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4년 08월 2014-08-04   849

[기획] 참여연대 20년, 회원들에게 길을 묻다

초심을 잃지 않은
불독 참여연대를 기대한다

박정은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산좋고 물 맑은 문경새재로 떠나 온 마당에 웬 토론이냐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참여연대 앞으로 활동방향에 대해 토론해 주십사 말씀 건네기가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큰 착각이었습니다. 캠프에 오신 회원님들은 마치 이런 기회를 기다렸다는 듯, 너무도 진지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의견을 쏟아내셨습니다.

올해로 스무 살이 되는 참여연대는 지난 20년 활동의 성과와 한계를 살펴보면서 앞으로 10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참여와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사회’를 꿈꾸며 깃발을 올린 지 20년 동안 참여연대는 국가권력에 대한 감시의 끈을 놓지 않았고, 수많은 현장에서 사회적 약자와 시민들을 만나왔습니다. 법·제도적 성과를 일구어왔고 사회적 연대의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한 시간이었습니다. 덩치도 훌쩍 커졌습니다. 1994년 용산의 허름한 사무실에서 304명의 회원, 상근자, 임원으로 시작한 참여연대는 지금 14,300명이 넘는 회원과 수백 명의 실행위원과 임원진, 그리고 54명의 상근자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통인동에 번듯한 5층 사옥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참여연대의 목표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국가가 공적 책임을 다하도록 요구하고, 시민들의 권리를 온전하게 보장하도록 국가권력을 감시하고, 입법과 사법의 현장, 삶의 현장에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으려 합니다. 참여하는 만큼 세상이 바뀐다는 믿음으로 더 많은 시민들, 청년들을 만나는데 주력하려 합니다. 누구든 머뭇거리지 않고 참여연대를 찾아올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고, 한국사회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강좌도 들으며, 수시로 작은 공연도 펼칠 수 있는 그런 참여연대로 거듭나려 합니다.    

참여사회 2014년 8월호 (통권 213호)

새로운 이슈보다 집요한 활동 필요

더 많은 사회적 역할과 책임 그리고 더 많은 시민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참여연대가 회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구하려는 것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시민과 회원들이 참여하도록 할 수 있을까, 미처 참여연대가 다루지 못했던 것은 무엇이고, 개선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잘해야 할 사업은 무엇인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회원들이 내놓은 의견들은 지면에서 다 다룰 수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대체적으로 회원들의 의견은, 참여연대가 지금까지도 충분히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니 새로운 이슈를 쫓기보다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이나 세월호 참사가 보여주고 있듯이 권력형 비리와 사회의 구조적 병폐를 드러내는 끈질긴 감시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정권안보에 여념이 없는 사법권력의 실태를 고발하고, 천안함 침몰 의혹처럼 해소되지 않는 문제를 지치지 않고 제기하는 일, 공익제보가 더 이상 두려운 일이 아니도록 지원해주는 일,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는 노동권을 실현하는 일, 갈등의 현장에서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중재하는 일 등 지금하고 있는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참여연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과정에서의 불법행위로 고발했던 것처럼, 국가적 재앙이나 다름없는 4대강 사업을 강행하고, 민간인 사찰은 물론 각종 규제완화 조치들로 시민들이 안전에 취약하게 만들었던 전임 대통령이 지금까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을 좌시하지 말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참여사회 2014년 8월호 (통권 213호)

앞으로 강화하려는 청년, 청소년 사업에 대해서는 이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지원하고, 등록금이나 비정규직 등 이들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한 활동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대학별로 참여연대 청년모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내부적으로 장기과제로 검토하고 있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참여연대 홍보와 아카데미 강화해야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는 참여연대의 활동이 회원들은 물론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많이 제기되었습니다. 전문적인 감시활동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시민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전문가 조직이라는 인상을 주고, 내용도 쉽게 전달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해하기 어려운 수많은 정보들이 집적되어 있는 웹사이트, 보도자료, 논평 등은 친근하고 재미있게 재가공되어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참여연대를 알리고 편견을 깰 수 있는 이미지 광고도 해보자, <참여사회>를 꼭 구독하고 주변에 알리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참여사회 2014년 8월호 (통권 213호)

