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5년 12월 2015-11-30   1730

[특집] [시민 좌담] 당신은 어디에서 뉴스를 보십니까

특집 대한늬우스

 

속표지

[시민 좌담]
당신은 어디에서 뉴스를 보십니까?

사회 이용마 MBC 해직 기자, 참여사회 편집위원
패널 정철운 미디어 오늘 기자, 조희원 20대, 대학생, 이정규 30대, 출판업, 조룡상 50대, 금융업
정리 이선희 미디어홍보팀 간사, 참여사회 기자
사진 원동욱 시민참여팀 간사

11월 14일 토요일, SNS(Social Network Service, 사회관계망서비스) 타임라인은 온통 민중총궐기에 대한 글 일색이었다. 경찰의 과잉진압과 항의하는 시위대의 모습,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백남기 농민의 소식 등 SNS는 현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그러나 공권력에 대한 분노로 들끓는 일부 SNS와 달리, 포털 메인에는 ‘폭력 집회’나 ‘불법 시위’를 엄중하게 처벌한다는 뉴스가 배치됐고, 지상파 뉴스에서는 프랑스 테러에 대한 보도가 주를 이뤘다.

이명박 정부들어 MBC와 KBS, YTN의 사장이 바뀌었고, <PD수첩>과 <시사투나잇>, <돌발영상> 같은 주요 시사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편향된 보도로 점철된 지상파 뉴스에 염증을 느낀 시민들은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힘입어 SNS나 팟캐스트로 ‘망명’했다. 그러나 이런 망명이 언론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돌려놓지는 못했다. 여기에 더해 언론관련 법안들(신문법, 언론중재법,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규정)이 최근 개악되고 있어 온라인상 언론과 표현의 자유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월간『참여사회』는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와 언론 장악의 문제에 대해 시민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사회 2015년 12월호

이용마 ‘언론이 장악됐다’,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대체로 동의하시나요? 어떤 측면에서 그렇게 느끼세요?

 

조룡상 대학 때 군사독재를 겪은 세대인데, 당시에는 조선일보나 동아도 정권 비판적인 기사를 많이 썼거든요. 근데 요즘은 홍보성·광고성 기사가 많은 것 같아요. 최근에 민중총궐기 집회만 해도 현장에 안 간 사람들은 조중동 프레임에 갇힌 얘기만 하더라고요.

 

이정규 전 사실 MBC나 KBS 사장이 바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조직 구성원이 여러 사람인데 사장 한 명 바뀐다고 크게 달라질까 생각했어요. 근데 최근에는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구나 싶어요. 민중총궐기 집회 같은 것도 예전에는 TV 뉴스의 논조가 약간 왜곡된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뉴스 를 아예 전달하지 않거나 다른 뉴스로 대체하는 등 아주 노골적으로 변했더라고요. 언론 장악이라고 생각 안했는데 서로 다른 두 개의 뉴스가 있다고 느껴져요.

 

정철운 2008년 촛불집회 때만해도 MBC를 비롯해서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 나가면 박수를 받았어요. 근데 2015년에는 기자들이 현장에도 안 보이고, 일부는 현장에서 떠나라는 얘기도 듣죠. 민중총궐기 이후 MBC 100분 토론 주제가 “시위문화, 이대로 괜찮은가?”였고, 연합뉴스의 “불법집회 엄중하게 대처하겠다”는 객관을 가장한 편향 보도가 네이버 메인에 배치됐어요. 지상파 3사는 민중총궐기 소식을 14번째 꼭지에 겨우 1개 배치했는데 13번째까지가 프랑스 테러 뉴스였어요. 종편 같은 경우에 “공권력이 무너졌다” 프레임으로 토요일에만 10개 이상의 보도를 쏟아냈고요.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이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2008년에는 공영방송사가 의제를 제기하면서 광우병의 문제를 알게 됐는데, 이번(민중총궐기)에는 공영방송이 사안의 발화를 원천 차단하고 종편은 프레임을 호도했죠. 사람들이 방송뉴스를 거의 안 본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도 네이버 뉴스는 보잖아요. 네이버에는 통신사(연합뉴스, 뉴시스 등) 뉴스가 대부분이어서 편향된 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이번 민중총궐기 보도를 통해서 민주화 이후에 언론이 가장 기울어진 상태라는 것이 확인된 거죠.

