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위원회 노동행정 2016-12-29   1183

[논평] ‘드러난’ 임금체불만 1조 원, 근로감독 강화와 관련 법·제도 정비 시급해

‘드러난’ 임금체불만 1조 원, 근로감독 강화와 관련 법·제도 정비 시급해 

고용노동부, 관련 계획과 의지는 밝혔으나 내용적인 보완 필요해
초과근로수당을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 삭제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 폐기되어야

고용노동부는 최근, 인턴·특성화고 현장실습생 관련 근로감독 결과 발표(2016.12.26.)와 <2017년 경제정책방향>(2016.12.29.) 등에서 임금체불·최저임금 위반의 문제를 지적하며 관련 근로감독 강화와 그 결과의 공개, 근로감독관 증원, 임금체불사업주 명단 공개제도의 실효성 제고, 소액체당금 상한액 인상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드러난’ 임금체불의 규모가 1조 원을 상회하고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300만 명에 육박하는 현실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주무부처로서 책임감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보면,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에 대한 처벌의 변경 등 구체적인 자료보다 막연한 전제에 기대어 있는 정책도 대책으로 포함되어 있고 편의점, 요식업 등 프랜차이즈산업 중 일부만을 대상으로 삼고 있는 근로감독 결과 공개는 제도의 방향이나 취지에 대한 공감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적용범위가 제한적이어서 그 실효성이 의문시 된다.    

 

고용노동부는 만연한 임금체불 등과 관련하여, “법정 근로조건을 지키고 근로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제도개선은 그 위반내용을 신속하게 밝혀 피해를 구제하고 위반사업주를 제재하는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이에 참여연대는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에 대한 처벌 규정을 과태료로 변경하는 정부발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폐기 ▲최저임금 위반 적발 시, 국가가 피해노동자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을 지급하고 사용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제도와 명예근로감독관의 도입 ▲소액체당금제도의 개선과 현재 시행 중인 근로기준법 상 임금체불 사업주 공개제도의 개선에 대해서도 고용노동부에 전향적인 입장을 요구한다. 

 

근로감독과 관련하여, 근로감독관의 증원과 근로감독 결과의 전면적인 공개를 요구한다. 고용노동부는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근로감독관 증원과 관련하여 “국제기준, 업무량·성과분석, 행정수요 변동추세 등 감안 적정규모 증원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근로감독 등 노동행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한편, 관련 제도의 미비와 부실한 제재·미온적 처벌 등으로 임금체불이 급증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근로감독관이 임금체불 관련 업무에 매몰되고 있다. 근로감독관 충원과 함께, 근로감독관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줄여줄 제도적인 보완이 요구된다. 또한, 근로감독 결과의 공개도, 특정 업종에 한정하여, ‘지표화’할 것이 아니라, 그 결과의 전체 그대로를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근로감독 결과를 근로감독 대상 사업장 소속 노동자에게 투명하게 공유하고 전달해야 한다. 근로감독 결과는 현재의 노동조건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료이자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가 무엇인지 얼마나 어떻게 보장되고 있는지 사회적으로 투명하게 공유되어야 할 공공정보이다. 

 

참여연대는 임금과 관련한 근로감독의 강화와 더불어, 정부·여당이 ‘노동개혁’으로 포장한, 초과근로수당을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폐기를 요구한다. 임금체불, 최저임금 위반 등과 관련하여 발표한 계획을 평가절하하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그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가운데,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노동개혁 입법노력 지속”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등, 정부는 소위, ‘노동개혁4법’에 대한 입법의지를 밝히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임금 자체의 수준을 정체시키고 도리어 삭감하는 법·제도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표명함으로써 임금과 관련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자신의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해고, 취업규칙 변경과 관련한 지침을 발표하고 근로감독 중 하나인 <근로조건자율개선지원사업>을 통해서, 사업장에 양대지침을 홍보하고 이미 그 본질의 소수 재벌의 소원수리이었음이 밝혀진 법안의 처리를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 재벌의 이해관계를 대변했던 과오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법안을 포기해야 한다.

 

늦었지만, 임금체불과 최저임금 위반의 심각성을 고용노동부가 인식하고 관련한 대책을 내놓은 것은 다행이다. 임금과 관련한 근로감독 강화, 프랜차이즈 사업주를 중심으로 한 근로감독 결과 공개 등 고용노동부가 밝힌 계획은 내용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고용노동부는 발표한 계획의 제도화 과정에서 노동자와 노동조합, 시민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열악한 노동자의 현실을 해소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는 임금체불·최저임금 위반과 관련한 근로감독의 결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고, 관련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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