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그림 임종진의 삶 사람 바라보기
쉬어 가렵니다.
쉬어 가렵니다.
돌아보면 그리 급할 일이랄 것이 없습니다.
천천히
조금 천천히 가려합니다.
아니 조금 더 깊이 바라보려 합니다.
비루한 외양을 지닌 타인의 삶을 바라본다는 것은 내게,
그 비루함만을 보려했던 지난 과오를 털어내려는 의식과도 같습니다.
이윽고 보이는 것은,
겉모양새를 넘어 삶이요, 살아가는 생명 그 자체입니다.
그런 생각들 탓이려나.
이렇게 나선 낯선 길 위에서 그들 자신에게 익숙한,
나고 살아가는 땅의 기운이 가볍지 않게 눈에 들어옵니다.
그 땅을 딛고 선 삶과 생명입니다.
길 따라 나선 날.
오늘도 머문 땅 어디에서든 천천히 그리고 깊게 바라봅니다.
너른 대지의 품은 넉넉하게 사방을 채워내고 있었습니다.
임종진 사진 NGO 달팽이사진골방 주인장
<한겨레> 등에서 오랫동안 사진기자로 일했으며 퇴직 후 캄보디아에서 몇 년간 자원활동을 하기도 했다. 현재는 작품으로서가 아닌 타인의 삶이 지닌 존엄적 가치를 찾는 일에 사진의 쓰임을 이루고 있으며 같은 의미의 사진 강좌를 여러 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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