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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11월
  • 2014.11.03
  • 1193

특집 호구거나 호갱이거나

 

참여사회 2014년 11월호 (통권 216호)

 

참여사회 좌담

세대공감-나는 호구다?

●사회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패널 20대 김동오 

30대 최재혁 

40대 황미정 

50대 진영종

 

●정리 이선희

●사진 오유진

 

 

휴대폰, 카카오톡, 담뱃값, 입시전형료, 금모으기, 4대강, 부동산. 이 단어들의 공통분모는 뭘까? 이 단어들은 우리에게 ‘나는 호구인가?’라는 자괴감을 선사한 사건들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요즘 들어 ‘호구’ 또는 ‘호갱’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사람이 여럿이다. 휴대폰 가격이 대표적이다. 같은 기기를 어떤 방법으로 사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20만 원에 사고 누군가는 50만 원에 산다. 휴대폰 시장의 흐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바가지’를 쓰기 십상이다. 그래서 정부는 휴대폰 가격을 균일하게 한다며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시행했다. 그런데 이게 뭔가. 보조금 할인제도가 대폭 줄어들면서 단말기 가격이 비싸졌는데, 단말기 원가와 보조금이 얼마인지는 알 길이 없다. 다 같이 비싸게 사면 ‘공평’한 건가. 국민을 호구 만들지 말자고 시행한 법이 국민에게 더욱 더 ‘호구’의 자괴감을 선사하고 있다.


담뱃값은 어떤가. 국민 건강을 위해서 담뱃값을 올린다는데,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몇 년 간의 감세정책에 따른 세수부족을 소비세(간접세)로 채운다는 사실 말이다. 가격을 통해 금연을 유도하려면 선진국처럼 1만 원쯤으로 인상하면 어떨까? 조세연구원은 6,000원 이상이면 오히려 세수가 줄어들고 4,500원 일 때 세수가 극대화 된다고 발표했다. 또 호구가 된 것 같다는 우리의 나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국민들이 이런 얄팍한 속임수에 당했던 기억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이 금강산댐을 폭파하면 63빌딩도 잠긴다며 성금을 모았던 ‘평화의 댐’, 외채를 갚는다며 돌반지까지 모았던 ‘금모으기’ 운동, 빚내서 집 샀더니 하우스푸어가 된 ‘부동산 투기’ 열풍, 입시경쟁을 악용해 부르는 게 값이 된 ‘대학 입시전형료’, 내수용보다 수출용이 저렴하고 튼튼하다는 ‘국산 자동차’ 등 하나 둘이 아니다. 10월 17일 참여연대에서는 ‘호구됨’에 분노한 시민들이 모였다. 

 

참여사회 2014년 11월호 (통권 216호)

10월 17일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는 ‘호구됨’에 분노한 시민들이 모여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호구되지 않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다.

 

비싼 값을 치르면 무조건 호구?

 

황미정 담뱃값이랑 자동차세 인상 때문에 열 받았어요. 부자 감세 할 때는 언제고, 세수가 부족해지니까 담뱃값 올리는 거잖아요. 자동차세도 상당히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프라이드를 8년째 타고 있는데, 팔면 200만 원도 못 받거든요. 근데 세금이 그만큼 나와요. 최근에는 차를 보러 갔는데 소나타 차체 가격만 2,300만 원이고, 기본적인 내용물만 채워도 2,700~800만 원이 나오더라고요. 채권도 왜 사야 되는지 모르겠고.

 

최재혁 자동차에 왜 그렇게 세금이 많이 붙어요? 예전에는 사치품이어서 그런가?

 

안진걸 재산세 개념인거죠. 그런데 자동차는 영업수단이나 생업수단인 경우도 많고, 이제 생활필수품이 된 만큼 보유세는 줄여도 될 것 같아요. 대신 도로로 나오면 환경파괴가 생기니까 주행세를 높이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법도 있고요.

 

황미정 재산세라고 하지만 집 가진 사람과 비교를 해도 자동차세가 훨씬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진영종 담뱃값은 올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어떻게 쓸지가 문제인 거죠. 간접세 형식으로 받아서 불만이 많은 건데, 잘 쓰기만 하면 상관없지 않나요? 

 

안진걸 저도 인상 자체를 비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증세 수단으로 악용 됐다는 점이 문제긴 하지만요. 사람들이 화나는 건 보건복지부가 국민건강 때문에 담뱃값을 인상한다고 해서 인데, 꼭 가격을 통해서만 금연정책을 할 필요는 없거든요.

