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위원회 산업재해 2015-12-24   1451

[기자회견] 삼성그룹에게,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의 신속한 해결을 촉구합니다

“삼성그룹에게,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의 신속한 해결을 촉구합니다!”
반올림과 피해자·가족들과 연대하는 40여 범 민생·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발표된 조정권고안의 취지에 따라, 지금의 보상절차로부터 배제되거나 그 절차를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투명하고 공정한 보상을 실시해야!

독립된 외부 기구가 내부의 안전보건 문제를 진단하고 그에 따른 개선안을 제시하는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야!! 

고 황유미님의 황상기 아버님도 참여, 희생자를 생각하며 방진복 퍼포먼스도 진행! 삼성전자 권오현 사장에게 드리는 편지 낭독하고 권오현 사장에게 직접 전달

일시·장소 : 12.24(목) 오전 11:30, 반올림농성장(강남역 8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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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의 신속한 해결 촉구 범시민사회단체가 삼성전사 서초동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모습  ⓒ참여연대

 

삼성은 언제쯤이나 ‘상식적인’대기업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삼성이 대재벌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우선적으로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 호소하기 위해 범 민생․시민․사회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바로 삼성그룹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인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우리 국민들의 뜻을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삼성이 어렵게 사회적 합의를 모아 진행된 조정위원회의 조정안 권고를 거부하면서, 잘 하면 해결될 수도 있었던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는 또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야 말았습니다. 이에 상당수 피해자와 가족들, 그리고 반올림은 이 차가운 겨울에 길거리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40여 범민생․시민․사회단체들은 12월 24일 다시 한 번 반올림과 연대 대응을 선언하고 삼성그룹이 신속히 이 사태의 해결에 나설 것을 간절하게 호소하고, 향후 더욱 적극적인 대응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12월 25일은 성탄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사랑과 평화를 얘기하는 이날, 바로 그 사랑과 평화가 가장 절실한 분들이 여기에 있습니다.

12월 24일로, 삼성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반올림 농성이 벌써 79일이 되고, 지금으로서는 이 고통스러운 농성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릅니다. 비닐로 가린 농성장엔 급격히 떨어진 날씨에 성애가 끼고, 생수까지 얼어붙고 있습니다. 삼성은 독단적으로 꾸린 보상위원회를 계속 진행하며, 연일 보상이 잘 되고 있다고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만, 보상위원회를 거부하고 비판하고 있는 피해자와 가족들의 고통과 호소는 매몰차게 외면하고 있습니다. 또, 재발방지대책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습니다. 민생․시민․사회단체들은 바로 이 부분에 분노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루 빨리 삼성이 반올림과 피해자․가족들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할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부디 삼성은 국민들의 비판과 규탄의 목소리와 원성을 잘 파악하시길 바랍니다. 매일 매일 반올림 농성장 소식은 반올림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harpsglory)로 가시면 볼 수 있습니다.

박애와 평화의 크리스마스의 전날이라서 더더욱 이 사태의 해결을 절실하게 염원해봅니다. 12월 24일 오전 11시 반, 반올림 농성장 앞에서 진행될 기자회견의 개요와 기자회견 현장에서 발표될 삼성그룹에 드리는 호소문, 최근 상황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반올림과 연대하는 범 민생․시민․사회단체들의 삼성직업병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

일시와 장소

2015년 12월 24일(목) 오전 11시30분, 반올림 농성장(삼성 본관 앞. 강남역 8번출구)

 

주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환경연대, 녹색교통운동, 환경정의, 금융정의연대, 문화연대, 민달팽이유니온, 민변노동위원회, 민생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세입자협회, 안전사회시민연대, 서울세입자협회,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서울유통상인연합회,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참여연대, 청년광장, 청년유니온, 청년참여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통신공공성포럼, 한국청년연합(KYC), KT새노조, 희망연대노동조합, 함께하는시민행동, 예수살기, 촛불교회, 한국진보연대, 서울진보연대, 서울노동광장, 언론연대, 전국언론노조, 집걱정없는세상, 소비자유니온(준) 등

 

주요발언자
– 사회 : 안진걸(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공동 사무처장)
– 여는 말씀 :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고 황유미님의 황상기 아버님
– 각계각층 말씀

예수살기 최헌국 목사, 문화연대 신유아 활동가, 안전사회시민연대 최창우 대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승훈 사무국장, 민변 노동위원장 강문대 변호사, 전국‘을’살리기국민본부 김동규 대협국장, 언론연대 김동찬 사무처장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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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중인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고 황유미님의 황상기 아버님 ⓒ참여연대 

 

 

“새로운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이사 님께!

