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15년 01월 2015-01-05   1097

[특집] 헌법개정, 추진 될 수 있나?

특집 미리보는 2015

참여사회 2015년 1월호(통권 218호)

헌법개정,
추진 될 수 있나?

이양수 한양대학교 강사

문득 이명박 정부 시절의 자원외교 행태를 보며 중학생 때 기억이 났다. 일요일이면 어머니께 인사드리고 집 대문을 나서 도서관으로 향하던 때의 그런 것 말이다. 자리 잡고 두 시간여 엉덩이를 붙이고서는 이내 친구들과 짐을 챙겨 오락실로, 분식집으로 향하곤 했었다. 순전히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보자면 밖에 나가 있는 시간은 자식이 학문의 깊이를 연마하는 것의 바로미터였으며, 씀씀이는 그 폭을 도야陶冶하는 보증이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 이명박 정부 지난 10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헌법개정(이하 개헌) 발언은 박근혜 정부의 금기를 건드렸다. 금방 한 발 빼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대통령의 의지와 상관없이 개헌론의 불씨를 지피는 결과를 가져왔다. 급기야 야당, 여당의 친이계 인사들을 주축으로 국회 ‘개헌 국민연대’를 조직하면서 개헌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워낙 정치적 변수가 커서 개헌 가능성을 예측하긴 힘들다. 아직 구체적인 개헌개정안도 없는 상태라 국민적 관심대상이라고 할 수 조차 없다. 하지만 정치역학 상 2015년이 개헌 논의의 골든타임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여러 정당의 향방이 2016년 4월의 국회의원 선거, 2017년 12월의 대선 승패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개헌의 가능성은 역설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실패와 매우 밀접하게 연계된다. 여당 프리미엄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서면 여당 진영은 급속한 권력 재편 과정에 착수할 것이다. 계파 갈등을 봉합하고 권력 장악을 위해서는 새로운 방향 설정이 최선책이다. 따라서 정부·여당의 실패를 부각시키지 않으면서 관점을 전환하는 방법으로 개헌 카드만큼 파괴적인 것은 없다. 야당과 협상타결을 시도할 것이고, 언제든지 ‘빅딜’ 전략으로 개헌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다. 더욱이 선거 구획이 위헌이라는 헌재의 판결을 받은 마당에 힘겨루기 과정에서 여당 내 비당권파는 개헌을 핫이슈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야당도 개헌을 의식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국회의원 선거와 연거푸 정권장악에 실패한 야당의 입장에서 여당과 한 판 싸움을 미룰 수 없다. 개헌 논의는 정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필요하면 빅딜 차원에서 개헌 논의에 적극적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2015년 개헌의 실현 가능성은 각 정당과 정파의 생존전략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지금까지 국민적으로 개헌이 요구되던 역사적 상황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대목이다.

지금 정치적 현실은 2015년 개헌 정국을 더욱 예측하기 힘들게 한다. 정국 주도의 개헌론은 상황 논리와 변수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돌발 사건이 터지면 개헌 논의는 금방 시들어버릴 것이다. 또 개헌에 반대하고 있는 현 정부·여당이 어떤 현안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정국은 요동칠 수 있다. 정국을 밀고 당기는 힘에 따라 개헌론의 향배가 달려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큰 그림을 그리느냐다.

개헌 추진에 회의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국민의 여망輿望을 담지 못한 개헌은 진정한 개헌, 법치 제도의 완결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정략 주도의 개헌은 몇몇 지도적인 정치인, 전문가 중심의 개헌론에 그치고 말 것이다. 대통령 직선제에 대한 국민적 갈망이 없었다면 대통령 직선제 개헌은 불가능했음을 상기해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개헌의 중심축이라면, 이번 정부에 대한 성숙한 비판이 필요하다. 국민적인 관심이 반영된 개헌이야말로 우리가 진정 실현해야 할 개헌이다.

특집 미리보는 2015

1. 헌법개정, 추진될 수 있나?

2. 사법부에 정의를 기대할 수 있을까?

3. 광복 70돌, 남북관계 진전 있을까?

4. 공무원연금 개혁, 어떻게 될까?

5. 보육대란, 현실화되나?

6. 원폭 70년, 비핵에 진전 있을까?

7. MB 국정조사, 가능할까?

8. 장기화되는 전월세 대란, 해결 전망은?

9. 우리의 일자리는 안녕할 수 있을까?

20. 세월호 진상규명, 제대로 될 수 있을까?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