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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사회위원회    차별없는 노동을 위해 노동정책대안을 제시합니다

  • 노사관계
  • 2012.06.27
  • 1789

 

 

참여연대와 경향신문은 6/18~6/27 까지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의 현황을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기사를 연재합니다. 정리해고 후 노동자들의 삶, 사측과 정부의 문제점, 대안검토(유럽사례) 등으로 구성된 이번 기사는 아래의 순서로 연재됩니다.

[언론기획] 쌍용차 해고자의 눈물 (1) 죽음의 유혹에 시달리는 노동자들
[언론기획] 쌍용차 해고자의 눈물 (2) 투쟁하는 자와 투쟁하지 않는 자, 상처는 똑같다
[언론기획] 쌍용차 해고자의 눈물 (3)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정리해고
[언론기획] 쌍용차 해고자의 눈물 (4) 한국·유럽 정리해고제 어떻게 다르나
[언론기획] 쌍용차 해고자의 눈물 (5) 기고 - 라일락 이파리처럼 쓰리고 아렸던 '해고의 추억'

오늘(6/27)은 연재 마지막날이며, "[쌍용차 해고자의 눈물] (5) 기고 - 라일락 이파리처럼 쓰리고 아렸던 '해고의 추억'"과 "[쌍용차 해고자의 눈물] (5) 전문가 7명의 해법"이 연재되었습니다. 그 동안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온라인기사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오프라인에서는 5면에서 확인가능합니다.

[쌍용차 해고자의 눈물] (5) 기고 - 라일락 이파리처럼 쓰리고 아렸던 '해고의 추억'

[쌍용차 해고자의 눈물] (5) 전문가 7명의 해법

 

 

 

< 기사 전문 >

[쌍용차 해고자의 눈물] (5) 기고 -

라일락 이파리처럼 쓰리고 아렸던 '해고의 추억'

 

문동만 | 시인·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

 

이십대 초반 겪었던 해고는 라일락 이파리 쓴맛처럼 오래도록 아렸다. 정문 앞 알림판에 붙어 있던 스무명가량의 해고자 명단에 내 이름은 없었지만, 자청해서라도 저들과 함께 잘릴 수밖에 없는 운명을 예감했다. 해고자는 이십대가 대부분이었고 노조활동에 적극적이거나 우호적이던 사람들이었다. 거리에서 법원으로 다시 철조망이 둘러쳐진 공장 담벼락을 넘다 쫓겨나는 일상은 극심한 피로감과 경제적 고난을 동반했다.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일은 나이 먹은 동료들이 구사대가 되어 우리들을 밀어내는 일이었다. 우리는 추억보다는 환멸을 품고 공동체라 믿었던 터전에서 쫓겨났다. 이력은 고스란히 연금 납부기록인지, 블랙리스트인지에 남아 여러번 취업길을 막았다. 다행히 아직은 젊어서, 딸린 자식도 없어서 단칸방에서 다시 시작하면 될 만한 시절이었다. 우리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버린 그 공장도 멀쩡하게 생존하질 못했다. 결국 죄 없는 우리가 어떤 문제도 아니었다는 증거로 충분했을 것이다.

스무 해도 더 지난 그 시절은 두고두고 어떤 상황과 겹쳐져 담담히 떠오르곤 한다. 쌍용차 사태도 그러했다. 차마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복잡한 심정을.

 

 

그저 막막한 감정이입일 뿐이지만, 그 사람들의 사정을 안다고 그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무기력함과 무심함으로 하루를 살 뿐이지만, 그러나 제대로 아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던가? 잔업철야 없이는 늘 알량한 월급봉투가 되는 딱 그만큼 먹고사는 가장들에게 왜 ‘귀족’이라는 작호를 부여하는지를, 왜 해고자들은 3년 넘게 고투하면서도 ‘불매운동’을 벌이지 않는지를, 삶의 극한에 매달려서도 누군가를 위해하지 않고 그저 자신에게만 극단적이었던 22명이 타전하는 주파수가 기실은, ‘함께 살자’는 서럽고도 다급한 조난신호였다는 것을. 용기보다는 두려움이 컸을 정리해고 불응자들이 광주도청의 시민군처럼 끌려 나왔을 때 이를 ‘정상화’라고 작명한 지 어언 3년, 노사합의서는 전혀 이행되지 않고 숫자로만 호명되는 22명은, 제 순명을 살지 못한 영혼들은 아직도 가문 하늘을 떠돈다. 3년 전에 비해 무려 3배가 넘는 생산 대수를 기록하고 신입사원까지 뽑고 있지만 경영진은 아직 회사가 ‘정상화’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길거리에 차고 넘치는 자동차들은 공평하게 네 바퀴를 달고 있다. 그러나 나는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처럼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에서 만든 자동차가 뒤섞여 달리고 있음을 본다. 참 불안하고 기우뚱한 자동차들이다. 상식과 진정한 화합이 결핍된 자동차들이다. 자동차라고 인성의 유전자가 없는 것이 아니다. 지엠대우처럼 대규모 정리해고의 내홍을 겪었지만 해고자 복직을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회사가 있고, 경영위기를 무급순환제로 해고 없이 정상화시킨 독일의 폭스바겐 같은 회사도 있다. 이미 교과서가 된 공생사례가 존재함에도 어떤 증오가 있어 이들의 삶과 죽음을 방치하는지 모를 일이다. 한 대의 자동차에도 이러저러한 사연과 이미지가 새겨져 시민(소비자)들에게 각인되고 그것이 신뢰감의 잣대가 된다는 상식이, 이렇듯 불통인지 모를 일이다.

