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위원회 산업재해 2010-05-12   2061

삼성 반도체공장 백혈병, 끝나지 않은 비극

백혈병 집단발병 원인과 책임, 한 점 의혹도 없이 규명해야
삼성과 정부는 정밀 역학조사에 나서야

삼성 반도체공장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 노동자 환자가 또 다시 발생했다. 지금까지 삼성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조혈계 암에 걸린 노동자는 34명, 이 중 13명의 노동자가 생명을 잃고, 21명이 투병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백혈병 집단발병의 원인규명이 늦어지는 사이, 삼성 반도체공장 노동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건강과 생명을 위협 받고 있는 것이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또 다른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삼성전자와 정부가 진정성과 책임 있는 자세로 사태해결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백혈병으로 확인된 A씨는 2003년에 삼성전자에 입사해, 1년 전부터 기흥공장 생산라인에서 일하다 이달 초 갑자기 쓰러져 급성 골수 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현재 항암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노동자가 추가로 발생한 가운데 반도체 공장 내 안전관리가 허술했다는 증언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삼성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했던 전직 엔지니어들의 증언에 따르면 기흥공장에서는 유해한 화학가스 누출 사고가 빈번했고, 화학가스 누출 시 사고를 알리는 경보음이 작용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도 허술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기흥 공장 내에서도 그간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노동자들이 많이 근무했던 낙후된 1, 2, 3 생산라인에서 특히 가스누출 사고가 많이 발행했다고 한다. 이것은 그동안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에 대해 안전하다’고 강조해왔던 삼성전자의 주장을 반박하는 중요한 증언이자, 백혈병과 작업환경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적 근거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던 박지연씨가 사망하자 지난 4월 15일 기흥 반도체공장 제조 라인을 공개하고, 유족들이 추천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을 포함해 국내외 전문기관들과 공동으로 작업환경을 재조사하겠다고 했으나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이러한 태도가 사회적 비판을 피하고, 논란이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정치적 쇼’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백혈병이 계속 발병하고, 안전관리의 문제점에 대한 증언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이상, 삼성전자는 그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다. 신속한 재조사와 철저한 원인규명이 그 책임을 이행하는 출발점이다.

정부 또한 더 이상 이번 사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백혈병과 반도체공장의 작업환경 사이에 직무연관성이 낮다는 2008년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 결과를 근거로 백혈병 발병 노동자를 산업재해로 인정하고 않고 있고, 사태 해결에도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2009년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실시한 작업환경 역학조사 결과 삼성전자 소속 공장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되었고, 직무연관성을 부정하기 어려운 공장 내 안전관리에 대한 증언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하루빨리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조사단을 구성해 역학조사를 재실시 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국가에게 있는 만큼,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유족들과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조사결과를 내놓아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정부가 삼성재벌의 눈치를 보며 그 책임을 외면하고 있는 동안 삼성 반도체공장 노동자들은 여전히 건강과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또 다른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태의 원인과 책임 규명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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