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9년 03월 2009-03-01   1257

회원의 세상살이_말단 정부미의 넋두리




말단 정부미의 넋두리



송계수 민주공무원노조 구로지구 정책국장

공무원들은 스스로를 정부미라고 합니다. 나라의 녹으로 먹고 산다는 의미와 생각과 행동이 좁고 답답하다는 의미를 담아 공무원끼리 혹은 타인들이 부르는 별칭입니다.

14년 동안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주위 여러 동료들의 생각과 사고가 정부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함을 자주 보았습니다.

방송과 신문에 보도되는 정치적인 사회문제나 노조의 파업 등에 대한 직장동료들의 생각과 의견은 매우 보수적이고 경직되어 답답할 때가 많았습니다.

일반 대기업 노조에서 혹은 시민단체에서 기업 및 정부에 맞서 어렵게 얻어낸 노동법 등이 통과되면 일반 기업은 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지만 정부미들은 법을 집행하는 당사자이기에 노동법의 적용을 받게 됩니다.

이렇듯 싸우지 않고도 가장 먼저 혜택을 받고, 진보정치 및 단체에서 공공성과 공익성을 내세워 정부미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며 그들의 어려움을 알리고 있음에도 정작 정부미들이 노동단체에서 벌이는 파업에 대한 시각이나 진보적인 시민단체를 바라보는 시선은 보수 언론의 시각에 가깝습니다.

저마다 다른 정치적인 입장을 감안하고도 사안에 따른 옳고 그름의 판단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다양성이 공무원 사회에서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구청의 각 사무실에 들어가는 신문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한겨레, 경향은 볼 수도 없고 조선, 중앙, 동아 등 보수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균형적인 의식을 갖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입니다.

그나마 정부의 반대편에서 왼손 역할을 하는 노동조합이 만들어져 있어 획일화되고 편향된 정부미 의식과 사고를 바꿀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정부미 사회에도 새로운 신규 직원들이 들어오고 있으나 공공의 선과 이익보다는 개인적이며 이기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가뜩이나 힘든 경제상황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공무원에 들어온 사람들이 정부와 정권에 반한 입장에 선다는 것은 어려운 현실입니다.

과거 2004년도에 노동 3권이 없는 공무원 노조법 반대 파업에서 파면과 해임을 당한 정부미들이 생긴 이후로 더욱더 노동조합을 하려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진보의 도덕성과 진정성이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되면서 정부미 사회에서도 진보를 바라보는 시선조차 좋지 않습니다.

강자와 효율과 자본의 논리가 기업가의 이론이라면 약자에 대한 배려 및 공공성 공익성은 정부미의 입장이어야 합니다.

우향우로 기운 정부미 흐름에서 열린 사고와 다양성을 밑바탕으로 참여하고 행동하고 연대하는 정부미가 많아야 우리 사회는 한층 성숙해지고 세상은 따뜻해질 것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절이지만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실력 있는 사람들에 의해 진보적인 정치 세력화가 공무원 사회에도 꽃을 피워야 합니다.

천천히 뚜벅뚜벅 걷다보면 진보의 세력과 힘은 넓어지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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