나에게도 되지 못했듯, 누구에게도 해고는 추억이 되지 못한다. 자신 있게 자신과 대상을 바라보지 못하게끔 눈과 가슴을 눌러대는 외부적 가학일 뿐. 그럼에도 이 시간을 견디고 꿈꿔야 한다. 노동의 단선적 구조를 복선화하는 일들을, 관계의 대상을 확장하는 일들을, 고립되지 않는 노동관계사회가 무엇인지를. 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그들을 모욕하지 않는 일을 궁리해야 한다. 어설픈 단견으로 이런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품평하지 않고 그 목소리를 들어주며 공감하는 일, 그 나이의 나라면 어찌했을 것인가? 되묻다보면 잠시나마 내가 그들이 되기도 할 것이다. 한 시인은 이렇게 썼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라고. 시인의 순정한 은유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나는 고투하는 이들의 마음을 빌려 달리 써본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서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경향신문·참여연대 공동기획>

 

 

[쌍용차 해고자의 눈물](5) 전문가 7명의 해법

 

이서화·김경학 기자 tingco@kyunghyang.com

 

ㆍ“정리해고 요건 강화하고 일자리 나누기 상생 필요”

‘해고는 살인’이라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외침은 정리해고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정리해고 제도는 1998년 입법화된 후 14년간 숱한 논란을 불렀다.

경향신문은 26일 정치·노동·학·재계 전문가 7명에게 쌍용차 사태의 원인과 해법에 대해 들어봤다. 더불어 정리해고 제도의 미비점은 없는지 짚었다. 전문가들은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등 해고를 피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불가피한 해고로 실업자가 된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쌍용차 사태의 원인을 “집단 이기주의의 결과”로 봤다. 그는 “쌍용차 사태는 노동조합과 쌍용차, 대주주였던 상하이차 모두의 노력과 양보가 부족해 일어났다”고 말했다. “노조가 새 대주주의 구조조정과 사업구상 변경을 반대하고, 사측은 신차 개발과 판매망 개선에 실패하는 바람에 정리해고가 불가피한 경영부실이 일어났다”고 했다.


 

이호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책임의 무게를 사측에 더 뒀다. 이 교수는 “당시 경기침체와 사측의 자본·기술 유출로 경영부실이 발생했다”며 “그러나 사측은 충분한 노사협의와 해고 회피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기업 구조조정의 해결책을 해고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노동시장 구조조정이 발생할 때마다 노동자들이 회사에서 부정이나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쫓겨난다면 이것이 과연 일반적인 상식으로 수용될 수 있는 것인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쌍용차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쌍용차 문제는 이제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비화돼 노사 간의 자율적 해결 방법이 상실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노사를 포함한 정치권과 시민사회 모두의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의 책임 있는 개입과 감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덕진 자유기업원 경영지원실장은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리해고로 생계가 막막해진 근로자들의 고통은 안타깝지만 쌍용차가 정상화되지 못했을 때 지역 고용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100만명이 넘는 쌍용차 소비자들의 피해를 생각한다면 회사를 살리는 일에 대승적으로 상호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수미 의원은 사태 해결을 위한 노·사·정 각각의 역할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노조는 희망퇴직자, 정리해고자, 무급휴직자로 나누어진 노동자들의 의견을 적절히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현재 누적된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종합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는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거나 금융당국에 요청해 당시 정리해고의 적절성 여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근 교수는 “노사가 근로시간 단축 등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나 근무교대제 개편 등을 통해 무급휴직자나 정리해고자 등의 복직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정리해고제의 폐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노광표 부소장은 “정리해고 제도가 법제화되기 전인 1998년 이전에도 해고는 다반사로 발생했다”며 “법을 폐지하기보다는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양규 실장 또한 “정리해고제를 폐지하면 고용 유연성을 상실한 기업은 결국 공장 자동화나 해외 이전, 비정규직 대량고용을 추진해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제도 자체의 폐지보다는 법 개정을 통해 해고 요건을 더 엄격하게 명문화하고 정부의 지도·감독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가 충분한 회피나 자구 노력 없이 손쉽게 고용 유연성을 높이려는 수단으로 정리해고를 활용하고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는 “독일 등 서유럽에서는 정리해고 전 직업훈련을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떻게 재고용을 하고, 직업훈련 기간 중 어떻게 생활비를 지급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계획’을 세워 노동부의 승인을 받아야만 정리해고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반면 쌍용차의 경우에서 보듯 우리는 먼저 해고하고 차후에 계획을 세운다”며 “직업훈련, 알선, 재고용 계획을 세운 후 정리해고 절차에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는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태 의원은 “가장 큰 문제는 정리해고된 근로자의 생활을 지원해줄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못해 대규모로 발생하는 실업과 생활고에 근로자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호근 교수는 “정리해고보다 더 큰 문제는 노동시장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극화되고 있는 점”이라며 “정규·비정규직 노동자들 간의 연대적 임금체계와 협력적 노사관계, 고용안전망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광표 부소장은 “ ‘해고’라는 조치도 없이 일방적으로 쫓겨나는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문제도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자발적 퇴직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보험 혜택을 확충하고 새로운 일자리로의 이동을 위한 교육훈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은수미 의원은 “기업을 살리기 위해 멀쩡한 노동자들을 밖으로 내보냈으면 그들을 할 수 있는 만큼 보호해야 한다”며 “정리해고제 자체의 부실함을 고치는 것과 함께 국가와 지자체, 그리고 아직은 견딜 만한 기업들이 나서서 이들을 구할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시리즈 끝>

<경향신문·참여연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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