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위원회 산업재해 2011-07-28   4073

[언론기획] <산재보험은 희망인가>“병원에서 청구하고 대상자 판별하도록”

경향신문 참여연대 노동건강연대 공동기획

<산재보험은 희망인가

 

1964년 도입된 산재보험은 정부가 사업주에게서 보험료를 거둬 그 기금으로 산업재해를 입은 노동자에게 보상해주는 제도다. 그러나 승인절차가 까다롭고, 업무 관련성에 대한 입증 책임을 노동자가 져야 하며, 산재 인정 기준도 엄격해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보장성 수준도 낮아 현행 산재보험은 노동자의 건강을 지키는 안전망으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3회에 걸쳐 산재보험 실태와 개선방안에 대한 기획을 싣는다.

 

산재보험의 가장 큰 문제는 높은 장벽이다. 산재보험의 경우 피해를 당한 노동자가 직접 청구서를 작성하고 회사 날인을 받아야 하며, 업무 관련성도 입증해야 한다.

 

임형준 한림대성심병원 교수(산업의학과)는 “아픈 사람이면 누구나 적용받을 수 있고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사회보험의 정신”이라며 “실태 조사를 해보면 노동자 가운데 절반은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건강보험처럼 의료기관에 직접 산재보험 요양신청을 한 후 의료기관에서 건강보험 대상자인지, 산재보험 대상자인지 분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전수경 노동건강연대 팀장은 근로복지공단 산하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위원 구성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현재 위원 구성이 임상 전문의 중심인데 산업의학 전문의와 산재보험을 전공하는 법조인의 참여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준 가천의과학대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처럼 ‘제3자 기관’ 도입도 필요하다고 했다. 근로복지공단 입장에서는 재정을 아끼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만큼, 심사 기관을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비슷한 근골격계 질환도 연초에는 산재로 많이 인정해주다가 연말로 갈수록 인정률이 떨어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라며 “재정을 운용하는 공단 입장에서는 재정이 여의치 않으면 불승인 비율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산재보험심사평가원 등을 둬 청구된 진료비를 심사하게 하고 진료가 적정한지 평가하는 업무를 맡겨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근로복지공단과 제3자 기관 등을 운영할 때 노동자와 노동자를 대변하는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공익적 주체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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