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그림 임종진의 삶 사람 바라보기
오늘도 구럼비가 웁니다.
위험하니 조심하랍니다.
추락할 수도 있으니 알아서 몸 잘 챙기라는 얘기입니다.
에헤라 그리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강정포구입니다.
반대편 그 아름답던 구럼비 바위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갈매기 날갯짓 섞인 바람소리도 쿵쾅대는 기계음에 치여 한없이 잦아들었습니다.
추락에 주의하라는 간판이 서 있는 자리.
한결스레 구럼비 앞바다를 지켜 온 문정현 신부님이
나라님들과의 몸싸움 끝에 7미터 바닥으로 떨어진 바로 그 자리입니다.
칠순의 노인네가 험한 꼴 한번 당하고 나서 역시나 사려 깊으신 나라님들께서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친절하게도 세워놓으셨답니다.
에헤라 그리 허망할 수가 없습니다.
소리 없이 잊혀져가는 땅, 강정.
오늘도 구럼비가 웁니다.
임종진 사진 NGO 달팽이사진골방 주인장
<한겨레> 등에서 오랫동안 사진기자로 일했으며 퇴직 후 캄보디아에서 몇 년간 자원활동을 하기도 했다. 현재는 작품으로서가 아닌 타인의 삶이 지닌 존엄적 가치를 찾는 일에 사진의 쓰임을 이루고 있으며 같은 의미의 사진 강좌를 여러 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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