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회위원회 최저임금 2004-06-17   1809

“경총 주장은 빵 없으면 과자 먹으라는 꼴”

최저임금연대, 최저임금 2.6% 인상안 낸 경총 규탄



양대노총과 민주노동당, 전국여성노조, 참여연대, 경실련,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등 23개 노동·사회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는 17일 오전 “56만7천2백60원인 최저임금을 77만원 선으로 인상하라”며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건물 앞에서 규탄집회를 가졌다.

최저임금연대는 지난 5월 20일, 올해 9월부터 내년 8월까지 적용되는 최저임금으로 76만 6140원(시급 3,390원)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는 사용자측 위원들은 지난 6월 11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2.6% 인상안을 내놓아 현격한 시각차를 보였다.

이에 대해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집행위원장은 프랑스 혁명 시기의 마리 앙뜨와네뜨 왕비에 빚대 경총의 현실인식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하루 8시간 일하는 노동자에게 60만원도 못 되는 최저임금을 설정한 경총은 빵을 달라는 시민들에게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라’고 답한 마리 앙뜨와네뜨와 꼭 닮았다”며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자에게 월 77만원도 못 주겠다는 정권이면 정치를 때려치우고, 그 정도 임금도 감당 못할 자본가면 기업을 때려치우라”며 울분을 토했다.

박영희 전국여성노조 인천지부 노조원은 각설이 타령에 맞춰 “어제왔던 56만7천원 비정규직 노동자 죽지도 않고 또 왔네”라며, 노동자의 현실을 개탄했다.

이 날 집회에는 명동성당에서 이주노동자 전면합법화 투쟁을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농성단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6개월 가까이 농성을 하고 있는 쇼학 씨는 “힘든 노동을 하고도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하는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이주노동자의 삶은 그리 다르지 않다”며, 이후 최저임금 인상투쟁에 명동성당 농성단도 참여할 의지를 내보였다.

최저임금연대는 집회를 마친 후 경총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또,’58만1000원으로 먹고 살아라’라는 피켓에 물풍선을 던져 터뜨리며 경총에 대한 야유와 분노를 표출했다.

한편, 이 날 항의집회와 관련 경총 관계자는 “최저임금 2.6% 인상은 확정된 것이 아니고 이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조절 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노동자들이 매년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경총과 최저임금연대의 대립은 임단협을 앞두고 더욱 격해질 전망이다.

최저임금연대는 18일과 22일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77만원을 요구하는 최저임금제도개선 촉구대회를 가지는 등 이후 더 강도 높은 항의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홍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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