 

조희원 언론장악 문제는 신문보다 공영방송에서 더 확연하게 드러나는 거 같아요. 저도 2008년이 계기가 되는 것 같은데 예전에는 방송을 통해 사안의 본질이 알려지고 토론의 장이 만들어졌는데, 이제는 어떤 사안들의 경우에는 아예 방송 뉴스로 다뤄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SNS로 뉴스를 많이 보는 편인데 방송에는 안 나오는 얘기들이 거기에서 토론되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권력이나 체제에 대한 비판을 방송 뉴스가 못하고 있다고 느꼈죠.

 

시민들에게 외면받는 방송뉴스와 종이신문

참여사회 2015년 12월호

이용마 그러면 이렇게 방송뉴스가 제대로 된 보도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방법으로 뉴스를 보세요?

 

조룡상 방송뉴스는 안보고, 페이스북 아니면 텔레그램 단체 방에서 공유되는 기사들을 보는 거죠.

 

이정규 지상파는 안 본지 몇 년 됐어요. 집에 일찍 들어가면 JTBC 뉴스룸 정도 가끔 보고요. 지상파 뉴스는 SNS에 영상이 돌 때 가끔 보는데, 정보나 의견 보다는 (보도 내용이 이상해서)조롱하는 내용을 보게 되죠.

 

이용마 조희원씨는 2008년에 고등학생이었죠?

 

조희원 네, 그때는 공중파를 봤죠. 제가 언론 쪽으로 취직을 준비하고 있어서 일부러 방송사 뉴스를 틀어 놓을 때도 있는데, 또래 친구들도 그렇고 방송사 뉴스는 선거 개표방송 아니면 안 보는 것 같아요. 저도 방송뉴스는 JTBC 뉴스룸을 주로 봐요.

 

이용마 뉴스룸은 어때요? 찾아서 보시나요?

조룡상 매일 보는 건 아니지만, 스마트 기기 이용해서 일주일에 1~2번 정도 보고 있어요.

 

이정규 끝까지 다 보지는 않고 초반 15~20분 정도 단독 보도를 보는 편이고, 앵커브리핑이랑 팩트 체크는 SNS에 많이 공유되니까 거기에서 봐요.

 

정철운 저는 일하는 입장이라서 다 챙겨보는데, 인터넷에서 사이트에 들어가서 보는 편입니다.

 

이용마 세 분은 종편은 아예 안보시나요?

 

조룡상 드라마 <송곳>만 조금 봅니다. (웃음)

 

이정규 MBC는 무한도전 할 때 빼고는 안 보고, JTBC 아니면 tvN이 TV 시청의 절반 이상인거 같아요.

 

조희원 저도 TV로 챙겨보는 건 많지 않고, 보고 싶은 건 vod(video on demand, 맞춤영상정보 서비스)로 거의 봐요.

 

이용마 신문 구독도 안하시고요?

 

조룡상 한겨레는 제가 주주라서 신문이 계속 오는데 잘 안 넘겨보죠.

 

이정규 저는 사무실을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쓰고 있는데 각자 구독하는 신문이 <한겨레>, <중앙일보>, <시사인>이거든요. 매일 신문이 놓이긴 하는데 열어보는 경우가 별로 없어요. 테이블에 올려놨다가 치우기만 하죠.

 

조희원 저는 언론사 준비하니까 <경향신문> 보고 <조선일보>, <한겨레>, <중앙일보> 보는 친구들이랑 아침마다 브리핑 하거든요. 근데 입사 준비하는 친구들은 주로 매일경제 많이 봐요. 기업 정보나 동향이 많이 실리고, 시사상식을 정리해주는 코너도 있거든요.

 

이용마 그래도 세상 돌아가는 정보를 종합적으로 알려면 신문이나 방송 뉴스를 봐야 하지 않나요?

 

참여사회 2015년 12월호

조룡상 SNS를 보면 특정 언론을 막론하고 중요한 뉴스가 연결되어 오니까 종이 신문 넘길 필요가 없더라고요. 집에서 채널 돌리다가 지상파 뉴스를 가끔 보는데, 정부 입맛대로 뉴스를 만드니까 한숨이 나오죠.

