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위원회 비정규직 2008-09-08   1922

KTX ·새마을호 여승무원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각계 기자회견

문화연대, 전국여성연대, 전국여성노동조합, 참여불교재가연대, 참여연대, 한국여성단  체연합, 함께하는시민행동, KYC(한국청년연합) 등 시민사회·여성단체는 오늘(9/8) 오전 10시 서울 KTX역 앞에서 ‘KTX·새마을호 여승무원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각 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900일 넘게 지속되도록 해결되지 않는 KTX·새마을호 여승무원 문제에 대해 철도공사가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외주화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데 대하여 강력하게 비판하며,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와 서울 지방·고등법원에서 철도공사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판결에 따라 책임있는 자세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이들 단체는 다가오는 추석에 승무원들이 40m 철탑위에서 명절을 맞이하는 일이 없도록 철도공사가 조속히 사태를 해결하여 노사가 상생하는 사례로 만들어 한가위 달처럼 통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을 요청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여한 KTX ·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은 ‘철탑에 매달린 생존권’을 끝내 외면하지 말아줄 것을 호소하며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남희(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박영미(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오관영(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 이강실(전국여성연대 공동대표), 이원재(문화연대 사무처장), 한기남(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문>


희망과 통합의 명절 한가위에마저
KTX․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을 40m 철탑위에 방치할 것인가!
철도공사는 KTX·새마을호 여승무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
!
 



KTX·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이 철도공사의 직접 고용과 성차별 해소를 요구하며 투쟁을 시작한 지 900여일을 지나고 있다. 승무원들은 ‘이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절규의 심정으로 8월 27일부터 40m 철탑위에서 두렵고 외로운 고공농성을 시작하였다.
 
그동안 종교계와 학계, 여성계는 물론 다양하고 광범위한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에서 KTX·새마을호 여승무원 문제가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비정규직 노동불평등 문제이자 인권 침해 문제이며, 또한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집약되어 있는 상징적 사건임을 지적하며 철도공사에 원만하고도 상식적인 사태 해결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 2006년, KTX 성차별 고용 사건에 대한 결정문에서 철도공사를 실질적 차별행위자로 판단하고 여승무원들에게 행한 차별을 시정할 의무가 있음을 명백히 하며 “철도공사가 여승무원에 대한 정당한 고용조건 보장을 통해 성차별을 해소하라”라는 권고를 이미 내린바 있다.

지난 4월 8일에는 서울고등법원에서 2007년 서울지방법원의 판결에 이어 철도공사가 KTX 여승무원에 대한 사용자 지위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인정하는 판결까지 내려졌다. 이는 KTX 비정규직 여승무원 문제 해결의 책임이 철도공사에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이러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와 지방, 고등법원의 판결을 모두 무시한 채 지난 3년여 동안 상식적이고 원만한 문제 해결에 대한 노력을 기피하면서 승무원들에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안기며 업무의 외주화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3만 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한 공기업이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과 권고를 거부하고 3년이라는 시간동안 문제 해결을 회피하고 방치하고 있는 행태는 법적으로나 일반적 상식의 선에서나 모두 부당하고 불합리한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이다. 또한 KTX·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의 투쟁을 왜곡․매도하는 행태는 벼랑 끝에 있는 승무원들을 벼랑으로 밀어내는 비이성적이고 야만적 행위이다.


이제 곧 수십 만명의 귀성객이 고향과 가족을 찾아가는 한가위가 다가온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경제적으로는 풍성함을, 정치적으로는 희망의 상징성을, 사회적으로는 통합의 길을 제시함을 철도공사는 큰 포용의 시각으로 인식하고, 40m 철탑위에서 여승무원들이 추석을 맞게 하는 일이 없도록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철도공사가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여 노·사가 상생하는 사례를 만들어냄으로써 한가위 달처럼 통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2008. 9. 8

KTX·새마을호 여승무원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일동

KYC NCCV(전국철거민협의회 중앙회), 금산참여연대, 기독여민회,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 녹색교통, 녹색연합, 다민족다문화교류회, 당진참여자치시민연대, 대구참여연대, 마산YMCA, 문화연대, 서울흥사단, 성동건강복지센터, 아산시민모임,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열린사회희망연대,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여성연대, 제주여민회, 참여불교재가연대, 참여연대, 청양시민연대, 태안참여자치시민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YMCA전국연맹, 함께하는시민행동, 환경정의




<KTX·새마을호 여승무원들 호소의 글>


철탑에 매달린 생존권, 끝내 외면한다면 우리도 생각이 있습니다.


KTX 새마을호 승무원들이 40미터 조명철탑으로 올라간지 오늘로 13일째입니다. 까마득한 높이에서 느끼는 현기증은 올라가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을 것입니다. 낮에는 찌는듯한 무더위에 시달리고 비오는 날에는 온몸이 비로 젖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낡은 철탑에서 승무원들의 생존권이 함께 매달렸다는 생각때문에 결코 내려갈 수 없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부산역에서는 승무원들이 또다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부산역과 서울역에서 철도노조 지부장들이 동조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냉정한 한국사회와 철도공사는 이들의 단식농성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철탑농성도 금방 잊혀질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외면하는 사회이고 이들의 외침은 외롭기 짝이 없습니다.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단식농성은 백일에 가까워 옵니다. 이랜드 노동자들이 여전히 싸우고 있지만 누구도 기억하지 않습니다. 코스콤 노동자들의 천막이 다 부서지고 해지도록 노숙을 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은 마냥 버티고 있습니다. 오직 경찰과 검찰, 법원만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억하고 벌금, 구속, 가처분 신청등으로 노동자들의 등을 벼랑끝으로 떠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철탑아래에 끊임없이 찾아오는 동지들이 있습니다. 철도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찾아와 함께 아파해주고 함께 밤을 지새웁니다. 서울과 부산에서 철도노조 각급 간부들과 지부장들이 동조단식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륭전자, 코스콤, 이랜드 노동자들이 서로의 외로움과 아픔을 위로하며 격려해 주고 있습니다. KTX 새마을호 승무원 지원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사회단체분들이 늘 자리를 지켜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촛불네티즌 시민들이 농성장 아래에서 함께 촛불을 들어 주셨습니다. 이렇듯 우리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비록 힘겹고 고통스럽지만 여러분들의 관심과 격려로 하루 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록 작고 외로울망정 언젠가는 커다란 촛불, 아니 횃불로 타오를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추석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귀성객들의 발이 될 철도에서 추석 연휴는 특히 각별한 시기입니다. 추석이나 명절이 다가오면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 슬프고 외롭습니다. 해고되어 KTX 승무원들은 세번째, 새마을호 승무원들은 두번째 추석을 맞았습니다. 특히 올 추석에 승무원들은 철탑 농성장과 부산역 단식 농성장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귀성객들을 싣고 떠날 열차를 생각하며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역과 부산역을 이용하시는 승객분들에게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절한 외침을 분명히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귀성객들이 모여서 KTX 새마을호 승무원들의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를 걱정하고, 그것으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커다란 여론이 될 수 있도록 각오하고 있습니다. 철도공사 경영진에게 마지막으로 호소합니다. 철탑위 농성이나 부산역 단식농성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KTX 새마을호 승무원들은 마지막 벼랑으로 몰렸습니다. 승무원 문제의 해결여부는 철도공사 경영진의 뜻에 달려 있지만 결사적인 저항은 승무원들의 각오와 결단에 달려 있습니다. 철도공사에 대화에 의한 해결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 2008년 9월 8일 정리해고및 계약해지에 맞서 투쟁하는 KTX 새마을호 승무원 일동-


기자회견자료.hwp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