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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09월
  • 2014.09.01
  • 790

특집 20살 참여연대

 

스무살, 청년 참여연대

 

김주호 시민참여팀 간사

 

참여사회 2014년 9월호 (통권 214호)

 

코라조 아반티Coraggio avanti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떠난 프란치스코 교황, 그는 왜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먼저 한국을 찾았을까? 점차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동북아 지역에 평화를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신자들이 있는 나라가 한국이어서? 대통령의 오고초려(?)를 받아들여서? 상당히 많은 이유가 지목되었지만, 방문 첫 날 교황 스스로 밝힌 이유는 바로 충남 당진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가톨릭청년대회 참가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또 다른 의문이 꼬리를 문다. 왜 ‘청년’인가?


코라조 아반티. 프란치스코 교황이 청년들을 향해 즐겨 쓴다는 이 말의 의미는 ‘용기를 가지고 앞으로’라고 한다. 또한 그는 최근의 한 담화에서 “덧없고 피상적인 문화, 젊은이들이 책임을 지고 삶의 커다란 도전에 맞설 능력이 없다고 치부하는 문화에 아니라고 말하라.”는 독려의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즉, 교황이 청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청년들을 객체로만 여기는 기존의 문화와 질서에 두려움을 떨치고 용기를 내어 도전하라’는 희망찬 선동(?)인 셈이다. 

 

그러나 ‘청년’이 없다.

창립 20주년을 한 달여 앞 둔 현재 참여연대의 회원은 14,430명이다. 이 중에서 청년으로 분류될 수 있는 20대 회원은 702명(4.86%)에 불과하고, 30대 회원이 2,794명(19.36%)으로 조금 더 많지만, 9,375명(64.97%)에 달하는 40~50대 회원들의 수에 비하면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물론 회원에게 회비납부 의무가 있는 참여연대 특성상 경제적으로 취약한 2030세대의 회원 비중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 해 전문기관에 의뢰했던 참여연대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보았을 때, 참여연대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묻는 문항에서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세대가 다름 아닌 20대였다는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다. 


참여연대 입장에서는 충분히 억울할만하다. 지난 몇 년 간 참여연대가 가장 열심히 진행한 사업 중의 하나가 ‘반값등록금 운동’이었고, 실제로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과 ‘국가장학금’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또한 통신비, 교육, 주거, 최저임금, 기초연금 등 직간접적으로 청년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얼마나 많은 이슈에 힘을 쏟았던가. 참여연대가 힘들게 싸워 세상을 조금씩 바꾸어 놓아도 정작 당사자인 청년들은 무관심하거나 저절로 이루어 진 것처럼 생각하기 일쑤였다. 청년들을 만나고 함께 투쟁했던 그 수많은 사업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참여연대에 대한 신뢰나 회원가입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은 것을 두고 섣불리 누구의 잘못을 따지는 것도 무의미하다.

 

청년사업, 청년의 손으로

20년을 맞은 참여연대가 청년사업을 중점과제로 삼은 것은 이것이 옳은 길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는 참여연대가 청년들을 ‘대변’하여 싸워왔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대신 싸워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청년들의 문제는 청년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뿐, 어느 누구도 언제까지나 대신 해줄 수만은 없다.


청년세대들은 이미 알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다만, 이미 모든 세대를 감싸고도는 무한경쟁의 틀에서 왜 이러한 질서를 만든 기성세대가 아닌 청년이 앞장서야 하는가? 잃을 것이 적어서? 말 그대로 아픈 것이 청춘이라서? 이 지독한 제로섬 게임 끝까지 가봐야 청년세대가 가장 불리할 것이기 때문에? 청년세대 스스로가 이러한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면, 그리고 기성세대나 시민사회가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하지 않으면 아무리 제도가 바뀌고 법이 바뀐들 청년들은 사회를 선뜻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만나고, 혼자가 아님을 느끼고, 이야기하고, 함께 해보고, 망하면 다르게 해보고, 실패해도 다시 해보고, 그 지난한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을 것 같다. 그 틈에서 참여연대가 맡아야할 역할은 결국 청년들에게 부족한 것(돈, 경험, 사람 등)을 일부 지원해주거나 함께 고민해주는 것이다. 가르치거나 야단치거나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옆을 지켜주는 것이다.

 

참여사회 2014년 9월호 (통권 214호) 참여사회 2014년 9월호 (통권 214호) 참여사회 2014년 9월호 (통권 214호)

20~30대 청년들이 사회 문제에 무관심 하다는 인식이 많다. 그러나 반값등록금 운동, ‘가만히 있으라’ 시위,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등 청년들이 주도하고 있는 행동들도 많다. 그들을 가르치고 야단치기보다 격려하고 함께 고민하고 지켜봐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청연 그리고 그 너머

정말 다행히도 우리 사회의 청년세대는 교황이 걱정하는 것만큼 나약하거나 두려움에 가득 차있는 것 같지만은 않다. 작지만 변화를 위한 움직임과 세상을 향한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과 같은 폭발적인 캠페인은 물론, 청년유니온이나 민달팽이 유니온 같은 지속적인 청년행동, 이외에도 소소하게 즐겁게 여기저기서 움트는 청년운동의 싹들이 날카롭게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참여연대에서도 하나의 움직임이 어설프지만 조용히 진행되고 있었다. 바로 ‘청연(청년연대)’이다.


어느 덧 14기째를 맞은 참여연대 청년 인턴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간 청년들만 300여명에 이르고, 이들은 각자 시민단체, 언론, 국가기관,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자리를 잡았다. 매 기수마다 후속모임이 구상되었고 그 공동체를 통해 세상을 바꾸어보려는 시도도 계속되었다. 지난 해 가을 그 결실을 맺은 것이 청년행동단 ‘청연’이었다. 스무 명 정도의 인원으로 큰 재정적인 지원이나 실무지원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푸른 제비’를 뜻하는 그 이름만큼이나 시기나 이슈에 구애받지 않는 즉각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밀양송전탑 건설 현장을 찾아 합창 공연을 하고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꼬집는 거리 플래시몹을 4주간 매 주말 이어갔다. 청년정책에 관한 공모사업에 도전하기도 하고 박래군 선생님과 함께 두 차례 인권 답사도 떠났다. 물론 전업활동가들이나 기존의 청년단체들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내용이나 성과였지만, 어설픈 날갯짓이나마 이들에겐 ‘무한도전’이었다.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 속에서 1년이라는 시간을 쉬지 않고 날아온 푸른 제비는 지금, 잠시 날개를 접고 더 큰 비상을 위해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 여름방학동안 진행된 14기 인턴, 한동안 매주 월요일 저녁을 뜨겁게 달구었던 청년정책세미나, 8월 말 4박 5일 동안 전국의 투쟁현장을 돌아보는 ‘불온대장정’. 이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나면 또 다른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더욱 뜨거운 머리와 가슴으로 날아오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참여연대는 튼튼한 둥지를 만들 수 있는 재료들을 준비해놓고 기다려야겠다. 또 한 번의 봄이 오기를. 

 

김주호

참여연대 인턴을 거쳐 2013년 간사가 되었다. 인턴때부터 간사처럼 야근도 했다. 간사가 되니 돈 받고 일해서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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