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위원회 일자리 2009-03-19   1249

신기루 같은 일자리정책으로 생색내는 정부


전국민실업안전망-청년고용할당제 도입해야
양질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대폭 확충해야


정부는 오늘(3/19)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4조9천억 원 규모의 추경을 통해 연간 28만개, 총 55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의 일자리는 하나같이 1~2년 뒤에는 사라질 단기·임시근로직일 뿐이다.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s) 감소와 나쁜 일자리 증가, 청년 미취업자 급증 등 총체적 일자리 문제는 비단 이번 경제위기의 결과물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만연한 고질병이었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위원장: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일자리 문제에 대한 총체적 위기상황을 극복하려는 노력은커녕  임시방편으로 단기근로를 양산해 고질병을 더욱 악화시키는 정부 정책에 우려를 표한다.


정부는 학습보조 인턴교사를 신규로 2.5만 명 채용하고 중소기업이 인턴을 채용할 경우 임금의 최대 70%까지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단기 인턴제는 청년들에게 적절한 직무훈련을 제공하지도 못할뿐더러, 인턴수료가 취업으로 연계되지 못하면 인턴기간 종료 후 또다시 구직활동을 계속해야 하는 임시직에 불과하다. 이 같은 문제점은 최근 정부가 중앙행정기관의 인턴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인턴직이 ‘취업역량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 것은 단 2%에 불과)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턴직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청년 구직자들에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없다. 또한 중소기업의 경쟁력 악화의 원인인 대기업 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단순히 임금지원만으로 청년 구직자들을 유인하겠다는 정책 역시 어불성설이다. 청년실업 문제의 해결은 지속가능하며 괜찮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대기업은 청년고용할당제를 적극 도입하여 양질의 청년일자리를 늘려야할 것이다.


정부의 신기루 임시직 일자리 정책은 저소득층을 위한 ‘희망근로 프로젝트’에도 그대로 담겨있다. 저소득층이 경제위기의 타격을 가장 먼저, 가장 심하게 받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저생계비 120% 이하 소득에 있는 86만 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월 83만 원짜리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희망근로 프로젝트’는 저소득층을 위한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 정부는 공공근로가 아닌 사회적 일자리를 질적·양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정책과 기초생활보호대상자를 확대하는 등 저소득층을 위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수단 역시 강구해야 한다. 특히 사회적 일자리의 경우 열악한 근로조건과 임금수준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만큼 사회적 일자리의 질적 향상을 통해 사회적 일자리가 저소득층에게 조금 더 지속가능하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 정부는 실업급여 예산을 대폭 확충하고 실업가장 생활안정자금 대부 등을 통해 실업자의 생활안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을 납입한 근로자에게 당연히 제공되는 것이므로 예산을 대폭 확충했다고 선전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정부는 실업급여의 수준을 높이고, 실업급여의 지급기간을 늘리는 제도 개선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고용보험의 경우 가입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미가입자가 196만 명에 이르고 있고, 고용인이 없는 영세자영업자(412만 명), 구직단념자로 분류되어 추계조차 힘든 청년 구직자 등 거대한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전국민실업안전망의 도입이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경기침체로 고용사정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고, 실업자 100만 명 시대가 눈앞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제시하는 일자리는 한시적 저임금 일자리에 불과하다. 게다가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라고 할 수 있는 공공기관의 일자리를 줄이는 모순적 행태마저 취하고 있다. 현 경제위기 상황에 필요한 고용정책은 노동시장의 유연화 정책의 중단과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안정화 정책, 공공부문의 고용조정 중단, 양질의 사회적 일자리의 대폭 확충 등의 보다 적극적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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