 

황미정 피할 방법은 없는데 불합리하게 생각되는 것들, 준조세 같은 것들에 대해 화가 많이 나요.

 

안진걸 등록금, 통신비, 수신료 같은 것들 말씀하시는 거죠?


진영종 수신료도 많이 내도된다고 생각해요. (웃음) 시청료를 내는 게 화나는 이유는 방송의 공정성이 보장 안 되기 때문이죠. 세금이나 시청료 걷어서 운영·제작비용을 지원해주면 사회의 기준이 되는 방송을 해야 하는데 다른데 쓰니까 문제인 거죠.

 

최재혁 (세금 등을)많이 부담한다고 해서 무조건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여러 선택지 중에 스스로 선택한 것일 수도 있고, (비싸지만) 형평성 등을 고려했을 때 당연히 내야 하는 것들도 있잖아요.

 

안진걸 그렇죠. 비싸면 무조건 ‘호구됐다’고 접근하는 건 문제가 있죠. 다만 교육·주거·의료·통신처럼 공공 서비스적 성격이 강한 것들이 과도하게 비쌀 때 문제가 되는 거겠죠. 저희가 반값 떡볶이 운동을 하지는 않잖아요?(웃음) 국민들도 주관적 감정에 의거해서 비판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20대들이 가장 호구라고 느끼는 건 어떤 부분일까요?

 

국민을 호구로 만드는 방법

 

김동오 많은 청년들이 공통적으로 분노하는 건 통신비인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까지 투지2G휴대폰을 쓰다가 대학 때부터 스마트폰을 썼거든요. 기기 값도 그렇고 통신비도 비싸더라고요. 외국에 교환학생 가 있는 친구한테 물어봤는데, 스위스에서는 똑같이 스마트폰 쓰는데 요금을 2만 5천원 낸다고 하더라고요. 독일에 있는 애도 2만 원 정도고, 제일 비싸도 4만 원 수준이래요. 그런데 저희는 기본 6~7만 원이고, 단통법 때문에 이제는 10만 원 이상 써야 보조금 받을 수 있잖아요.

 

참여사회 2014년 11월호 (통권 216호)

안진걸 단통법 때문에 전 국민이 ‘호갱(호구+고객)’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죠. 이동통신 같은 경우는 공급자 위주의 독과점 구조, 정보의 비대칭이 정말 심한 것 같아요. 그래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많이 보지요. ‘01X 강제통합 반대 시민모임’이라는 것도 있어요. 01X로도 충분히 스마트폰을 쓸 수 있는데, 대리점에서는 무조건 010으로 바꾸라고 하잖아요. 번호 지키려고 투지폰 쓰는 사람이 있는데, 기술적으로 가능하면서 신규가입이나 번호이동을 유도하는 거죠. 이분들이 오랫동안 항의해서 지금은 기존 번호로 스마트폰 쓰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같은 단말기가 해외에서 훨씬 싸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최재혁 통신이나 IT 분야는 정말 호구되기 쉬운 거 같아요. 와이파이 통신망을 만들면서 그 비용을 뽑아야 하니까 010 가입 유도하는 것처럼 무조건 쓰게 만들어요. MSMicoro soft 위주의 컴퓨터 사용 환경을 만드는 것도 그렇고요. 다른 선택을 못하게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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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종 재벌과 정권이 결탁해서 국민들의 돈을 빼가는 거죠. 그 중에서 통신처럼 열 받아서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오는 것들들도 있고요.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대접을 못 받으니까 경제적 이해관계에 예민해요. 

 

최재혁 너무 사람을 호구로 보면 망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싸이월드 같은 경우도 한 때는 천만 명이 이용한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쓰는 사람 별로 없잖아요. 틀 안에서 사람들이 못 벗어날 거라고 생각하면서 도토리 팔 궁리만 하다가 모바일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망했어요. 사람들 불만을 외면한 결과죠.

 

각자도생 사회의 최대 수혜자 기업

 

김동오 제일 황당한 대동강 물장사가 수시 전형료인 것 같아요. 경희대 같은 경우 전형료로만 57억 원을 벌었다고 하더라고요. 


황미정 수시 6개, 정시 6개 쓸 수 있으니까 1인당 전형료만 100만 원 정도 쓰게 되는 거죠. 전형료가 적정하게 책정됐는지 확인이 안 되는 것도 문제예요. 학교에서 전형료 수입과 지출이 일치하는 것처럼 장부를 꾸미는데, 전형료나 등록금 모아서 빌딩 세운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죠.