 

참여사회 2015년 12월호

이정규 아침에 휴대폰으로 SNS 한번 훑으면서 오늘 어떤 일이 있는지 대략 확인하고, 사무실에서 컴퓨터 켜면 아침에 훑어본 기사를 자세히 보죠. 팔로우 하는 사람이 200명 정도인데, 제가 종사하고 있는 출판업과 관련 업종에 있는 분들이 중요한 뉴스를 전달해 주니까 일일이 찾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SNS에서는 칼럼니스트가 뉴스에 의견을 덧붙여서 게시물을 올리고, 전자제품 제조사에서 일하는 누군가가 새로 나온 기기에 대한 평을 하니까 팩트만 있는 것보다 양질의 정보를 얻게 되죠.

 

참여사회 2015년 12월호

조희원 저도 주로 페이스북에서 보는데 기성 신문보다는 오마이뉴스나 독립 언론 뉴스를 많이 봐요. 그 신문들이 훨씬 더 재밌고, 알기 쉽게 보도해요. 독립 언론들은 카드 뉴스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뉴스를 만들거나 맥락 있는 구성을 하니까 왜 이 기사를 읽어야 하는지 충분히 설명되는 거 같아요. 요즘 사람들이 신문 읽을 시간이 없잖아요. 언론 종사자들이 시간 없는 소비자들에게 왜 뉴스 안보냐고 말하는 건 오만한 태도 같아요.

 

이정규 예전에는 방송의 경우에는 시간, 신문의 경우에는 지면의 공간을 얼마나 배정하느냐를 언론사에서 결정했는데,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게 중요한 뉴스가 되죠. 오마이뉴스 같은 경우에는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보도하기도 하고, 기사에 각자의 의견을 덧붙여서 SNS에 올리면 타임라인 자체가 사실과 의견이 뒤섞여서 하나의 뉴스가 되는 것 같아요.

 

정철운 2009년 10월에 아이폰(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뉴스 소비 습관이 완전히 바뀌었죠. 지상파 메인뉴스를 자신이 원할 때 볼 수 있게 됐고, SNS로 뉴스를 소비하는 것도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봐요. 그런데 친구들이 공유하는 뉴스를 많이 보니까 그룹마다 공유되는 뉴스의 논조나 분야가 굉장히 다를 수 있어요. 민중총궐기를 예로 들면, 집회 과정에서 과잉진압이 있었다는 것이 어떤 그룹의 페이스북에서는 많이 공유되는데, 다른 그룹이나 페이스북 밖에서는 그런 여론이 많지 않거든요. 그룹핑이 갖는 한계인 거죠.

 

대안 미디어는 언론 장악을 극복할 수 있나?

이용마 얘기를 들어보니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으로 사람들이 지상파를 떠난 것도 있고, 정보 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신의 요구에 맞게 뉴스를 편집해서 보여주는 매체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소비 행태가 변한 것도 있는 것 같네요. 그러면서 기존 언론 매체에 상당한 위기가 온 것도 사실인데, 아직 50대 이상 세대들은 지상파나 종편을 이용하다 보니까 세대 간에 뉴스 소비 방식에도 간극이 생긴 거 같아요. 지상파나 조선·중앙·동아 일보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많이 줄었으니까 언론이 장악됐다고 해도 국민들이 별로 관심이 없는 걸까요?

 