어느덧 2015년도 다 저물어 갑니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내년 3월이 오면,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인 故 황유미 씨가 세상을 떠난지도 9년 째가 됩니다.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한 의심으로 시작되었지만, 수많은 피해자가 나오고 공장의 위험성이 드러나고 유미 씨를 포함한 10여명의 반도체 노동자가 직업병 인정까지 받으며 이제는 어느 정도 실체가 드러난 사회 문제가 되어 버린 ‘삼성반도체 직업병 논란’. 어느새 9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며칠 전 SK하이닉스가 직업병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작년 7월 한겨레신문의 보도를 계기로 삼성에서 시작된 직업병 논란이 SK로 까지 번진 후, 1년 4개월 만의 일입니다. 외부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참여한 ‘산업보건검증위원회’가 공장 내부의 문제를 진단하고 개선방안과 보상대책을 제안하자, 회사가 이를 수용하였습니다. 시민단체 ‘반올림’은 곧바로 환영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문제의 원조격인 삼성은 어떻습니까. 이 문제를 세상에 처음 알린 황상기 씨와 시민단체 ‘반올림’은 어느 때 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내일이면 80일 째 노숙농성 중입니다. 

 

삼성전자가 교섭 약속을 파기하고 조정권고안 마저 거부한 채, 독단적인 보상 절차를 강행했기 때문입니다. 자체 보상기구를 앞세워 보상대상 심사는 물론 보상액 산정까지 직접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올해가 지나면 문을 닫는 ‘한시적’ 보상절차를 열어 놓고 당장의 생계비와 치료비가 절박한 피해자들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정위원회가 제안한 보상안이나 SK하이닉스가 최근 선언한 지원제도와는 취지나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삼성이 먼저 제안했던 교섭이었고, 삼성이 도입을 강행했던 조정위원회였는데 말입니다.

 

그러면서 밖으로는 “보상인원이 100명에 달한다”는 점을 앞세워 이 문제가 해결국면에 접어 든 것처럼 여론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기한을 정한 보상절차에 내몰린 피해자들의 숫자가 이 문제를 신속하게 매듭짓는데 이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의 문제를 대하는 삼성의 태도에 깊은 절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작년 5월, 권오현 대표께서는 직접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하였습니다. “합당한 보상”과 “재발방지대책 수립”까지 약속하였습니다. “중재안이 나오면 따르겠다”고도 했습니다. 직접 기자들을 불러 놓고 자발적으로 공언한 사회적 약속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 7개월여가 지난 지금, 무엇이 지켜졌습니까. 삼성에게 사회적 약속이란 이토록 가볍고 허망한 것입니까.

 

우리 사회에 ‘삼성’이 거론되는 문제는 너무도 많습니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에서, 용산 참사에서, 강정 해군기지에서 우리는 거듭 삼성의 이름을 봅니다. 올해 전국을 휩쓸었던 메르스 사태 때도 어김없이 삼성이 호명되었습니다. ‘무노조 경영’이라는 명백히 위헌적인 경영철학에서 비롯된 수많은 노동인권 문제들은 또 어떻습니까.

명실상부 삼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점점 더 많은 오명을 쌓아가는 기업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달라진’ 삼성을 바라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것이 달라진 ‘새로운’ 삼성. 그 시작점은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되어야 합니다. 오랜 시간 반도체는 삼성이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제품이었습니다. 그 반도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희생된 수많은 노동자들의 문제를 외면하고서는 어떠한 긍정적인 변화도 보여줄 수 없습니다.

 

그러한 마음을 담아 시민사회의 요구를 전합니다.

 

첫째, 삼성전자는 교섭 약속을 파기한 채 독단적ㆍ한시적 보상절차를 강행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합니다.

작년 5월, 권오현 대표가 직접 공언한 사회적 약속이 그저 홍보성 이벤트가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라도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발표된 조정권고안의 취지에 따라, 지금의 보상절차로부터 배제되거나 그 절차를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투명하고 공정한 보상을 실시해야 하며, 독립된 외부 기구가 내부의 안전보건 문제를 진단하고 그에 따른 개선안을 제시하는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오랜 시간 삼성은 외부의 간섭 없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고집해 왔습니다. 올해 메르스 사태 때도 그러한 고집이 화를 키워, 결국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상황까지 맞았습니다. 안전보건 문제에 있어 더 이상 독단을 고집해서는 안됩니다. 보상과 재발방지대책 모두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독립된 외부기구의 개입이 있어야 합니다. 바로 SK하이닉스가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 기업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그만큼 삼성의 문제는 곧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삼성을 바라는 마음이 간절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위에 적은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하여, 부디 ‘새로운’ 삼성의 시작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우리 시민사회도 더 이상 이 문제를 몇 명의 피해당사자와 활동가들만의 싸움으로 두지 않겠습니다. 시민으로서, 지역 주민으로서, 활동가로서, 그리고 소비자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더 고민할 것입니다.

부디 반가운 소식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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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에 참석 중인 활동가들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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