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5년 12월 2005-12-01   420

악몽의 댓가로 얻은 자신감?

이승희 인턴십 자원활동가


살면서 우연인지 필연인지 헛갈릴 때가 있다. 이승희 참여연대 인턴십 자원활동가와의 만남이 그랬다. 이승희 씨는 예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이이다. 그를 참여연대에서 간사와 자원활동가로 다시 만났다.

“보람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 자원활동을 신청했어요. 처음 문을 두드린 곳이 참여연대는 아니었는데 회신을 기다리던 중에 인터넷참여연대에 들어갔다가 ‘자원활동신청하기’를 보고 신청했지요. 그런데 먼저 연락이 와서 자원활동을 하게 됐어요.”

투명사회국의 인턴십으로 활동하면서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장 이행충돌에 관한 기초조사와 백지신탁제도의 준비사업인 공직자 재산조사 같은 기초자료의 수집과 정리를 주로 맡았다.

“엑셀을 활용해서 자료를 정리하는 단순한 작업이 대부분이었지만 한 건이라도 실수를 하면 참여연대의 공신력이 실추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어요.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자료가 뒤죽박죽이 되는 악몽도 꿨어요.”

이승희 씨가 일하고부터 투명사회국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안국동 사무실의 가장 구석진 곳, 참여연대의 여러 부서 중에서 유일하게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고, 대화의 절반을 인터넷메신저로 하는 칙칙한 그 곳이 최근에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처음에 투명사회국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일에 집중해 있는 간사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걱정이 됐어요. 인턴십 활동을 지원한 만큼 적어도 몇 달간은 이 부서에서 활동해야 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요. 하지만 일하는 틈틈이 대화하고 술자리도 함께 하면서 부드러운 사람들이란 걸 알게 됐어요. 동갑내기 간사와는 친구가 됐고요.”

그는 결혼 1년 된 신혼주부다. 하지만 남편이 외국에 나간 탓에 헤어져 살고 있다.

“남편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저는 아직 못 가고 있어요. 하고 싶은 공부도 있고 앞으로 사회생활도 하고 싶지만 결혼과 수술 등으로 계속 미루어졌어요. 늦어지면서 사회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조금 생겼구요. 아직도 건강을 다 회복한 건 아니어서 인턴십 활동을 끝까지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이번 경험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그에겐 남편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대학 때 학생운동의 경험이 있는 남편은 취업하면서 마음 한구석에 사회에 빚진 마음이 있었다며 저의 참여연대 활동을 지지해 줬습니다. 남편이 방학을 이용해서 국내에 두 달 들어왔을 때도 집에서 혼자 기다리면서 잘 이해해줬어요.”

교회에서도 시민사회부에서 활동하며 인권, 이주노동자 같은 주제로 세미나를 열 만큼 시민운동에 관심이 많은 이승희 씨.

“대학에서는 음악을 전공했는데 가장 좋아하는 일이지만 직업으로 할 생각은 없어요. 가장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남겨둘래요. 예전부터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이 있었는데 앞으로 공부를 더 해서 본격적으로 복지·인권단체에서 활동을 하고 싶어요.”

그는 간사들 한 명 한 명을 짚어가며 즐거웠던 일과 잘 챙겨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장정욱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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