사실 참여연대 홍보는 내부에서도 중요한 혁신과제로 삼고 노력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적극적인 소셜네트워크SNS 활동, 콘텐츠의 시각화 등 활동방식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고, 인지도 높은 팟캐스트나 인터넷 방송에서 광고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독자적인 팟캐스트를 조만간 시작하기 위해 실험하고 있고,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웹사이트 개편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미디어홍보팀을 별도로 구성한 이유입니다. 아직 많이 불충분합니다. 정세를 외면할 수 없어 새로운 시도가 지연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다양한 실험을 계속 시도해나가겠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너나할 것 없이 강조하고 관심을 보였던 분야가 바로 아카데미느티나무 강좌였습니다. 아카데미 강좌에 대한 만족도는 아주 높은 편입니다. 이미 수강했던 회원들은 더 다양하고 실험적인 강좌 기획을 통해 회원확대는 물론 참여연대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철학, 고전 등 인문교양은 물론 문화예술까지 아우르는 강좌 프로그램은 시민들과의 거리감을 좁힐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프로그램이라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을 위한 논술과 독서교실, 청년 직접행동 워크숍, 교사들을 위한 직무연수 등도 제안되었습니다. 참여연대의 전문가 인력을 전면 배치하여, 시대를 앞서가는 식견이나 폭넓은 시야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제기된 의견들은 아카데미느티나무의 확대, 발전을 위한 논의에 반영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모로 중요한 회원확대 사업

결코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 세상에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회원과 시민들의 참여는 회원확대만큼 참여연대 20년의 숙원과제입니다. 거창한 시민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회원 간에 친목을 도모하고, 뜨개질, 요리 등 일상의 소소한 일들도 나눌 수 있는 지역별, 관심사별 회원모임이 구성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미 노래, 사진, 등산 등 회원모임이 있지만, 보다 다양하게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활동이 집중되고 있는 서울을 벗어나 지역에 거주하는 회원들간의 교류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시민참여사업에서 다양한 회원모임 결성을 지원하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입니다. 그 밖에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정보를 자주 알려달라는 것과 번역, 만화 등 전문 능력이 있는 회원들의 재능을 활용해달라는 주문도 있었습니다. 국회 담벼락을 허물어 시민공간으로 개방할 것을 요구하고, 평화군축박람회에 참여해 동북아의 끝 모를 군비경쟁이 어떤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 같이 고민하는 자리에 회원님들을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회원가입 포스터

토론 중에는 대표적인 시민단체로 인정받고 있는 참여연대의 회원이 겨우 1만 4천 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에 놀라워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참여연대가 앞으로도 활동력을 유지하고 지속가능하도록 하려면 상근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는데요,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참여연대로서는 회원 확대가 상근자들의 처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회원 확대야말로 ‘왕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활동하고 회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데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전국대책회의 구성과 활동, 특별법 제정 방향 공론화와 서명운동 등에 조직 전체가 집중했던 만큼, 참여연대 활동을 기대하는 이들의 회원가입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을 회원가입 시켜주시고, 소액이라도 회비를 인상해주셨던 회원 분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상근자와 임원들, 그리고 회원들의 회원 확대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상근자라면 누구나 회원들의 애정을 느낄 기회가 많습니다. 멀리서 먹거리까지 챙겨 보내주시는 회원님들이 곳곳에 있을 정도니까요. 이 날 토론은 다시 한 번 참여연대에 대한 회원들의 무한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초심을 잃지 않고 20년 한 길로 달려온 참여연대가 있어서 좋았고, 앞으로도 그러길 기대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정작 그 말 돌려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부족하지만 좋은 세상 만들기 위해 달려온 20년, 회원님들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해주시리라 믿고 꿋꿋이 그 길 가겠습니다.

● 창립 20주년 회원의견 공모에 참여해주신 김지현, 노승방, 박영록, 이오균, 김철회 회원님께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9월 15일 열리는 창립 20주년 기념식에는 회원, 임원, 상근자들이 함께 하는 합창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함께 하모니를 이루고자 하는 많은 회원님의 신청을 기대합니다. 

문의 : 시민참여팀 02-723-4251, we@pspd.org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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