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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01월
  • 200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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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지만 조금씩 다가 올
팔레스타인의 평화



미니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일요일 아침, 동네 한 바퀴 돌며 운동을 하고 있는데 삐리릭 문자가 왔습니다. “어제 팔레스타인 관련 뉴스 봤어요. 팔레스타인은 다시 전쟁인 건가요?” 무언가 답을 해야겠는데 순간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이스라엘 정부 사이의 6개월짜리 휴전(2008년 12월 19일까지)이 끝나기 하루 전날, 하마스는 더 이상의 휴전은 의미가 없다며 휴전을 연장하지 않을 거라고 했고, 각종 언론은 하마스의 휴전 중단 선언을 중요하게 다루었습니다. 제게 문자를 보내셨던 분도 그 소식을 접하시고 걱정된 마음으로 말씀을 하셨던 거죠. 잠깐 생각 끝에 답을 보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늘 전쟁이지요. 다만 한동안 조금 적게 싸우다가 이제 좀 더 심해지겠지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역사적 대립

2009년 초, 팔레스타인은 몇 가지 측면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그 하나는 휴전이 끝난 이후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측의 전투에 관한 것입니다. 그 전에도 그랬지만 휴전이 끝나자마자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날리고 이스라엘은 전투기를 동원해 폭격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잘 봐야 할 것은, 그러면 왜 변변찮은 무기를 가기고 있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인들이 휴전 중단을 선언했고 다시 싸우겠다고 했냐는 겁니다.

팔레스타인 단체들 가운데 이슬람 지하드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이 조직의 대변인인 아부 아흐마드는 “가자지구의 어린이들이 물과 전기와 의약품을 이용하고 평화롭게 살 수 없다면 이스라엘인들도 편안히 잠들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에는 팔레스타인인, 그 가운데서도 가자지구 사람들이 겪고 있는 깊은 고통이 담겨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라는 정당이 집권을 하자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마스 정권을 무너뜨리려고 군사공격, 경제봉쇄 등의 일을 저질렀습니다. 심지어 그들은 현 팔레스타인 대통령인 마흐무드 압바스와 파타라는 조직에게 돈과 무기를 주고 쿠데타를 일으켜 하마스를 제거하라고 했지요. 하지만 하마스는 무너지지 않았고 팔레스타인인들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주요 지지 기반이 되는 가자지구에 대해 사람·식량·석유·의약품 등의 이동을 가로막는 봉쇄를 강화했습니다. 

석유의 공급이 대폭 줄어드는 통에 주유소에는 기름이 떨어져 자동차들이 멈춰야 했고 발전소는 전기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이스라엘이나 이집트의 큰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던 환자들은 병원으로 갈 수 없어 눈을 뜬 채 죽을 날을 기다려야 했고, 그러자 지난 2008년 8월 국제 인권 활동가들이 배에 난청 어린이들에게 나눠줄 보청기를 싣고 가자지구로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전등도 없이 촛불을 켜놓고 학교 숙제를 해야 했고, 유학이나 학술회의 참석을 위해 가자지구를 떠나려고 했던 학자나 대학생들은 공부의 기회마저 잃어버렸습니다. 오죽 했으면 가자 지구 주민들이 가자 지구와 이집트 국경 사이에 있던 장벽을 무너뜨리고 이집트 지역으로 넘어가 밥을 해먹을 때 쓰는 가스통을 사 짊어지고 오기도 했을까요.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과 휴전을 한다는 것은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기 때문에 휴전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변화를 만들어보자는 것이고, 더 이상 휴전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휴전이라고 해봐야 사는 것이 나아지기는커녕 나빠 지기 때문에 이대로 사느니 차라리 ‘싸우자’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들의 성격이 과격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상황이 사람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관계 개선 위한 국제사회 역할

2009년 초, 언론에 팔레스타인이 주목받게 될 또 다른 이유는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중동 정책이 어떻게 바뀌겠냐는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미국 중동 정책의 핵심에는 석유와 이스라엘이 있고, 지금으로써는 미국이 석유도 이스라엘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에 AIPAC이라는 아주 힘센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가 있습니다. 2008년 6월 AIPAC 행사장에서 당시 대선 후보였던 오바마는 “이스라엘의 안보는 신성불가침이며 협상할 수 없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유대 관계는 영원히 깨질 수 없다” 등의 말을 하였습니다. 오바마 정부의 국무장관이 된 힐러리도 지난 2005년 5월 예루살렘을 방문한 자리에서 “장벽 건설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아니라 테러범을 막기 위한 것”이며 “팔레스타인은 테러를 막는 데 협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바마와 힐러리가 말하는 이스라엘의 안보는 팔레스타인 점령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고, 팔레스타인의 테러라는 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말합니다. 한국에서 촛불집회 한다고 빨갱이 타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지요. 또 미국은 2007 회계연도에 이스라엘에게 약 25억 달러를 원조했습니다. 이 돈을 가지고 이스라엘은 미국으로부터 F-15, F-16 전투기며 아파치 헬기를 사들이고 있고, 이 무기를 가지고 팔레스타인인들을 폭격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무기 회사들이 계속 무기를 팔아먹기 위해서라도 이스라엘은 전쟁을 계속 해야겠지요? 이것이 오바마가 말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유대 관계입니다.

이렇게만 얘기하면 참 우울하지요? 도대체 세상은 언제 좋아지는가 싶고, 이러다가 지구가 망하는 건 아닌지 싶습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우울하거나 비관적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가 변하려면 이것을 지켜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이 바뀌어야 하는데, 요 몇 년 사이에 한국 사회만 해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시선을 많이 바꾸었거든요. 그리고 한국에서 영원할 것만 같았던 군사독재 정권이 한국인들의 자유를 향한 외침에 무너졌잖아요. 그렇듯이 언젠가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자유를 향한 외침이 팔레스타인도 바꿀 거라 믿습니다. 더디지만 조금씩…….


팔레스타인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구요?

□ 라피끄 - 팔레스타인과 나 |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엮은이)| 메이데이
한국에도 팔레스타인 관련 책이 여러 종류가 출간됐지만 초보자가 쉽게 차근차근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역사나 정치 관계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지금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현실을 구체적으로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은 <팔레스타인평화연대>라는 단체가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의 건국 과정과 현재까지의 역사, 고립장벽·검문소·수감자 등의 현실 문제, 홀로코스트와 평화협상과 같은 주요 논쟁에 관해 정리한 것입니다.


□ 숙명의 트라이앵글 - 개정판 | 원제 Fateful Triangle|노암 촘스키 (지은이),
최재훈 (옮긴이) | 이후
노암 촘스키가 그동안 여러 책을 썼지만 미국-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를 다룬 책 가운데 『숙명의 트라이앵글』은 단연 으뜸입니다. 이 책은 1990년대까지의 미국-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를 다루고 있지만, 과거를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를 전망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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