참여사회 2015년 12월호

정철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포털 메인 화면과 종이신문, 방송으로 뉴스를 소비해요. 여기 계신 분들은 뉴미디어에 빠르게 적응한 분들인데, 대부분은 일 때문에 회사에서 신문을 보거나, 밥 먹으면서 식당에서 틀어 놓은 뉴스를 보는 경우가 많죠. 최근에 신문 발행부수를 조사해 보니까 주요 일간지 15개 중에 보수성향의 신문과 진보성향(한겨레, 경향) 신문 비율이 12:2(한국일보는 중도)였고, 6개 방송사(지상파 3사와 종편3사)와 JTBC 메인뉴스 시청 비율이 17:1 이더라고요. 이렇게 사람들이 보수 의제를 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SNS에서 공유하는 것만으로는 확산성이 떨어지는 거죠. 자신이 보고 싶은 뉴스를 보고 거기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거랑 공론장에서 의제를 형성하는 건 다른 일이에요. 주류 언론이 움직여야 공론장이 형성되는데 그들이 친정부적인 보도를 하기 때문에 민중총궐기, 노동개악 같이 중요한 뉴스가 묻히는 거죠.
많은 분들이 잊으셨지만, 대한항공 사무장이 KBS 뉴스에 나오면서 파장이 커졌고, 문창극 친일 발언도 KBS에서 단독 보도가 됐죠. 방송뉴스가 갖는 파급력이 만만치 않아요. 피디수첩을 예로 들면 황우석, 광우병, 4대강 같은 굵직한 이슈를 방송사들이 만들어 냈었죠. 2012년에는 방송사 파업도 있었지만, 탐사 프로그램들이 현 정부의 문제점들을 보도하지 못하면서 자원외교 같이 중요한 문제가 이슈가 안됐거든요. 뉴스 수용자들 입장에서는 피키케스트, 엠엘비파크MLB PARK, 허핑턴 포스트처럼 재미있는 매체들이 많지만, 골치 아픈 문제들을 외면하는 사이에 노동조건이 악화되고, 교과서가 국정화 되는 거죠. 그런 부분을 지적해야 할 언론은 자신의 역할을 방기하고 있고, 적극적인 뉴스 수용자들도 뉴미디어에서만 대안을 찾는 건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정규 지상파나 종합 일간지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고, 그들이 편향된 보도를 하는데 사람들이 왜 저항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8년 동안 언론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터졌기 때문인 거 같아요. 또 기자는 사회적으로 여전히 엘리트 집단인데 그런 사람들이 자구적으로 언론 장악 문제를 해결 못하는 것에 대한 냉소도 있는 것 같고요.

 

이용마 언론만의 문제는 아니고 사회 여러 가지 문제가 겹친 거죠. 민주주의에서 ‘민주적 거래’라는 게 있잖아요. 정권을 한 번 뺏기면 상황이 바뀌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빨리 훈련된 거 같아요. 한계가 넘어가면 폭발하겠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고, 나름의 방식으로 뉴스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지금 상황을 용인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에 신문법 개정으로 5인 미만 인터넷 사업장은 문을 닫게 하고, 인터넷 상에서 제 3자가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수 있도록 방송심의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요.

정철운 시행령이 내일(11월 19일)부터 발효가 되거든요. 기존 언론사는 1년 유예 기간이 있어서 1년 안에 5명 상시고용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돼요.

 

이용마 딱 대선 1년 앞두고 그렇게 되는 거네요.

 

정철운 네. 제 3자 명예훼손도 12월 중에 통과될 거 같은데, 대통령과 관련된 명예훼손 같은 경우에는 공인의 범위를 명확하게 한다고 하지만 워낙 말을 잘 뒤집는 정부기 때문에 믿기 어려운 거죠. 언론중재위에서도 언론중재법을 개정하려고 하는데 중재요청 된 기사뿐만 아니라, 그 기사를 퍼간 카페나 블로그의 기사와 댓글도 삭제할 수 있어요. 현재는 삭제 신청을 할 수 없는데 개정되면 언론중재 신청을 통해 삭제를 요청할 수 있게 되고, 관련 SNS까지 삭제되니까 어떤 기사는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는 거죠. 주로 재벌이나 공인들을 통해서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요.

 

이용마 정부가 통제한다고 해서 완전히 틀어막을 수 있는 시대는 아니잖아요? 어떻게든 다른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요?

 

정철운 그렇기는 하지만 페이스북도 통제가 되고 있거든요. 정치적인 글,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반복적으로 실으면 계정이 차단돼요. 얼마 전 유민아빠 김영오씨 계정도 차단이 됐었는데 일베로 추정되는 회원들이 집단적으로 페이스북 코리아에 신고했다고 하더라고요. 미디어 몽구 계정도 차단이 됐고요. 이런 식으로 SNS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검열이 되고 있는데, 관련 법 개정에 따라 이런 것들이 노골화 될 수 있겠죠.

이용마 이런 얘기를 들으니까 소감이 어떠세요?

 

조룡상 암울해졌어요.

 

이정규 (작은 매체들이 워낙 많으니까) 기레기(기자+쓰레기)를 정리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언론이나 표현의 자유에 문제가 생길 수 있겠네요. 그런데 이런 사정을 기성언론에서 중요하게 보도를 안 하면 소리 없이 넘어갈 수도 있겠구나 싶어요.

 

조희원 뭐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가네요. 언론으로서 제기능을 못하면 시장논리에 의해 당연히 없어 질텐데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두려움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고, 그거야말로 언론 장악이 아닐까 싶어요.

