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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사회위원회    차별없는 노동을 위해 노동정책대안을 제시합니다

  • 칼럼
  • 2012.09.18
  • 2516

 

 

<매일노동뉴스>는 지난 4월30일 창립 20주년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2012년 총·대선 국면 산별노조운동 점검 좌담회'에 이어 '왜 다시 산별노조인가'를 주제로 연중 캠페인을 진행한다. 캠페인에는 산별노조연석회의와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가 함께한다. 연석회의에는 금속노조·공공운수노조·금융노조·보건의료노조 등이 참여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는 연중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연속기고에서 한국 노사관계 개혁을 위한 산별노조운동 전면화와 초기업 노사관계로의 재편을 제안한다.

 

연속기고는 매주 월요일 게재되며, 산별운동에 관심 있는 현장 노사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연속기고가 마무리되면 책자로 발간한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산별운동 진단과 제도화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 토론회도 준비하고 있다. 산별노조운동 진전을 위한 실질적인 공론의 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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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노조는 노동조합의 기본적인 조직형태로 역사적으로 발전돼 왔을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운동이 추구하는 사회경제적·정치적 지위 향상을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한국 산별노조운동은 전노협 시기부터 보면 20여년이 흘렀고 본격적으로 산별노조가 건설된 지는 10여년이 지났다. 하지만 현재까지 산별노조 교섭구조도 정착되지 못했고 체계적인 내부조직도 완성되지 못한 상태에 있다. 여기에는 산별노조에 비우호적인 정부와 기업의 태도가 가장 큰 문제지만 앞으로 이를 극복하고 산별노조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노조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한 상황이다. 스웨덴은 산별노조의 대표적인 모델로 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산별노조운동의 새로운 발전에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스웨덴 노동조합은 20세기 초반에 산별노조 원리를 조직 발전방향으로 하는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스웨덴노총(LO)은 1898년에 건설됐는데 당시에는 노조조직 형태가 직종노동자가 지역이나 전국적으로 모여 노조를 만든 직종별노조였다. 스웨덴도 1900년대까지는 노사갈등이 심각해 노조의 전국적 총파업과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자주 일어났고 폭력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심지어는 파업 진압 과정에 군대가 동원돼 무고한 시민이 총에 맞아 죽는 상황도 벌어졌다. 


1909년 노총은 사용자에 대항해 ‘총파업’(Big Strike)을 했으나 정부와 사용자의 공세에 밀려 노조의 패배로 끝났다. 1910년에는 조합원수가 절반으로 감소했다. 노조는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직종별노조를 산별노조로 전환하기로 결정해 오늘에 이르렀다. 1990년대 이후에는 금속노조와 화학노조의 통합 등 산별노조 간 통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 산별노조는 경제구조 변화와 사용자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자의 단결을 강화하는 조직원리로 산별노조와 노조 간 통합을 추진했던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스웨덴 산별노조는 교섭구조에서 진보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연대임금정책’을 담아내고 있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는 노총(LO)과 사용자연맹(SAF)이 중앙교섭을 체결해 산별노조 간 임금격차를 줄이는 방식을 채택했다. 중앙교섭이 산별교섭으로 된 1990년대 이후에는 산별노조와 사용자단체가 전국교섭을 통해 산별노동자 내부의 임금격차를 줄이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방식의 교섭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감소했고 기업 중에서 경쟁력이 없는 사업장은 기술개발 및 품질향상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혁신을 추구하게 만들어 산업정책 효과도 있었다.


스웨덴 산별노조의 교섭단위는 본조의 산별교섭과 사업장의 지부교섭이다. 산별교섭에서 기본적인 임금인상률 및 노동조건이 결정돼 단체협약이 체결되지만 사업장 차원의 성과급 및 기타 급여에 대해서는 추가로 지부교섭에서 이뤄진다. 각 사업장지부에는 조합원수에 따라 노조 전임자가 상근하고 있으며 노조 사무실 및 시설에 대해서는 기업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노조 전임자의 임금도 기업에서 지급하게 돼 있다. 노조의 업무도 회사 업무 중 하나라는 인식이 자리 잡혀 있기 때문이다.