 

진영종 이전에 많이들 그랬죠. 지금은 그렇게까지 하긴 힘들고, 전형료도 낮아지긴 했어요. 그런데 외국의 경우에는 대학에 지원한다고 하면 대학에서 우편으로 안내책자랑 지원서를 다 보내주거든요. 우리나라는 전형료로 학교 건물 짓고, 총장이 외제차 임대하는 관습은 문제라고 생각해요.

 

황미정 전형료가 없어서 지원서 못 쓰는 아이들도 많은데, 그런 거 보면 안타깝죠. 지금은 원서 쓸 때도 각자 알아서 써야 하는데, 돈 없고 정보력 없는 아이들은 설움이 더 크겠죠.

 

최재혁 취직할 때도 비슷한 거 같아요. 회사에서 영어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면, 뽑아서 가르쳐야 되는데 비용을 대학에 전가하잖아요. 

 

진영종 개인적으로 다 알아서 하라는 거죠. 공적인 부분도 개인적 소비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사회가 됐어요. 친구 아들이 경찰인데, 경찰도 체력단련 할 때 사비로 한다고 하더라고요. 

 

안진걸 대학교육의 최대 수혜자인 대기업이 교육세를 많이 내야겠네요. 지금까지 경제적 호구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했는데, 정치적 호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을 하고 지키지 않고 있어요. 소비자들의 피해는 그나마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곳에 신고라도 할 수 있는데, 정치적인 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만든복지국가’에서는 박근혜 정부를 사기죄로 고발하기도 했거든요.

 

정부가 마음에 안 들면 북한으로 가라?

 

최재혁 주민소환제같은 정치적 애프터서비스가 필요해요. 다음 선거만 바라보고 있는 건 너무 힘들잖아요. 청원, 주민소환, 정보공개 같은 제도들을 확대해야 할 것 같아요.

 

안진걸 중간 평가라도 하면 안 되나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중간평가 공약을 내걸어서 인기를 끌었었죠. 물론, 실제 하지는 않았지만요.

 

황미정 정치든 경제든 탈 국민화 하고 싶은 마음이 호구나 호갱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정치적으로 해결이 안 되니까 이민 가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는 거죠. 

 

안진걸 카카오톡 검열을 하니까 텔레그렘으로 사이버 망명을 해야 하는 상황도 어이가 없죠. 카카오톡 대표가 (검열 받는 게) 싫으면 이민가라고 그러기도 했죠.

 

김동오 이민 가라는 식의 대응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20대들 중에도 어떤 사안에 대해서 비판하면 “싫으면 이민 가”라거나 “그럼 북한 가서 살아”라고 말하는 애들이 있어요. 정상적인 대화라면 ‘어떻게 바꿀까?’라고 대답이 나와야 하는데, 불만 있으면 나가라는 식의 반응이 나오는 거죠. 그래서 대화가 진전이 안 되요.

 

진영종 냉소주주의 일종이에요. 카카오톡 대표는 (정황상)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사회적으로 불만 있으면 이민가라는 건 참 무서운 것 같아요. 비판적 목소리도 낼 수 없고, 문제 해결도 안 되니까요.

 

안진걸 내재화 된 순응성일까요? “국가가 좀 들여다보면 어때? 나는 당당해. 빨갱이들 무슨 말 하는지 본다는데…….” 이런 생각??

 

참여사회 2014년 11월호 (통권 216호)

황미정 최근에 국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사건이 있었어요. 친구가 희귀병으로 죽었거든요. 진단명이 정확히 안 나와서 의료보험 적용도 안 되니까 어떤 의료 보호도 받지 못하고 죽었어요. 그전까지는 내가 낸 의료보험료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쓰일 거니까 좀 많이 내더라도 아깝다고 생각한 적 없었어요. 그런데 친구가 죽고 나니까 의료 체계에 대해 화가 나고, 의료보험료도 갑자기 아까워 졌어요. 

 

안진걸 공적 건강보험이 해체되고 사보험이 득세하기 바라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공적 의료의 지원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데, 의료 보험료를 거부하게 되면 공적 보험체계가 무력화 될 위험이 있지 않을까요?

