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4년 10월 2004-10-01   1157

작은모임 큰얘기

시민운동공부모임

9월 공부모임에서는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을 모시고,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유효한 노동운동’에 대해 강의를 들었습니다.

“귀족 노동자가 무슨 노동운동이냐?”는 보수적인 비판을 비롯해 ‘경제발전이 우선’이라는 시각이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지금, 노동운동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하종강 선생은 “우리나라처럼 노동운동에 비판적인 시각을 지닌 국민은 전 세계에서 드물고,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해 제도권 교육에서 가르치지 않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라고 뜨거운 목소리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노동조합과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법으로 인정하는 이유는 “노동조합의 활동이 나라 경제와 사회 발전에 보탬이 된다”는 것이 역사를 통해 이미 밝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가르친다는 것이지요.

하종강 선생은 지난 25년 간 힘없는 노동자들과 함께 하신, 진정으로 실천하는 지식인입니다. 그는 방송국·항공사 조종사·연구원 노조 등 많이 배우고 높은 연봉을 받는 사람들도 노동자이고 노동조합원이기 때문에 노동운동은 결코 일부 사람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세상의 부조리를 예로 들며 “우리에게 희망이 무엇인가”를 묻는 사람들에게는 ‘전교조의 합법화’, ‘빠른 민주화의 과정’ 등을 예로 들며 “긴 호흡으로 역사를 보면 희망을 가지게 된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병원노조의 파업을 예로 들며, “그들이 주장했던 것은 단순히 임금 인상이 아니라 ‘공공의료 확보’였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요즘 대부분의 병원은 의사 성과급제인데, 그 결과 환자들의 진료비용만 올라,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가 됐다. 따라서, 우리가 올바른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병원 노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셨습니다.

하종강 선생님께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노동자의 비참한 삶’을 전할 때에는 2층 강당에 모인 사람들 모두 눈가가 붉어졌으며, 강의 후에도 서로 술잔을 나누며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끝으로 “불평등에 대한 저항은 사회 생활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닌 본능”이라는 말씀으로 강의를 마치면서 그 증거로 “원숭이들을 가둬놓고 같은 양의 먹이를 주다가, 몇몇 원숭이들에게만 먹이를 더 주면, 자신의 먹이를 내던지며 반항을 하는 원숭이가 반드시 나온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입을 피해보다는 불평등에 대한 저항이 우선”이라는 것이지요.

“단 한 번만이라도 이 땅에서 노동운동이 정당하게 받아들여지는 날을 보고 싶다”는 하종강 선생의 말씀에 해이해진 우리의 일상을 반성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정리·임은정 adachi72@hanmail.net>

뫼오름

내설악 한계령 산행후기

모처럼 큰산을 다녀왔다. 늦여름의 스산한 물안개를 코끝에 묻히고 내설악 한계령으로 출발, 간밤에 장수대 야영장에서 비박을 했다. 쏟아지는 별빛을 덮고, 어머니의 자장가 같은 계곡 물줄기에 금새 잠이 들고, 한계령에서 대청봉에 이르는 코스는 예상보다 가파르지도 거칠지도 않은 코스였다. 당일 코스로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설악산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야영장에서 아침식사를 끝내자마자 출발한 산행이어서 두 사람이 조금 처진다. 나와 토토로 총무는 먼저 도착해서 서북능선과 한계령이 만나는 쉼터에서 한숨을 잤다. 한참 후에야 핸섬보이님과 보디가드형님이 노구의 몸을 이끌고 도착했다. 사과 몇 조각과 맥주 한 모금에 한숨을 돌리고 곧장 대청봉을 향해 출발했다. 오르락 내리락을 몇 차례 반복하자 대청봉이 보인다. 오전 8시30분경 출발하여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중청산장에 도착했다. 꼭 열 달만에 다시 와보는 중청산장이다. 산장 앞에는 여전히 쓰레기더미가 쌓여있었다. 대피소는 물이 귀한 곳이다. 하나에 1000원하는 캔커피 하나씩을 마시고 서둘러 오색약수터로 하산을 했다. 하산길 초입의 물안개는 마치 천국으로 들어가는 현관처럼 만들어진다. 하산길이 워낙 급경사라 여러번 미끌어질 뻔했다. 무릎에 하중이 집중되어 도착할 때 쯤 완전히 풀렸다. 정말로 길고 지루한 급격한 경사길이다.

피곤에 지친 육신을 이끌고 오색유원지로 하산했다. 넉넉한 인정으로 일행을 맞아주는 주인 아주머니 얼굴이 인상적이다. 각종 나물이 풍부한 산채정식으로 허기를 채웠다. 상큼한 복분자주는 그 날 산행의 화룡점정이었다. 세상의 모든 시름과 육신의 피곤이 한잔 속에 부드럽게 녹아 넘어간다.

<정리·이양행 youhanni@hanmail.net>

산사랑

아 ! 의상봉

모임장소가 연신내라 느긋하게 짐을 꾸리고 권영헌 선생이 온다기에 점심밥도 준비하지 않고 시장으로 가서 남이섬에서 못먹은 떡이 생각나 노란 콩가루 묻힌 떡과 이해숙 선생님이 좋아하는 약밥을 사 가지고 모임장소로 나갔다.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씩 모이건만 오신다는 권영헌 선생은 오지 않고 이해숙 선생도 오지 않으니 아! 나의 점심은 어떡하나, 맛있는 약밥을 자랑 못하니 어떡하나!