단체협약은 산별노조 내에 다양한 직종이 있기 때문에 업종별로 각각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산별노조에 여러 개의 단체협약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내용은 동일하다. 스웨덴 산별노조의 특징은 생산직노조뿐만 아니라 사무직노조·공공부문노조도 잘 조직돼 있다는 점이다. 생산직노조와 사무직노조는 각각 사용자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한 기업에 생산직노조와 사무직노조가 함께 존재한다. 공공부문노조는 각각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1970년대 이후에는 노동자가 ‘노동의 인간화’를 요구하면서 산업민주주의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스웨덴 산별노조는 기업 내에서 노동조합이 경영참가를 할 수 있도록 ‘공동결정제’ 협약을 체결해 작업장의 노동강도 및 시설 변화와 같은 경영상 변화에 공동으로 참가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했다. 스웨덴 기업에는 노조 상근간부 외에 공동결정위원과 노동환경위원이 별도로 있다. 노동자의 고용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문제에 대해 감시하고 제안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낸 것이다.


스웨덴 산별노조의 활동 중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조합원과 상근간부에 대한 노조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노총과 산별노조는 각각 노조교육을 위한 교육원을 운영한다. 매년 노조활동과 사회정책 등 다양한 내용을 가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산별노조 차원에서 노조교육 교재를 새롭게 만들어 정치경제적 변화와 조합원의 의식변화에 맞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IT기술도 신속하게 도입해 산별노조 본조 간부와 조합원이 컴퓨터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는 전자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화상 시스템을 통해 본조와 지역의 상근간부들이 회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노동조합운동은 스웨덴 복지제도 발전에 선구적 역할을 했다. 노동자에게 필요한 실업보험제도도 사회민주당이 집권해 복지제도로 정착되기 전에 산별노조 차원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업자가 되면 실업수당을 지급하는 실업기금을 자발적으로 조직해 실천함으로써 현재 실업보험제도의 기반이 됐다. 1932년 사회민주당이 집권하면서 실업보험을 포함한 건강보험·주택수당·아동수당 등 복지제도가 산별노조의 자주복지로부터 출발했고, 이후 산별노조가 사회민주당과 협력해 모범적인 복지국가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스웨덴 산별노조는 단체교섭 기능뿐만 아니라 사회정책적 기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스웨덴 산별노조가 노동자에 유리한 법 제정 및 복지국가 발전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노동운동 초기부터 노동자정당인 ‘사회민주당’(원래 이름은 사회민주노동자당)과의 연대와 협력이 제대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사회민주당은 1889년에 만들어져 정치운동과 노동운동의 역할을 동시에 했다. 이후 9년 후인 1898년 노총이 독립했다. 사회민주당은 기초자치단체 조직으로 노동코뮌이 있어 여기에서 노동자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회민주당이 집권정부가 되면 산별노조 위원장이 정부의 장관으로 대거 임명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실이 되고 있다.


산별노조와 사회민주당과의 관계는 매우 긴밀해서 기본적으로 노동조합이 각종 선거에서 사회민주당을 조직적으로 지지하고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조합원이 사회민주당 당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차원에서 구의원·시의원의 역할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 산별노조와 사회민주당은 공동으로 교육원을 설립해 노조 조합원과 당원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정책 참가 면에서는 제도 개선이나 법 제정이 필요한 경우 정부 또는 사회민주당에서 ‘실행위원회’를 구성할 때 산별노조가 참여해 노동조합의 의견을 제시하고 제도 내용을 함께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구체적 현실에서도 산별노조가 다양한 복지제도 기구 및 정부기구에 참여해 운영에 개입하고 있다. 실업보험은 산별노조에서 운영하고 있고 노동시장위원회·직업훈련위원회·사회복지위원회의 운영에서는 노사정 대표 중 하나로 활동한다. 산별노조의 참여는 중앙 차원뿐만 아니라 지역 차원에서도 광범위하게 이뤄져 노조 조합원의 경험 축적과 역량강화에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스웨덴 산별노조는 중요한 슬로건으로 ‘정의’(Justice)를 제시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심해지고 있는 국제경쟁의 압력 속에서 약화되고 있는 노동자 간 평등과 연대 정신을 다시 강화하기 위해 산별노조에서 전략적 과제로 정의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총과 사용자연맹 간의 중앙교섭을 통해 사회정책에 노동조합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산별노조는 단체교섭을 통해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연대임금을 확보하는 정책을 추구한다. 스웨덴 산별노조는 전통적인 산별체제의 핵심 원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최근 환경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전략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스웨덴 산별노조는 노동운동의 역사적 전통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인수범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의 기고입니다. 원문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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