 

황미정 유럽에서는 제도를 도입할 때 동의하는 과정이 있었잖아요. 복지가 중요하니까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세수와 보험료를 얼마나 걷어서 어떻게 쓰는지 사람들이 알아야 내는 게 동의가 될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양방 보다는 한방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의료보험 지원을 전혀 못 받거든요. 어르신들 중에도 한의원에서 침을 맞거나 한약을 처방받는 경우도 많잖아요.

 

진영종 일리가 있는 말이에요. 특정 분야의 이익을 지키는 방향으로 의료제도가 발전했다는 연구도 있어요. 우리나라에 의료법이 도입된 시기가 서양의학이 동양의학을 밀어내는 과정과 맞물리거든요. 한의원에서 처방하는 한약을 약으로 볼 것인가도 충분히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죠.

 

안진걸 국민들에게 더 많은 정보, 발언권, 의사결정권이 필요한 것 같아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정치·경제적 구조가 문제네요. 의문을 품고 다른 선택을 할 권리를 주는 것이 호구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 같아요. 오늘 많은 얘기들이 나왔는데 마지막으로 호구, 호갱이 안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호구가 안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참여사회 2014년 11월호 (통권 216호)

김동오 그나마 대안을 찾으면, 사회가 정해놓은 길을 그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당장 구조적인 변화까지는 힘들겠지만, 작은 방법들을 찾아보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안진걸 질소과자 뗏목을 타고 한강을 건넌 것처럼?

 

김동오 네(웃음) 원래는 그런 얘기들이 인터넷에서만 떠돌다가 뗏목 퍼포먼스를 하고 나니까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가지더라고요.

 

안진걸 20대들이 큰일을 도모하긴 힘들 수 있지만, 소소하고 다양한 시도들을 하는 것도 의미 있는 것 같아요.

 

황미정 저는 망명의 기운이 온 나라에 차 있는 것 같아요. 정치적, 경제적, 소비자적 망명. 에너지는 분출되고 있는데 방향이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최근에 휴대폰을 새로 사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는데, 이렇게 개인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이나 기운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지는 시민운동의 몫이겠죠.

 

진영종 망명 간다는 것도 저항적인 것, 냉소적인 것이 섞여 있죠. 예전에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할 때, 신문 광고 문구가 “동아야, 너마저 굴복하면 나는 이민 갈거야”였거든요. 시민들이 돈을 모아서 한 광고였는데 그게 생각나네요. ‘에이 더러워’ 하고 끝나면 호구지만, 거부하고 싸우면 호구가 아닌 것 같아요. 

참여사회 2014년 11월호 (통권 216호)


최재혁 시민단체가 할 일이 조직화도 있지만, 현실을 정확히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정책을 통해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피해를 보는지 정교하게 보여주는 거죠. 지금 상황에 대해 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이 언론이나 시민단체의 역할이 아닐까요? 

 

진영종 가끔 참여연대도 너무 소비자적인 입장을 취할 때가 있어요. 공공선에 기반 해서 시민들에게 알리고, 정권이나 기업에도 압박을 가해야 해요. 국민들이 스스로 호구라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 조직되면 공공성을 해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해요.

 

황미정 공공성에 대해서 사람들이 충분하게 생각할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 같아요. ‘호갱’이라는 말이 처음에는 휴대폰을 비싸게 사는 40대 이상 아저씨들에게 통용되는 말이었는데, 지금은 국가가 국민을 호구로 만드는 많은 정책들에 분노하는 것으로 확산됐잖아요. 

 

안진걸 국민 개개인의 문제의식을 잘 엮어 나가는 게 중요하겠네요.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우리는 종종 정부나 기업에 의해 호구가 된다. 모르고 당하고 알고도 당한다. 그러나 한 번 호구가 영원한 호구는 아니다.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주인공 론은 어느 날 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다. 수소문 끝에 어렵사리 에이즈 치료제를 알아내지만, 국내 거대 자본과 정부가 결탁한 상황에서 해외의 치료제를 수입하는 건 ‘불법’이다. 심지어 그들은 에이즈 환자들을 임상 실험 대상으로 삼기까지 한다. 론은 살기 위해 국경을 건너 불법으로 약물을 들여온다. 건강을 회복한 그는 다른 에이즈 환자들에게도 약을 공급하기 위해 계속해서 불법을 저지른다. 정부와 기업의 횡포에 대한 7년의 소송 끝에 법원은 정부와 의약회사의 행위가 부당하며, 론이 비록 불법을 저질렀지만 에이즈 환자들의 목숨을 구하는 데 일조했음을 인정했다. 

 

 

참여사회 2014년 11월호 [특집] 호구거나 호갱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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