금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원수뇌부는 내·외의 요구를 경청하고 겸허히 수용하는 한편 이제 스스로 나서서 신뢰를 회복하고 사법부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개혁의 작업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사법감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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