 

정철운 비관적인 얘기를 많이 해서 희망적인 얘기를 조금 하면, 2012년 대선 때 페이스북이나 팟캐스트처럼 저희가 예상하지 못한 플랫폼이 많이 생겼거든요. 그런 면에서 진행자가 말씀하신 것처럼 인터넷 여론 통제가 간단하지 않을 거예요. 언론장악 문제는 결국 주체인 기자들이 싸워야 하는 문제인데, 기자들이 부끄러워야 싸우게 되거든요. 기자를 부끄럽게 만드는 건 시민들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이용마 마지막으로 언론인들에게 한마디 해주시죠.

 

이정규 우리 언론이 5인 미만이 아니고, 포털이나 종편이 아니라고 안심할게 아니라 기자들이 동업자 정신을 가지고 이런 문제를 같이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모습을 보면 일반 시민들도 힘을 실어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룡상 지금 저널리즘이 실종됐다고 하잖아요. 포털이나 SNS를 통해서 정보 유통 경로가 다변화됐지만 기자들이 공적인 저널리즘의 가치를 지키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기자나 피디들도 사내에서의 관계가 있으니까 싸우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사람들이 왜 기사를 안 보는지 생각해봐야죠.

 

조희원 지상파나 기존 언론이 뉴미디어로부터 많이 배워야 된다고 생각해요. 소비자 입장에서 뉴스를 생산하고, 제대로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이용마 언론인이 샐러리맨으로 전락했다고 말하죠. 지사적인 언론인의 모습은 옛날 얘기였는데 다시 지사적인 언론인을 요구하는 시대가 온 거 같아요. 그런 시대적 소명에 부응하는 언론인이 됐으면 좋겠네요. 오늘 다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참여사회 2015년 12월호

뉴스를 보는 것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는 그야말로 ‘뉴스의 시대’다. 뉴스는 별다른 관점 없이 ‘사실’을 보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극히 뚜렷한 우선순위에 따라 세상을 보여준다. 뉴스가 올바르게 보도되고 있는지 개개인이 주체적으로 고민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누군가가 짜깁기한 대로 세상을 볼 수밖에 없다. 알랭 드 보통은 ‘뉴스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뉴스가 늘 올바를 수는 없다. 뉴스는 서아프리카의 전쟁이나 이해 자체가 불가능한 채무 탕감 계획에 대해 너무 길게 늘어놓기도 한다. 우리 의사와 무관하게 상류사회의 결혼식이나 카리브 해의 허리케인에 대한 최신 정보를 알려주기도 한다. 그러면 마치 주문한 적이 없는 요리를 강제로 먹고 있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꼭 이런 식으로 일이 흘러가야 하는 건 아니다. 기술은 우리가 자기 취향을 입력하기만 하면 컴퓨터가 그날 제공된 뉴스를 샅샅이 살핀 후 우리 개성에 딱 맞게 재단된 단신들을 보여주도록 하는 힘을 우리에게 부여하겠다고 약속한다. 수시로 잘못된 판단을 하는 편집기자들이 뉴스 공급을 독점하도록 내버려두는 일은 더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개인주의적 유토피아를 건설하게 되리라. 대중의 수많은 다양한 뉴스 채널이 있는 세계 말이다.
하지만 객관적인 기사 편집 방침을 포기한다는 기획에는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이 기획은 우리가 어떤 뉴스를 접하길 바라는지 잘 알 만큼 정말 스스로 의식적인 준비를 갖추었는지 자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괜찮은 어른으로서의 삶, 다시 말해 늘 양심적이면서도 자의식을 잃지 않고 안전한 삶, 공적 책임과 사적 책임을 균형 있게 이행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를 보조하는 모든 지식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지식 중 어떤 것들은 첫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스스로 뉴스를 편성하는 책임을 지게 되면 우리의 발전에 무척 중요한 정보를 내쳐버릴 위험성이 있다. (중략)
맞춤 뉴스 만들기는 이용자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뉴스에 대해 고도로 성숙하고 복합적인 감각을 갖추고 있을 때, 실은 오로지 그럴 경우에만 현재의 뉴스 편집 시스템을 향상시킬 수 있다.
– 알랭 드 보통 『뉴스의 시대』중에서

 


 

2015. 12월 참여사회 [특집] 대한늬우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