오늘 산행을 평소 잘 가지 않는 의상봉으로 정하고 구파발행 버스에 올랐다. 백화사에서 내려 의상봉으로 오르는데 아 저 바위들, 70도 이상의 바위들이 줄줄이 쇠 손잡이들과 연결되어 나를 반기는데 엉덩이는 무겁고 팔의 힘은 없으니 올라가는 길이 까마득하고 손과 다리가 덜덜 떨린다.

앞을 보니 조주순 선생은 다람쥐고 김수호·정찬휘·김영근 선생들도 가벼운 발걸음이니 부끄러운 마음뿐이다. 태풍이 온다하여 바람을 기대했는데 바람 한점 없는 땡볕 날씨라 덥기는 왜 이렇게 더운지 바위에 올라 바라보는 웅장하고 멋진 북한산의 모습이 눈에 잘 들어오질 않고 엉덩이는 땅에 붙으려고만 하니, 어서 빨리 점심을 먹어야지 하는 마음만 앞선다. 점심을 먹고 오수를 즐기기로 하고 한 총무와 나, 조주순 선생은 바위에 누워있는데 밑에서는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그 와중에도 시원한 소나무 밑 바위에 누워있는 난 그냥 행복하기만 하다.

계획한 부암동암문까지는 취소하고 바로 하산하면서 북한산계곡에서 땀을 씻고 마지막 남은 술과 안주로 산행을 마감하니 올라올 때 힘든 기억은 없고 아쉽고 기분 좋은 기억만 남는다. 바쁘신 조주순 선생과 나는 먼저 하산하고 나머지 어르신들은 계곡가게에서 뒤풀이를 하셨는데 잘들 들어 가셨을까…. (이선노 회원의 산행후기)

<정리·박상규 parksangkyu1@korea.com>

어깨동무

지난 9월 10일 진행된 어깨동무 회의에는 오랜만에 많은 회원이 참석했다. 이명영 회장, 주재영·안로사(의정부)·정은아·김지순 회원, 정영신 복지사(의정부), 이보현 간호사(의정부), 박정의·이정은 회원, 이선영·전현배 부부, 이정은 씨 부친과 이날 처음 새로 오신 김문구(제빵업) 회원과 한규현·배재환 회원이 함께 했다.

오랜만에 만난 회원들은 서로 안부를 물으며 반가워하면서 의정부 김지순 팀장의 11월 행사에 관한 설명으로 회의가 시작됐다. 11월엔 어깨동무가 일일호프를 준비한다. 어깨동무가 야심차게 준비하는 11월 20일 일일호프 개최를 위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실무준비에 돌입하기로 했다. 또 9월 19일 저소득결손가정 아동지원기금마련을 위한 강북행복축제에도 참여하기로 하면서 회의는 마무리됐다. 새로운 맘으로 활동하고자 하는 봉사하는 회원모임 어깨동무에 함께하실 분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어깨동무로 오세요.

어깨동무 게시판 http://cafe.daum.net/chamyio

<정리·배재환 bbs111111@hanmail.net>

우리땅

우리땅은 지난 9월 10일에 하늘재 옛길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답사는 곽철남, 임주일 산사랑 회장, 답사에 처음 참가하신 참여연대 회원 오여주, 임주연, ‘바로보는우리문화’의 이성규씨와 일행 네 명 등 모두 11명이 다녀왔습니다. 집중호우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듣고 걱정을 많이 했으나 다행히 비가 조금씩 간간히 내려서 오붓하게 답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문경의 관음리에서 충주의 미륵리로 넘어가는 백두대간의 고갯길 하늘재를 한시간 남짓 걸으면서 길과 인생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중원 미륵대원의 돌부처와 석탑, 석등, 돌거북 등을 둘러보고 산채비빔밥과 동동주를 곁들여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후에 미륵대원과 함께 월악산 자락에 있는 사자빈신사지 9층 석탑을 둘러본 후 충주의 중앙탑과 중원고구려비를 둘러보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10월 답사는 10월 9일∼10일 1박 2일 일정으로 안동 하회마을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10월 9일(토) 오후 2시 30분에 서초구청 앞(지하철 3호선 양재역 8번 출구)에서 출발하고 참가비는 6만5000원입니다. 이번 답사는 첫째 날 저녁에 하회마을에서 선유쥐불놀이를 구경한 다음,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낙동강을 바라보면서 가을밤의 정취에 흠뻑 빠져볼 예정입니다. 둘째 날에는 하회마을을 가장 잘 조망할 있는 부용대에 올랐다가 봉정사에 가서 극락전과 대웅전을 비롯한 고건축 문화재를 공부하고 돌아올 예정입니다. 답사에 참가하실 분은 이성규(011-740-0760, 02-419-8580)에게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정리·박상표 dandelio@shinbiro.com>

참좋다

회원 여러분! 일년에 단 한 번뿐인 참좋다의 정기공연, 제 7회 참좋다 정기공연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좀더 일찍 여러분을 뵙고자 공연일정을 가을로 앞당겼습니다. 이번 공연은 참여연대 창립 10주년을 맞이하여 그간에 참여연대가 걸어온 길, 참여연대로 인해 변화되어 온 우리 사회의 모습들과, 그 속에서 한 개인 개인으로서 살아온 10년의 작은 역사를 노래공연을 통해 되돌아보는 자리입니다. 각종 집회에서 애창되는 민중가요들도 함께 불러볼 수 있는 정겨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해마다 충격적인 안무를 선보이는 이벤트송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후회하지 않을 멋진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랍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모두모두 10월 10일, 3시와 6시, 대학로 질러홀에서 만나요!

<정리·전미연 eunhar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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